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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출석한 홍석현 회장...'회장님 사수'한 <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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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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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4일 밤 10시 40분]마지막까지 충성하는 <중앙일보> 기자들"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떠나가는 길에도 <중앙일보> 기자들의 충성심이 발휘됐다.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은 <중앙일보> 기자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홍 회장은 밤 10시가 되어서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 2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저 때문에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는 답변만 남기고 바로 한남동 특검 건물을 빠져나갔다.
문제는 홍 회장이 승용차에 올라타면서 발생했다. 홍 회장은 3~4명의 수행원의 보호를 받으며 무사히 차를 타고 떠났지만, 이 모습을 찍으려던 KBS·MBN 등 카메라 기자들은 <중앙일보> 사진 취재기자들의 제지를 받았다.
현장의 기자들은 일제히 해당 기자에게 항의했다. <중앙일보> 측이 "바깥에 포토라인이 있는데 포토라인을 무너뜨려서 제지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카메라 기자들은 "특검 2달 동안 건물 바깥에 포토라인을 합의한 적은 없다"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해당 기자의 명함과 사과를 요구하며 10여분 간 실랑이를 벌여 서로 가슴을 밀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문제는 깨끗이 해결되지 못했다. "카메라가 파손됐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강하게 묻던 MBN 기자는 "똥 밟았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1신 : 4일 오후 3시 30분]홍석현 회장 출석... 그러나 영상기자의 카메라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된 4일 오후 2시, 현장에서는 또다시 기자들의 '충성심'이 발휘됐다.
홍 회장이 특검에 출석하는 동안 <중앙일보>의 인터넷매체인 조인스 영상취재팀 기자가 1인 시위 중인 삼성 하이비트 여성 노동자를 가로막으면서 몸싸움을 벌인 것.
<오마이뉴스>가 촬영한 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6㎜ 카메라를 든 해당 기자는 홍 회장이 출석하는 순간 몸을 돌린 채 삼성SDI 하청업체인 하이비트 해고 여성 노동자의 피켓을 막고 있었다. 심지어 피켓을 올리려는 순간 손으로 제지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앞을 향해 있어야 할 카메라 마이크는 뒤로 돌려진 상태였다.
결국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특검 경호팀원들의 제지로 여성 노동자가 들려고 했던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든 삼성 비자금"이라는 제목의 피켓은 부서졌다.
홍 회장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이후 2층 로비에 있던 기자들은 해당 기자의 소속을 추궁했지만, 그 기자는 기자들의 제지를 뚫고 사라졌다.
99년 "사장 힘내세요"→05년 '보디가드'→08년 취재 중?이에 대해 <중앙일보> 관계자는 "해당 기자는 <중앙일보> 조인스 영상취재팀 직원이 맞지만, 경호팀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경호실장이 노동자의 손목을 잡고 피켓을 잡았다고 한다"며 "경호팀원과 엉기는 과정에서 피켓을 부순 것이 누구의 책임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물 밖에서 이 상황을 지켜 본 박재석 금속노조 울산지부 미조직위원은 "기자라면 홍 회장을 취재해야지, 1인 시위자를 카메라로 치는 등 비열한 행동을 했다"며 분해 했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보광그룹 탈세사건, 2005년 삼성X파일 사건, 200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까지 세 차례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 중 비공개로 진행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을 제외한 사건들로 홍 회장이 출석할 때마다 <중앙일보> 관계자들의 '과잉 충성' 행위는 구설수에 올랐었다.
지난 99년 9월 30일 보광그룹 탈세사건 출석 때는 <중앙일보> 기자들과 간부 40여명은 대검 청사 앞에서 "사장 힘내세요"를 외쳤고, 2005년 11월 12일 김포공항에 귀국하는 홍 회장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드는 기자들을 막아서는 등 '보디가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또한 <중앙일보>는 4일 홍 회장 소환과 관련된 삼성 특검팀에 대한 소식을 일절 싣지 않았다. 이날 전국단위일간지 9개(경향·국민·동아·서울·세계·조선·중앙·한겨레·한국) 가운데 홍 회장 소환 소식을 싣지 않은 곳은 <중앙일보>가 유일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모니터 부장은 "매체영향력도 크고, 이제 '법적'으로 삼성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사이면서 삼성과 관련된 보도는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와 비교해 <중앙일보>가 잘 하고 있는 면도 있고 못 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잘못한 것과 관련한 비판이나 지적 기능은 100% 마비돼 있다. 언론사로서의 책임감이 보이지 않는다. 사보나 다름 없다. 지금이라도 <중앙일보>는 언론사로서 부끄럽지 않는 보도를 해야 할 것이다."김용철 변호사도 소환돼... 홍 회장과 대질심문 이뤄질지 주목한편, <중앙일보> 사회부장을 역임했던 이상언 회장실장(이사대우)과 함께 출석한 홍 회장은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답변만 남기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홍 회장은 조사실로 직행하면서 "허위의 주장도 있다"며 일련의 의혹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및 삼성과 <중앙일보> 위장분리 의혹에 대해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특검팀이 김 변호사도 이날 오후 소환해 김 변호사와 홍 회장 간의 대질심문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버랜드 지분 48.2%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홍 회장은 지난 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홍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이 일제히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그 해 12월 1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로 등극, 사실상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그러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나흘 전 <중앙일보> 전환사채 발행 당시 최대 주주였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해 군소 주주였던 홍 회장이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던 이사회도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공모 사실 여부와 <중앙일보> 전환사채 발행 당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김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 등에 관련해서도) 여러가지 미심쩍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다는 취지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계열분리는 위장분리"라며 "<중앙일보>가 계열분리를 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여러 차례 했지만 홍 회장이 대주주 지분을 살 돈이 없어 궁여지책 끝에 이건희 회장 명의로 된 지분, 차명으로 된 지분을 홍 회장에게 명의를 넘기는 방식으로 계열분리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 근거로 "1999년 <중앙일보> 주주명의자는 홍 회장으로 하되 홍 회장은 의결권이 없으며, 이건희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담긴 주식명의신탁계약서를 비밀리에 직접 작성했다"며 "이 부분은 검찰이 주식매입대금 출처를 조사하면 나온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지난 11월 27일 '<중앙일보> 관련 김용철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제목의 사고를 1면에 배치하고 김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