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갔다. 짬뽕 먹으러. '여러분을 대통령으로 모시겠습니다'라는 구호가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싫지만은 않다. 이 집은 광주광역시에서 음식이 맛있다고 입소문이 제법 자자한 집이다. 맛도 좋은데 손님을 대통령으로 여긴다니 그것 참!
'해물 쟁반 짬뽕' 입에 착착 감기네!중국집의 기본은 자장면이다. 일단 자장면과 해물 쟁반 짬뽕을 시켰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 보면 안다고 자장면 맛이 달콤하니 아주 그만이다. 탕수육 전문이라는데 언제 탕수육 맛 한번 봐야겠다.
해물 쟁반 짬뽕은 2인분에 1만1000원이다. 얼큰한 국물 맛으로 즐겨 찾던 짬뽕의 기존 개념이 확 바뀌는 순간이다. 국물 없는 짬뽕이다. 3~4명이 먹어도 될 만큼 양도 푸짐하다.
어디 맛을 보자. 와! 제법이다. '맛있어봐야 그저 그렇겠지'하고 생각한 때문일까? 생각 이상이다. 입에 착착 감긴다.
오징어, 홍합, 새우, 소라 등의 다양한 해물이 제법 많이 들어 있다. 빨강 파랑색의 피망에 목이버섯과 콩나물, 시금치를 넣어 분위기를 살렸다. 맛이 독특하고 좋다. 아귀찜의 느낌도 담겨 있다.
중국집의 기본 찬은 단출하다. 춘장과 단무지, 배추김치가 나왔다. 배추김치의 맛이 여느 중국집과는 전혀 다르다. 한식집의 맛에 버금간다.
짬뽕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을까?
짬뽕과 자장면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이 어디 또 있을까. 웃기는 짬뽕, 나는 짬뽕, 불타는 짬뽕, 짬뽕에 대한 수식어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이렇게 서민들과 친근한 짬뽕은 언제 우리 나라에 들어왔을까? 인천 유래설과 일본 나가사키 유래설이 있다.
한국에서는 1884년부터 산둥 성에서 건너온 중국인들이 인천 차이나타운에 집단 거주하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우리 입맛에 맞게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짬뽕을 만들었다. 이것이 한국 짬뽕의 뿌리다. 화교의 교류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짬뽕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19세기말 나가사키에서 중국인 요리사 시카이로의 창업자인 진헤이준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이곳 2층에는 짬뽕 박물관이 있다. 매운 한국 짬뽕과는 달리 일본 짬뽕은 '라멘'맛과 비슷하다.
청와대에 가서 어디 대통령 폼 한번 잡아볼까?
자장면과 함께 중국음식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로 사랑 받아온 짬뽕. 이 집의 해물 쟁반 짬뽕은 해물을 가득 넣은 삼선짬뽕 못지않다.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갔으며 신선하고 매콤한 맛이 돋보인다.
여러분도 청와대에 입성해보라.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들어가면 된다. 중국 음식점 '청와대'에 가서 정통중화요리 해물 쟁반 짬뽕으로 어디 대통령 폼 한번 잡아보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