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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고성군은 앞으로 농로와 용수로?배수로 등 각종 농업기반시설에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경남 함안의 한 들녘에 콘크리트 시설물을 설치해 놓은 모습.
경남 고성군은 앞으로 농로와 용수로?배수로 등 각종 농업기반시설에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경남 함안의 한 들녘에 콘크리트 시설물을 설치해 놓은 모습. ⓒ 윤성효

콘크리트 때문에 죽어가는 농촌 들녘을 살리기 위해 자치단체가 나섰다.

‘생명환경농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남 고성군(군수 이학렬)이 최근 이같은 특수시책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농로와 용수로, 배수로 등 각종 농업기반시설에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

농로와 용수로, 배수로에 콘크리트를 사용하면서 각종 동식물이 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들 농업기반시설들은 자치단체와 한국농촌공사가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들녘 곳곳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 용수로, 배수로에 수초가 많이 자라면 물 빠짐이 나쁜데, 농촌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 정부 예산을 들여 콘크리트 시설물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

농업기반시설에 콘크리트를 사용하다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녹지 면적이 감소하고, 미생물과 지렁이, 수중식물이 살지 못하게 되었다. 또 수질뿐만 아니라 토양환경도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농업 용.배수로 모습.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농업 용.배수로 모습. ⓒ 윤성효
무엇보다 집중호우 때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야 하는데 콘크리트 시설물들은 이를 방해했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하천으로 흘러들어 오히려 홍수가 발생하는 요인이 되었다. 반면 지하수 감소로 가뭄이 발생하는 등 각종 재해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

이런 지적에 따라 몇몇 자치단체에서는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를 끊어 양서류 이동통로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된다고 판단한 고성군이 앞으로 정비할 농로와 용수로,배수로는 콘크리트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한 것.

고성군은 농로의 경우 지반이 단단한 구간에는 자갈이나 잔디 위주로 심고, 급경사나 연약지반 구간에만 콘크리트 포장을 하되 이것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용수로, 배수로는 개구리와 미꾸라지 등이 살 수 있는 개울 형태의 돌쌓기를 하고, 구릉지와 급경사지에 한해서 수로관을 묻기로 했다.

현재 고성군 안에는 672km의 농로가 있다. 이 중 422km는 정비가 완료됐고 나머지 250km가 정비대상이다. 용수로, 배수로는 총연장 1033km 중 653km가 사업완료이며 정비대상은 380km다.

또 고성군은 앞으로 이미 정비된 수로관을 재정비할 경우 기존 수로관을 철거하고 생태환경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고성군은 이같은 사업이 성공하려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주민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고성군청 관계자는 “농로와 용수로, 배수로를 생명환경적으로 정비해 주변을 습지화할 경우 홍수 때는 유수지 역할을 해 범람을 막고 가뭄 때는 급수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성군은 올해 1월부터 전체 농지 7000ha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고성군은 2012년까지 자연순환농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고성군은 농작물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로 땅심을 살려 무공해농산물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고성군#한국농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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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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