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를 하겠다며 공천자 최종 발표를 선관위 후보등록 전날인 24일로 정한 자유선진당의 공천 심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선진당 관계자에 의하면 공천심사위원인 박광기 대전대 교수가 당선가능성을 우선시 하지 않는 일방적인 공천자 내정에 반발, 17일 사퇴 의사를 표명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정당의 공천심사위원이 공천 과정에 불복해 사퇴한 것은 선진당의 박 교수가 처음이다.
박광기 교수는 휴대폰도 끈 채 주변과의 연락을 끊어 정확한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으나 선진당 관계자는 공심위에서 여론조사 3위 인사에게 공천을 주려하자 박 교수가 이에 강력하게 저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당의 공천 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 관계자에 의하면 17일 저녁 심대평 대표를 만난 권선택 의원은 대전 지역 총선출마자에 대해 협의 했으나 자신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18일 오후 공천자 발표가 이뤄지려하자 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급거 상경했다.
권선택 의원은 심대평 대표에게 동구, 대덕구, 유성구의 경우 득표력이 인정 된 기초자치단체장 출신으로 총선 라인업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 했으나 권선택 의원의 의사가 무시 된 채 이회창 총재 및 심대평 대표의 측근들이 공천에 내정되자 극렬히 반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구의 경우 민주당의 선병렬 의원과 함께 초접전을 벌이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임영호 전 동구청장 대신 서종환 씨가 공천에 내정 된 것으로 알려지자 대전시당이 발칵 뒤집혔다는 후문이다.
선진당의 공천 파동을 보면 마치 지난 2006년의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하루도 바람 잘날 없었던 국민중심당의 공천 파동을 보는 듯하다.
당직자들의 대응도 당시와 너무 흡사해 선진당 바람이 불더라도 '좋지 않은 바람'이 불지 않을까 걱정하는 당원들이 늘고 있다.
선진당 이혜연 대변인은 <시티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박광기 교수의 사퇴 설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그런 일이 있었냐"고 오히려 되묻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당 대외창구의 핵심인 대변인이 '사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중앙당 공천심사위원의 반발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선진당의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전, 충청권 이외에는 뚜렷한 우세지역이 없는 자유선진당의 공천 파동이 길어질 경우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선진당 당원들의 염려가 깊어가는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