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미디어연대는 2008년 3월 3일부터 선거보도 모니터를 시작했다. 3월 3일은 선거를 37일 앞둔 시점이다. 2004년 총선의 경우 탄핵정국이라는 독특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국회의원 총선거가 40여일 남은 시기에도 언론의 선거보도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2008 총선은 선거보도의 양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거보도는 공정성과 다양한 정보제공도 중요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활발한 선거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선거보도가 시기적으로도 늦어지고 보도량이 많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1. 총선 보도량 분석 보도량 적고, 스트레이트가 대부분 3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의 방송3사 메인뉴스의 총선관련 보도량은 많지 않았으며, MBC가 28꼭지로 타사에 비해서 많았다. (<표1> 참고)
보도유형 분석에 있어서도 대체로 스트레이트 보도가 많았으며, 해설기사는 3사 한건도 없었다. 집중취재 등의 기획보도 역시 KBS 1건뿐이었다. 2. 총선 보도 소재 분석 공천관련 보도가 대부분 3사 모두 공천관련 보도가 80%를 넘게 차지했다. (<표2> 참고) 모니터 기간 중에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천심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거보도가 지나치게 공천과정에만 집중했다는 평가이다.
공천보도는 거의 모두 각 정당을 따라다니는 중계식 보도에 그쳐 특히 공천보도를 다시 소재별로 분석해보면 후보 및 정당의 동정 보도와 선거전략 및 특정 정당의 내부 갈등으로 다뤄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표 3> 참고)
후보․정당 유세 및 동정보도, 후보․정당 선거전략, 특정 정당 내부 갈등 3개 소재를 합하면 KBS 81%, MBC 75%, SBS 76%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보도가 정당을 쫓아다니며 하는 전형적인 동정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각 당의 공천 개혁을 전하는 보도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각 당의 공천개혁을 무비판적인 자세로 보도한 것은 아쉽다. 공천과 관련한 문제제기와 의제를 던지는 보도는 방송 3사를 통틀어 단 한 건도 없었다. 정책보도 SBS 단신 1건뿐 선거보도 모니터에서 계속 지적해온 공약 및 정책보도 부족은 1주차 모니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SBS <정책공약 발표 촉구>(3/9)에서 한국메니페스토운동본부의 공약 발표 촉구 기자회견을 보도하였으나 그나마 이 내용도 단신에 그쳤다. 이와 같은 보도는 국민에게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인식시킴으로써, 정당의 적극적인 공약 발표를 유도할 수 있는 주요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타사는 이와 같은 유권자의 요구를 보도하지도 않았으며, SBS도 단신으로 간단하게 언급하는 데 그쳐 1주차 방송보도는 정책공약 보도에서 낙제점이라 할 수 있다. 선거법 위반 등 부정적 선거문화 관련 보도, 개선필요 1주차에 비교적 많이 지적된 보도는 불법선거운동 관련 보도이다. 3월 4일 검찰은 여론조사를 통한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중소 여론조사업체 직원을 구속했다. 이 내용은 3월 4일 KBS에서 단신으로 먼저 보도한 뒤, 3월 7일 KBS <여론조사 선거운동>, MBC <여론조작 수사>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보도했다. 한편 KBS는 심층취재 보도로 <선거브로커 기승>(3/9)에서 선거 브로커가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가장한 인지도 높이기 수법이나, 선거 브로커는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나타난 문제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도내용에 있어서는 사실상 과거 불법선거 관련 보도와 전혀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 불법선거운동 사례는 단순히 처벌과정을 밝히는 것보다도 유권자들이 유사한 경우를 당했을 때, 그것이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이며 그런 경우 신고를 해야 한다는 등의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보도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현 선거법의 문제점이 있다면 다음 선거를 위해서라도 구체적으로 개선 사안을 지적하는 선거보도도 필요하다. 이러한 구체적인 취재와 제안이 없는 상태에서 그저 부정적 선거운동 관행이 여전하다는 식으로만 보도할 경우,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혐오감과 부정적 인식만을 키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런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을 때는 유권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등을 알려주는 보도를 하는 것이 선거문화를 실제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3. 총선 보도 후보 및 정당 분석 MBC, 거대정당 중심의 보도 두드러져 총선 보도에서 각 정당 및 후보가 등장하는 횟수를 살펴보았다. 3사 모두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비슷한 비율로 보도되었다. 특히 MBC는 이른바 주요정당 위주의 보도행태가 두드러졌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관련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자유선진당 보도를 5꼭지로 다루면서도 창조한국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 대한 언급을 한 보도는 모니터 기간 중 단 1꼭지뿐이었다. KBS는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관련내용을 비슷한 횟수로 보도했으나, 창조한국당 관련 보도는 1건 뿐이었다. SBS는 타사에 비해서 비교적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고 보도했다. (<표 4> 참고)
4. 선거보도감시준칙에 어긋나는 총선 보도 분석 1차 모니터 기간 중 총선미디어연대 보도준칙에 근거해 문제가 있는 보도도 지적되었다. (<표 5> 참고)
