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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문제집과 일제고사 시험지 서울시교육청이 미리 배포한 예상문제집(왼쪽)과 일제고사 시험지.
예상문제집과 일제고사 시험지서울시교육청이 미리 배포한 예상문제집(왼쪽)과 일제고사 시험지. ⓒ 윤근혁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이 '시도 연합 중1 진단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이 지역 수험생에게만 미리 나눠 준 예상문제집이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치른 본 시험인 일제고사 문항과 견줘본 결과 정답까지 일치하는 등 상당수의 문제가 유사성을 띤 것으로 11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제고사 낸 교육청이 예상문제 출제, 그 후...

 

이에 대해 불이익을 당한 인천시교육청 등 다른 시도교육청은 "불공정한 시험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사설학원이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도 자체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처음 실시한 일제고사 문항을 나머지 15개 시도교육청을 대신해 직접 출제한 바 있다.

 

이 교육청은 지난 해 12월 말 일제고사를 앞둔 초등학교 6학년생 12만 3000여 명에게 '내 실력 스스로 점검해요'란 제목의 32쪽짜리 예상문제집을 배포했다. 목 아무개 교육정책국장, 김 아무개 초등교육정책과장이 지도를 맡은 이 책자에는 사회 15문항, 과학 12문항 등 일제고사 대비 5개 과목의 예상문제가 실려 있었다.

 

이 예상문제집의 적중률은 얼마나 되었을까.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송원재) 소속 문제분석팀은 사회 과목은 정답까지 같은 문제가 20%(3문항), 과학 과목은 25%(3문항 가운데 1문항은 정답이 다름)나 유사한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답까지 같은 사회과목 3개 문항이다.

 

지문도 거의 같네... 사회과 예상문제집(왼쪽) 문제와 일제고사 문제가 정답이 같은데다 지문까지 거의 비슷하다.
지문도 거의 같네...사회과 예상문제집(왼쪽) 문제와 일제고사 문제가 정답이 같은데다 지문까지 거의 비슷하다. ⓒ 윤근혁

<예상문제 14번>

다음 사례에서 이루어지는 재판은 무엇입니까?

"돈이 없었던 장발장은 …빵을 집어 들고 도망쳤다. …장발장은 곧 재판을 받게 되었다."

① 선거 재판 ② 특허 재판 ③ 군사 재판 ④ 민사 재판 ⑤ 형사 재판

<일제고사 15번>

빵을 훔친 만화 주인공인 장발장이 받고 있는 재판 종류는?

① 형사 재판 ② 군사 재판 ③ 가사 재판 ④ 특허 재판 ⑤ 선거 재판

 

<예상문제 1번>

단군왕검이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건국한 우리나라의 최초 국가는 (고조선)입니다.

<일제고사 1번>

다음 글의 밑줄 친 ‘나라’에 해당하는 것은?

"…단군왕검은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웠다"

① 가야 ② 백제 ③ 신라 ④ 고구려 ⑤ 고조선

 

<예상문제 7번>

다음은 국민이 지켜야 할 의무들입니다. <보기>에서 찾아 기호를 쓰시오.

국가 경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자신의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낼 의무 (납세의 의무)

<일제고사 16번>

다음 글에서 설명하는 국민의 의무는?

"부모님은 월급을 받으면 세금을 낸다. …나라에 필요한 돈은 국민이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① 교육의 의무 ② 국방의 의무 ③ 근로의 의무 ④ 납세의 의무 ⑤ 환경 보전의 의무

 

전교조 "베끼기 증거다"... 교육청 "출제자가 서로 달랐다"

 

박진보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위원장은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과정의 범위가 정말로 넓은데 15개의 예상문제 중에 3문제가 중복되었다는 것은 그대로 베꼈다는 증거"라면서 "두 차례나 치른 서울시교육청의 '꿀맛닷컴' 사이트 일제고사 예상평가까지 분석한다면 중복율은 더욱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문제 베끼기' 의혹이 제기되자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일제고사 출제는 서울지역 중등교사들이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점에 깔린 일제고사 대비 10여 개 문제집의 문항은 배제했지만 서울시교육청 스스로 만든 예상문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이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이정곤 중등교육정책과장은 "문제가 된 책자는 초등교사들이 집필한 것이고 이번 진단평가는 중등교사들이 100% 출제했기 때문에 중복이 될 리가 없다"면서 "교과서 안에서 문제를 낸 것이기 때문에 전혀 관련 없는 학교의 시험지를 갖다놓고 분석해도 이 정도의 유사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장은 또 "서울시교육청 예상문제가 중복되었더라도 지역 학생들이 모두 같은 책자를 본 것이기 때문에 불이익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머지 시도교육청의 반응은 정반대다. 불공정한 시험이라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 한 장학관은 "서울시교육청이 학원도 아닌데 진단평가를 보면서 예상문제를 배포한 것도 상식 밖의 일인데 문제까지 중복되었다면 불공정한 시험"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일제고사#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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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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