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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례문 화재 이후 지역 목조건축물에 대한 화재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화재 발생 다음날인 11일 소방서와 통도사 관계자들은 긴급 화재 대비 점검에 나섰다.
▲ 숭례문 화재 이후 지역 목조건축물에 대한 화재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화재 발생 다음날인 11일 소방서와 통도사 관계자들은 긴급 화재 대비 점검에 나섰다. ⓒ 이현희 기자

 

숭례문 방화사건이 일어난 뒤 지역 중요문화재인 통도사와 신흥사를 긴급 점검한 결과 맞춤형 방제 매뉴얼을 갖추지 않는 이상 화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 제290호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과 대웅전을 비롯해 총 79점의 중요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 문화재의 보고라고 불리는 통도사.

 

양산을 대표하는 사찰이자 삼보사찰 중 하나인 통도사는 2006년 낙산사 화재 이후 대대적으로 화재예방시설을 재정비했지만 산불이 일어날 경우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통도사가 보유하고 있는 소방시설은 분말소화기 113개, 옥외소화전 19개, 가스소화기 48개, 가스경보기 3개, 유도등 3개 등이며, 자체 소방차 한 대와 60명의 소방 인력을 갖추고 있어 화재 진압시설은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좁은 경내에 신설된 건물을 포함해 모두 80여동의 목조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한번 불길에 휩싸일 경우 전체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난 11일 통도사 화재예방시설을 점검한 양산소방서 관계자는 "다른 곳에 비해서 소방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 건물과 건물 사이에 수막시설을 설치해야 큰 화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보물이 있는 신흥사는 통도사에 비해 화재에 취약한데다 관리조차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 보물이 있는 신흥사는 통도사에 비해 화재에 취약한데다 관리조차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현희 기자

보물 제1120호인 대광전을 보유하고 있는 신흥사는 통도사와 대비되는 열악한 환경으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신흥사는 옥외소화전 5개와 휴대용 분말소화기가 소방시설의 전부다. 그나마 지난해 원동 119지역대가 새로 개소했지만 화재 신고 후 대광전까지 도착시간이 10여분 정도 소요돼 초기 진압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 안타까운 상황은 특이한 사찰벽화로 건물전체가 보물로 지정된 대광전이 예산난과 관리인력 부족으로 화재위험은 물론 심각한 훼손에도 무방비라는 것.

 

지난 1992년 보물로 지정된 신흥사 대광전 전각 내·외벽에는 걸작으로 평가받는 불상·신장상·꽃 등 17세기 중엽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11일 대광전을 점검한 결과 보호돼야 할 건물 외벽은 온갖 낙서로 가득했다. 친구와 이곳을 방문했음을 알리는 낙서부터 '00야 사랑해' 등 자신의 흔적을 남긴 낙서는 10여 년 전부터 몇 달 전까지 외벽을 가득 메웠고 날카로운 물체로 벽면을 긁어 외벽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등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낙서로 가득한 보물 대광전 외벽 모습.
낙서로 가득한 보물 대광전 외벽 모습. ⓒ 이현희 기자

 

양산소방서는 통도사와 신흥사 모두 1년에 한 번 합동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와 소방서, 문화재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로 맞춤형 방제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화마로부터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시는 이번 숭례문 화재 사건을 계기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미뤄져오거나 확보하지 못한 추가 화재안전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경남도에 재정건의사업을 신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19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목조문화재#화재예방#통도사#신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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