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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이스피싱(전화사기)과 인터넷 사기로 인해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에는 주로 노약자들의 피해가 많은 반면, 인터넷 사기의 경우에는 중고등학생을 포함해 젊은 층에서 주로 피해를 보고 있어 이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인터넷 사기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예방법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한다. 주위에 널리 알려 피해보는 사례가 없기를 바란다.

지난 금요일(7일) 오후 후배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형, 저 사기 당한 거 같아요. 금액도 2백만 원 이나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며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사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배에게 2백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닐 것이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인터넷에서 사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인터넷에서 사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 ⓒ 경찰청

“OO야, 침착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봐”라고 묻자 “제가 몇 달 동안 틈틈이 모아서 카메라를 구입하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3백만 원을 모았어요. 그런데 마침 인터넷 A 카메라 사이트에 제가 원하는 물건을 판다는 내용을 보고 연락을 했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사실 이쯤이면 대략적인 피해 상황을 짐작 할 수 있다. 요즘 이와 유사한 피해 사례를 매일같이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범죄자들의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 되고 있어 피해 사례 또한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본래 제가 살려는 카메라가 3백 50만 원 정도 하는데 2백 9십만 원에 판다는 거예요. 그래서 구입의사를 밝혔죠. 그랬더니 먼저 돈을 입금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1:1 직거래를 하자고 했더니 지방이라며 먼저 입금 해주면 물건을 바로 보내겠다고 하더라고요”라며 동기를 얘기해 줬다.

이후, “금액이 적은 것도 아니 고해서 금액의 반을 먼저 입금시켜 줄 테니 물건을 보내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2백만 원을 먼저 입금시켜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못 믿겠으면 인터넷 미니홈피 있으면 일촌을 하자’면서 안심을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믿어도 괜찮겠구나’ 생각했어요”

“물건은 어떻게 받기로 했지?”라고 묻자, “고속버스 택배로 보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입금이 확인되면 택배 운송 번호를 가르쳐 줄 테니 터미널 화물코너에서 찾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돈을 입금한 거구나?”, “네, 인터넷뱅킹으로 2백만 원을 입금했어요. 그리고 ‘입금했으니 확인해 보라’고 했죠. 그랬더니 갑자기 말을 바꾸는 거예요. 나머지 돈도 마저 입금을 해달라고 그러면서 ‘택배도 벌써 발송을 했기 때문에 바로 운송번호를 가르쳐 줄 수 있다’고요. 그래서 ‘먼저 가르쳐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럼 맘대로 하라’는 겁니다”

“순간 이건 아니다 싶어 바로 은행에 확인해 봤더니 벌써 출금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바로 했는데 수십 번을 해도 받지 않아요”라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 줬다. 이처럼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에 물건을 판다거나 구입의사를 밝히고 범죄자들은 피해자들을 최대한 안심시킨 뒤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온라인 사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증된 사이트를 통해 거래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다음에 소개하는 방법들을 반드시 지켜 피해보는 사례가 없기를 바란다.

첫째, 채팅이나 게시판 등에서 쉽게 돈 버는 법, 파격적인 할인 판매를 제안하는 사람은 일단 의심해본다.  물론 온라인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급하게 돈이 필요해 자신의 물건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 가격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 있다. 하지만 너무 큰 가격 할인을 제시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둘째, 중고장터나 직거래 게시판 등을 통해 거래할 때는 대금을 먼저 송금하지 말고 직접 만나 물품을 받고 돈을 주는 것이 좋다. 대형 인터넷 쇼핑물이라 하더라도 사이트를 경유하지 않고 1:1 거래를 하자고 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공증을 거치지 않고 빨리 하자며 가격을 더욱 저렴하게 해 준다며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몇 만원 아끼려다 더 큰 금액을 잃을 수도 있다.

셋째, 해당 쇼핑몰이나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피해자 모임이나 카페가 있는지 확인해 본다. 실제로 후배의 피해 사례를 듣고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뒤 확인해 보니 사기 피해 게시판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동일인으로 보이는 범죄자로부터 피해를 본 피해자가 6명이나 더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만약 후배도 그 게시판만 꼼꼼히 확인했더라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넷째, 연락처는 휴대전화보다 유선전화 번호를 받아둔다. 현재 인터넷 사기범들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선전화의 경우 위치가 바로 확인되고 또한 가입 과정이나 시간이 오래걸려 쉽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쉽게 연락이 두절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인터넷 메일 기록이나 전화의 통화 기록은 바로 바로 메모장으로 저장해 둔다.
이 부분은 나중에 경찰에서 수사를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사기법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지만 범인검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증거자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섯째,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바로 신고하라. 간혹 피해 금액이 적어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급적 빨리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해당 사이트에서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신고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 경찰서에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경찰 수사의 집중도 가능하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동일인에 대해 여러 곳에서 수사를 하게 되면서 수사력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곱째,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경찰 신고 접수증을 지참하고 은행에 해당 통장의 거래를 정지시켜라.  그래야 범인이 금액을 인출해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대다수의 범인들은 피해자의 입금내역을 실시간 확인하고 바로 인출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신 이외의 또 다른 피해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해당은행에 통장 거래를 정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덟째, 동일인에 의한 피해자가 더 있는지 확인하라. 인터넷 사기범들의 경우 단시간에 여러 건의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들도 비슷한 시간대에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 만큼 해당 사이트 등에서 다른 피해자들을 확인하고 같이 신고하는 게 좋다. 그럴 경우 경찰이 더욱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배의 경우에는 동일인에 의한 피해자들을 모아 일부는 신고를 한 상태다. 앞으로 적극적인 수사로 범인은 반드시 검거될 것이다.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당신을 피해의 대상자로 범죄자가 노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박승일 기자는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기의 경우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범죄자는 상습적으로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범죄 발생의 확산을 막았으면 합니다.



#경찰#인터넷#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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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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