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동도 분수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하늘을 향해 봄기지개를 켠다. 봄맞이 점검을 마치고 물줄기를 힘차게 하늘 높이 뿜어 올린다. 오동도 분수는 이번 주말부터 정상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분수가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 올리자 봄나들이 나온 관광객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들며 탄성을 내지른다.
“와~ 예쁘다!”“무지개다!”
오동도에 핀 일곱 빛깔 무지개
분수대에서 무지개가 피어오른다. 물줄기가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음악분수는 클래식 선율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원하고 아름다운 물줄기에 모두들 기쁨으로 환호성이다. 관광객 박연화(51·전북 남원)씨는 “생명력이 있어요. 물방울 하나하나에 음감이 살아 있어 음악을 눈으로 보는 듯해요”라며 즐거워한다.
옥빛 바다에는 갈매기가 한가로이 유영을 한다. 물결에 갯가로 밀려오는 도중에도 먹이를 찾고 있다. 갯바위에는 갈매기 한 마리가 앉아 있다. 가까이 다가가도 쉬 날아가지 않는다. 한참을 주변에서 노닐다 바다 위로 날아오른다. 유람선에는 수많은 갈매기 떼가 뒤따르며 비행을 한다.
봄 햇살 한줌에 붉디붉게 빛나는 떨어진 꽃송이
'뿌우~웅~' 유람선이 뱃고동을 울리며 간다. 은빛으로 부서지는 남해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지나간다. 동백 숲의 산책로를 막고 선 노송이 왜 왔느냐며 선문답을 한다. 동백꽃을 보러 왔노라 대답하자 길을 열어준다. 떨어진 꽃송이 하나 봄 햇살 한줌에 붉디붉게 빛난다.
동백 숲에서 들려오는 비둘기 울음소리, 직박구리의 앙칼진 노래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노송과 동백나무가 우거진 숲길 사이로 햇살이 비춘다. 윤기 나는 동백 이파리 사이에는 수없이 꽃망울이 맺혀 있고 햇살 머무는 곳에는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봄은 봄이다. 불어오는 해풍에 봄 향기가 실려 온다. 꽃망울을 터트린 동백꽃도 간간이 눈에 띈다. 동백꽃 붉은 꽃잎에 내려앉은 노란 꽃술이 아름답다.
용굴 가는 길이다. 시원한 바다 풍경에 가슴이 툭 트인다. 보트는 성난 뱀의 머리를 하고 내달린다. 해안절벽의 푸른 숲에 우뚝 솟은 하얀 등대가 바다를 굽어본다. 철썩이는 파도는 하릴없이 갯바위에 다가왔다 바위를 한 바퀴씩 돌고 간다.
용굴에 다가갔다. 거대한 동굴을 아무리 살펴봐도 용궁은 보이지 않는다. 유람선이 지날 때마다 파도가 밀려와 용굴을 덮친다.
동백 숲은 동백나무와 시누대가 하늘을 가렸다. 동백나무 군락지에는 50~100년 된 동백나무가 800본이 식재되어 있다. 동백나무 숲길을 지나 오동도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여수의 아름다운 항구와 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관광을 왔다는 노부부(김관, 재미교포)는 여수 오동도가 너무 멋있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한 달 일정으로 한국여행을 하는 그는 “지금껏 곁에 있어준 아내가 정말 고맙다”며 “사람은 여유를 가지고 즐기면서 살아야 나이 들어도 후회하지 않아요”라며 여행을 즐기라고 권한다.
올 봄맞이 여행은 분수에서 피어오르는 무지개, 떨어진 꽃송이마저 아름다운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바다의 꽃섬 여수 오동도를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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