지역주의 고착화시키는 표현, 문제의식 없이 여전히 사용 지역주의가 극심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번 총선에서, 방송사가 지역주의를 강조하는 기자 멘트를 하거나, 패권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정치인의 모습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그대로 전하는 것은 문제이다. 특히 1차 모니터 기간 중에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충청을 기반으로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는 발언을 방송3사가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그대로 전하고 부각시켰다. 또한 KBS <물갈이 긴장 고조>(3/8, 최동혁 기자)에서도 “영남과 호남이라는 텃밭에서”라는 등의 지역주의 강조하는 전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보도가 있었다. (<표6> 참고)
유권자의 정치적 냉소와 혐오를 확산시키는 보도 KBS <영남권 공천 시끌>(3/4, 최동혁 기자)은 한나라당 공천심사 과정을 보도하면서, 공천탈락자의 이벤트성 항의시위를 보도했다. 공천에서 탈락하여 항의하는 모습은 국회의원 선거마다 볼 수 있었지만, 공천심사의 기준과 사유를 제대로 보도하지도 않은 채 동물 인형을 삶는 기이한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그대로 보도한 것은 적절치 않은 보도로 평가되었다. 이밖에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선거법 위반사례나 부정적 선거운동관련 보도도 좀 더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자칫 유권자에게 정치적 냉소와 혐오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여론조사 보도의 경마 저널리즘 현상 여전 1차 모니터 기간 중 MBC와 SBS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3월 9일 보도했다. MBC는 <격차 줄었다>, <지지도 하락>, SBS는 <현역의원 바꿔라>, <잘하고 있다> 각각 2개의 보도로 나눠 전했다. MBC <격차 줄었다>와 SBS <현역의원 바꿔라>는 두 보도 모두 지지율을 구체적인 수치까지 단순 나열해 지지율 차이를 드러낸 전형적인 경마식 보도였다. MBC는 여론조사 항목에 한반도 대운하 건설 관련 찬반 여론, 민생 경제분야 국정운영 전망 등에 대해 조사했으며, <지지도 하락>에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선 반대가 57.7%, 찬성이 29.4%로, 한 달 전보다 반대가 5.1% 포인트 이상 늘었습니다. 대운하에 대해선 영남을 비롯한 전지역, 그리고 전연령, 전 계층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고, 한나라당 지지층도 반대가 더 많았습니다. 향후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사교육비 안정이 가장 우려된다는 견해가 68.8%를 차지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언급은 정책관련 여론조사 결과 위주로 보도한 수준은 아니었고 아직까지는 대체로 지지율 중심의 경마식 보도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는 대운하, 교육, 부동산 이외에도 양극화 문제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사안에 대한 각 정당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정책위주의 여론조사 설문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중심으로 여론조사 보도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한편 MBC는 홈페이지에서 “후보의 정당만을 고려하여 투표할 경우,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묻는 항목이 있었는데 그 답변 항목에는 통합민주당,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기타정당후보, 태도유보 란만 있었다. 진보신당이 이미 3월 6일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설문지에 진보신당을 체크하는 항목이 없어 기타정당으로 답변된 것으로 처리되었다면 이는 부적절한 설문지 구성이라고 여겨진다. SBS는 같은 시기에 조사된 결과에서 진보신당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론조사 기본 정보 충실히 제공하라 MBC와 SBS는 기본적으로 보도에서 조사기관과 표본오차 등의 여론조사 정보를 언급했으나 SBS는 조사 응답률을 밝히지 않았다. (<표 7> 참고)
특히 SBS는 아직 총선관련 여론조사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지난 대선의 여론조사 모니터에서는 언론사가 설문순서와 질문 당시의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 여론조사 내용이 적절히 구성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구체적 정보를 홈페이지에 보기 쉽게 게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는 최소한 이러한 기본 정보만은 정확히 보도해서 전달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하기 바란다. 방송 1차 주간모니터 보고서 결론 및 제언 이상과 같이 3월 3일~9일까지 방송3사 메인뉴스 총선보도는 보도량에서도 미흡했으며 보도내용도 대체로 정당 따라다니기 수준에 그친 공천관련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여론조사 보도도 이전의 문제를 전혀 개선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는 보도가 많아 이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문제는 정책보도의 실종이다. 특히 모니터 기간 중 MBC <영어교육 열풍>(3/3)에서는 영어몰입교육 방침에 따라 영어로 입학식을 하는 대학과 초등학교를 취재했다. 입학식에서 총장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생과 초등학교 입학한 어린이에게 어색해하며 영어로 설명을 하는 교사, 이를 보면서 만족스러워하는 학부모 등 영어몰입교육이 가져온 해프닝을 담은 보도였다. 그런데 이 보도는 정작 영어교육의 문제를 총선과 연결 지어 교육관련 정당 공약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국민여론을 모아보려는 연결고리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KBS <수시늘고 논술 폐지>(3/5)와 <일제고사 부활>(3/5) 등에서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교육 정책에 대한 지적과 함께 총선의제로 다루려는 시도는 전혀 없었다. 마찬가지로 KBS <거품빠지기 본격>(3/9)에서도 부동산 가격 관련한 보도를 하면서도 총선관련 정책과 전혀 연결시키지 않았다. 정책보도는 단순히 정당과 정치인이 정책을 발표할 때 이를 앵무새처럼 전달하는 보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고도의 정치행위이며, 정치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많은 문제와 연결되어있다. 언론은 보다 적극적으로 총선관련 정책을 선거 쟁점화하고, 정당과 각 후보자들에게 책임 있는 공약을 요구하고 이를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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