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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16일 동대문 서울 패션 아트홀에서 개최된 진보신당 창당대회에서 비례대표후보로 추천된 이랜드노조 이남신 수석부위원장과 진보신당 비례후보들
지난 3월16일 동대문 서울 패션 아트홀에서 개최된 진보신당 창당대회에서 비례대표후보로 추천된 이랜드노조 이남신 수석부위원장과 진보신당 비례후보들 ⓒ 김득의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된 이랜드노조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부활절을 맞아 지난 21일 소망교회 앞에서 880만 비정직의 소망이 담긴 '비정규직 없는 나라가 주님의 나라'라는 기도를 드렸다.

똑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지만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비지니스 프랜들리' 내세우며 친기업 행보를 하고 있는 소망교회 장로이고, 한 사람은 노조간부로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반발해 점거농성으로 해고된 감리교 집사이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같은 '교회 프랜들리'이지만 비정규직은 그들의 이웃이 아니"라면서 "이명박식 1% 정치는 잘못하면 '재벌 천국 서민지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노동자들에게 떼법 운운 하면서 불법 엄단을 외치고 있지만, 박성수 이랜드 회장과 이건희 삼성회장의 수많은 불법과 탈법은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말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한 것이 아니라 재벌에게만 평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 6월 비정규직 대량해고 반발해 시작된 이랜드노조와 뉴코아노조의 투쟁은 사태 해결없이 해고남발로 장기화 되고 있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예수님은 어떤이의 기도를 들어줄지 궁금하다.

다음은 이남신 이랜드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소망교회에서 기도한 전문.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다녔던 소망교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이남신 이랜드노조 수석부위원장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다녔던 소망교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이남신 이랜드노조 수석부위원장 ⓒ 김득의
“하나님, 880만 비정규직의 소망을 아시나요?”

주님, 지난 해 크리스마스 때 실종됐던 초등학생 예슬이와 혜진이는 끝내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온 국민이 두 손 모아 간절히 소망했으나 끝끝내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두 초등학생의 죽음을 보면서 저의 벗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잊혀진지 오래입니다.

사랑스런 저의 벗 정종태(재능교사노조), 이용석(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박일수(현대중공업 비정규직노조), 류기혁(현대차비정규직노조), 김춘봉(한진중공업), 하중근(포항건설노조), 주칠민(울산건설플랜트노조)!

그들은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회사쪽이 동원한 레미콘 차량과 경찰 진압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초등학생과 저의 벗들이 모두 하나님의 나라에서 주님의 사랑과 축복으로 충만하기를 기도드립니다.

비정규직들은 언제 쫓겨날지 몰라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 오늘 이 땅은 당신이 손수 제정하신 노동의 신성함이 상처받고 있습니다. 세계12위 경제 대국에서 노동자들은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인 연간 2300시간 이상씩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산업재해로 7명 이상씩 사망하고 있으며,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가 200만 명 가까이 됩니다.

거의 노예노동에 다름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88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우리의 20대 노동자들은 대다수가 실업자 내지 88만원 월급자로 전락했습니다. 아직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화장실 지어 달라고 싸워야 하고, 식당에서 밥 먹게 해달라고 싸워야 하며, 의자가 없어서 퉁퉁 부은 다리로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합니다. 언제 쫓겨날지 몰라서 노심초사하며 불안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던 예수님의 가르침이 헛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아들, 사랑의 교회 박성수 장로는 이랜드 비정규직 아줌마 수 백 명을 쫓아냈습니다. 박성수 장로는 수십억이 넘는 돈을 십일조로 내지만 정작 80만원 받았던 아줌마들에게는 사랑을 베풀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계가 끊겨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줌마들과 연대해서 열심히 싸웠지만 저의 힘이 턱없이 미약했을 따름입니다.

주님, 박성수 장로뿐만 아니라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사랑해주십시오. ‘네 이웃을 사랑하라’던 예수님의 가르침이 이 땅에서 헛되지 않게 인도해 주십시오.

이명박 장로의 소망과 880만 비정규직의 소망은 함께 할 수 없는 것입니까?

주님, 저는 오늘 소망교회를 찾았습니다. 이 곳은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더욱 유명해진 곳입니다. 이명박 장로는 1% 땅 부자 내각을 만들더니 급기야 1% 부자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주님, 저는 이명박 장로가 모든 사업장을 이랜드처럼 만들 것 같아서 너무 두렵습니다.

노동자들이 1997년 IMF 상황으로 돌아갈 것 같아서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있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장로의 소망이 실현되면 이 땅은 ‘재벌천국 서민지옥’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왜 이명박 장로의 소망은 1%만을 향하고 있습니까? 이명박 장로의 소망과 저의 소망은 결코 만날 수 없습니까?

정녕 이명박 장로의 소망과 880만 비정규직, 1500만 노동자의 소망은 함께 할 수 없는 것입니까?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 힘들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명박 장로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고 이 땅의 모든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소망을 받들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비록 이명박 내각이 1% 부자 내각이지만 그들이 모두 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십시오.

부활절을 맞아 사랑과 소망과 연대가 넘치도록 지켜주십시오.

주님, 이제 곧 당신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2000년 전 이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어둠에 갇힌 선조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듯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예수님의 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예수님을 다시금 십자가에 못 박고 있습니다.

주님, 힘없고 착한 이들이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인도해주십시오. 사랑의교회와 소망의교회 신도들과 함께 이명박 장로가 내 이웃을 사랑하는 연대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활절을 맞아 ‘사랑’, ‘소망’과 함께 연대가 넘쳐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지켜주십시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아멘.


#이랜드#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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