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으로 두 어린이 밀어붙이자 숨졌다?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가다가 아이들이 귀여워서 차에서 내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반항해서 죽였다"던 피의자 정모씨의 진술이 이번엔 "동네 골목길서 죽였다"로 바뀌었다. 안양 두 어린이 유괴·살인사건을 수사중인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피의자 정아무개(39)씨가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동네 골목길에서 이혜진(11), 우예슬(9)양을 살해한 것으로 다시 진술을 바꿨다"고 밝혔다.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은 "정씨로부터 '사건 당일인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6시께 담배를 사러 집을 나왔다가 마주친 아이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만지자 소리를 질러 부모에게 알리면 범죄자로 몰릴까봐 양손으로 두 어린이의 입과 코를 막고 건물 벽으로 밀어붙이자 숨졌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정씨가 "(두 어린이가 숨지자) 1명씩 집안으로 순차적으로 옮긴 후 유기했다"라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은 "양손으로 동시에 밀어붙여 살해했다는 얘기는 신빙성이 결여돼 진위여부를 확인중"이라며 "정씨가 진술을 계속 번복하고 있어 허위진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앞서 지난 19일 수원지법 고홍석 영장전담 판사 주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가다가 이이들이 귀여워서 차에서 내려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반항하기에 죽였다"고 말한 바 있다. 정씨는 지난 18일에는 "렌트카를 몰고 가다 두 어린이를 치어 죽였다"며 살인이 아닌 교통사고라고 주장했으나 다음날 기자들의 질문에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였다고 말을 바꿨다. 용의자 정씨, 진술 오락가락... 경찰 "신빙성 떨어져" 정씨는 그동안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거나 수시로 말을 바꾸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경찰이 진실을 밝혀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병록 형사과장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에서 "시신을 훼손해 따로 유기한 것에 대해서는 숨기기 위해 시신을 토막냈으며 호매실IC부근에 매장을 하기 위해 땅을 팠지만 땅이 얼어 이양만 파묻고 우양은 시흥 군자천에 유기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이들(혜진이와 예슬이)을 밀어붙였다는 벽과 정씨의 집은 얼마 떨어지지 않았으며 저녁시간이면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많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하고 "양손을 한명씩 입을 막고 숨지게 했다는 정씨의 말이 신빙성이 떨어져 계속 수사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정씨의 집에서 발견된 혈흔과 체액에 대한 질문에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과장은 25일까지 범행 방법과 동기 등에 수사를 벌인 후 정씨를 수원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며 "현장검증은 시신이 모두 발견된 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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