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횟대가 저렇게 아름다워질 수도 있구나.”
매듭으로 장식을 한 횟대를 바라보면서 저절로 감탄사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아름다웠다. 미의 극치를 나타낼 정도로 변신에 성공한 횟대를 바라보면서 생활 예술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된다. 예술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전통 공예인 매듭이 창조해낸 새로운 세상이었다.
어린 시절에 우리 집 안방에도 횟대가 걸려 있었다. 그 때에는 단지 대나무의 양 끝에 끈으로 묶어 놓았을 뿐이다. 전 가족이 모두 다 애용하기 때문에 반들반들 윤이 나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횟대는 장식되어 있지 않았다. 아니 그럴 생각도 없었고 그럴 능력도 없었다. 단지 필요에 의한 생활 도구였을 뿐이었다.
횟대는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었다. 횟대에 가족 모두의 옷이 걸려져 있었다. 먼지가 내려 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천으로 덮어 놓은 것이 전부였다. 어머니가 정성을 다하여 천에다 수를 놓았었다. 기억으로는 학이 소나무에 앉아 있는 무늬였었다. 횟대는 장식보다는 실용적이었다.
국립 전주 박물관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횟대는 유년 시절에 애용하였던 횟대와는 사뭇 달랐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매듭이 생활 용품을 완전하게 변신시킨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바라보면서 생활 예술의 위대성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술이란 가진 자의 여유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하곤 하였었다. 먹고 살아가기에 급급한 사람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정도로 생각하였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매듭 작품을 바라보면서 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예술을 통해 삶의 풍요를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전통 공예인 매듭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끈을 여러 방법으로 묶어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전통 생활 예술이다. 매듭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바라보는 매듭의 여러 작품을 감상하게 되니, 감동이 밀려져 온다. 예술은 우리의 삶에서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매듭 전시회는 전주 국립 박물관에서 3월 말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 직접 매듭을 체험해볼 수 있다.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부담 없이 박물관을 찾는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생활 예술의 멋에 푹 젖어들 수 있을 것이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