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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순천만의 갈대가 봄바람 났다.
갈대순천만의 갈대가 봄바람 났다. ⓒ 조찬현

 

봄바람에 일렁이는 순천만의 갈대숲. 무진교의 물길을 원앙 한 쌍이 거슬러 올라간다. 게으른 거룻배는 이른 봄날인데도 오후의 나른함을 못이긴 채 갯벌 위에 드러누웠다. 싱숭생숭 봄바람에 흔들리는 갈잎의 고갯짓은 차라리 몸부림이다. 서걱이는 갈잎들의 속삭임에 순천만의 갈대가 봄바람 났다.

 

물길 물길에는 백로 한  마리 한사코 갯벌에 머리를 처박고 주억거린다.
물길물길에는 백로 한 마리 한사코 갯벌에 머리를 처박고 주억거린다. ⓒ 조찬현
갈잎들의 속삭임 서걱이는 갈잎들의 속삭임
갈잎들의 속삭임서걱이는 갈잎들의 속삭임 ⓒ 조찬현

 

순천만의 갈대, 유혹에 빠지다

 

갈대의 몸짓은 유혹이다. 탐방로를 따라 나도 모르게 갈대숲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한 무리의 철새떼가 날아오른다. 이따금씩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물길에는 백로 한 마리 한사코 갯벌에 머리를 처박고 주억거린다. 고방오리들도 먹이를 찾고 있다.

 

용산으로 오르는 입구에서 소공원을 지나 산기슭의 길을 따라갔다. 이곳은 물이 날 때에만 접근이 가능하다. 순천만의 뽀얀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날물에 이곳에 가보라. 좌우로 펼쳐진 갈대숲 사이로 드러난 갯벌이 정말 아름답다. 산자락 오솔길에서 보는 순천만은 아주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길이 끊겼다. 커다란 갯바위가 길을 가로막고 우뚝 버티고 서 있다.

 

용산가는 길. 언덕배기에 오르자 봄바람이 지친 몸을 힘껏 떼밀어준다. 귓가에 울리는 솔바람소리를 들으며 송림 사이의 오솔길을 걷는 기분을 그 누가 알까. 간간이 순천만의 아름다운 자태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곤 한다. 바람은 세차지만 차가운 느낌은 없다. 순천만의 바람은 봄기운을 머금고 있다.

 

눈부신 햇살 산자락 오솔길에서 보는 순천만
눈부신 햇살산자락 오솔길에서 보는 순천만 ⓒ 조찬현
갈대 갈대의 몸짓은 유혹이다.
갈대갈대의 몸짓은 유혹이다. ⓒ 조찬현
순천만의 봄 순천만 용산 솔숲에 푸릇푸릇 돋아나는 춘란이 봄을 알린다.
순천만의 봄순천만 용산 솔숲에 푸릇푸릇 돋아나는 춘란이 봄을 알린다. ⓒ 조찬현

 

순천만의 S라인, 모습 드러내

 

햇살이 쏟아진다. 솔숲 사이로 순천만이 눈부시게 빛난다. 순천만의 S라인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금빛 은빛으로 부서지는 눈부신 햇살에 차마 눈을 뜰 수가 없다. 아름다움에 눈 멀고 눈부심에 눈이 멀었다.

 

실눈을 뜨고 살짝 엿봤다. S라인 물길을 따라 탐사선이 V라인을 그리며 간다. 해질녘 빨갛게 번지는 물길이 언뜻언뜻 환영처럼 지나간다. 매년 서너 차례 순천만을 찾는다는 김선수(39·광주광역시)씨는 “V라인에 흑백의 여운과 생각의 여운이 담겨 있다”고 한다.

 

노을 지는 순천만 잔물결 위로 지나가는 탐사선의 파동이 가슴 속까지 전해져온다. 용산 전망대에 오르자 순천만의 풍경이 절정을 이룬다.

 

V라인  “V라인에 흑백의 여운과 생각의 여운이 담겨 있다”
V라인 “V라인에 흑백의 여운과 생각의 여운이 담겨 있다” ⓒ 조찬현
노을 순천만에 노을이 진다.
노을순천만에 노을이 진다. ⓒ 조찬현
S라인 순천만의 S라인 물길
S라인순천만의 S라인 물길 ⓒ 조찬현

 

순천만의 노을, 넋 놓고 바라보다 내 마음 송두리째 빼앗길 뻔

 

순천만에 노을이 진다. 찬바람 앞세우고 노을이 밀려든다. 전망대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 그들은 잠시도 카메라의 렌즈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순천만의 노을빛을 담고 있다.

 

아름답다. 순천만의 봄 노을이 아름답다. 사진작가들은 V라인을 주목한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본 S라인 물길 위에 탐사선이 지나가면서 만들어내는 V라인의 모습은 황홀하다.

 

노을이 만들어낸 적색과 황색의 빛에서 오로라가 연상된다. 순천만의 노을은 아름답다.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는 노을빛은 긴 여운을 남기고 사라진다. 노을을 넋 놓고 바라보다 하마터면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길 뻔했다.

 

전망대 전망대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
전망대전망대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 ⓒ 조찬현
노을빛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하는 노을빛
노을빛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하는 노을빛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순천만#갈대# S라인#V라인#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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