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사 라디오 봄개편도 '센세이션'하다. 그 중 가장 키워드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신해철과 유희열의 DJ복귀다. MBC 라디오에서 그들만의 명성을 펼쳤던 이 둘은 이제 서로 다른 방송사의 자정시간대 DJ가 돼 동지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꼴이 됐다. 이외에도 MBC에서는 라디오 본부장의 교체와 타블로의 DJ복귀 등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SBS, 부부 공동진행과 신해철의 DJ컴백으로 승부SBS는 오는 31일(월)에 SBS라디오(103.5Mhz)와 파워 FM(107.7Mhz)의 개편을 단행한다. 보통 4월 중순이나 5월 초에 실시됐던 공중파 3사 라디오 개편시기보다 일찍 시행될 이번 SBS 개편의 특징은 무엇일까?
일명 마왕으로 불리는 신해철의 라디오계 복귀가 눈에 띈다. 자신을 '철새DJ'라고 칭하라고 할 정도로 3사 방송국을 왔다갔다 하며 라디오를 진행한다는 그는, 부진한 SBS 라디오 자정시간대의 구세주로 나타났다.
6개월여 전, 그가 진행했던 MBC 라디오 '고스트스테이션'은 수많은 마왕 마니아를 탄생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 방송시간이 새벽에 편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취자들은 그가 지닌 포스에 감탄하며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했다.
FM4U에서 2시간 동안 편성됐던 '고스트스테이션'은 향후 개편으로 표준FM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프로그램으로 축소됐지만, 신해철 본인은 당시에 경쟁프로그램이었던 '남궁연의 고릴라디오'와 공평하고 제대로 된 경쟁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진행했다.
프로그램이 1시간으로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왕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계속 찬사를 보내며 새벽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열광을 많이 받았던 신해철은 작년 가을 개편때 프로그램에서 하차, 최윤영 아나운서에게 바통을 넘겼다. 마지막 방송 당시 그는 다시,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청취자에게 보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그는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예전에 진행됐던 프로그램명 그대로 새롭게 SBS에 합류하는 그는, 지현우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의 후속 DJ로 명 받았다. 새벽 시간대에 청취자들을 만난 경험이 있는 신해철은 이제 SBS에서 자정시간대에 청취자들과 재회한다. 많은 청취자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대로 배정을 받은 신해철, 움츠러든 SBS의 자정시간대를 일으킬 구세주로 자리잡을지 그의 활약이 주목된다.
SBS는 이외에도 이봉원-박미선 부부의 공동진행과 남성진-김지영 부부 진행, 가족오락관으로 유명한 허참과 '힘주희' 김주희 SBS 아나운서의 데뷔로 MBC 표준 FM과 맞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개편은 단행한 SBS 라디오, 그러나 그 결과는 항상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새로 합세하는 신해철과 그 외 새로운 DJ들이 SBS 라디오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그들의 활약을 눈여겨보자.
KBS, 토이 유희열의 복귀! '올댓뮤직과 음악도시 애청자들이여 모여라!'최근 6년 만에 토이 앨범을 출시, 타이틀 곡 '뜨거운 안녕'으로 사랑받고 있는 유희열에게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가수 테이를 이어서 4월부터 KBS 쿨 FM 자정시간의 새 DJ로 복귀한다는 것.
평상시 그가 진행했던 라디오를 접했던 사람들에게 이 소식은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나 다름없다. 그는 DJ를 그만두기 전, MBC FM4U에서 '올댓뮤직'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해 잠 못 이루는 청취자에게 음악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순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그 전에도 '음악도시'의 히어로로 자리잡을 정도로 음악층의 팬 이외에 라디오에서 팬을 돈독히 쌓아온 '포스'가 있는 그가 최근 들어서 MBC의 위력에 눌리고 있는 KBS 쿨FM의 자정시간대를 어떻게 만회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적과 김동률 그리고 테이까지도 실패하고 만 KBS 쿨FM의 자존심, 유희열이 어떻게 부진을 만회할지, 또 신해철과 정지영과의 경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사다.
MBC, 라디오 본부장 교체와 타블로의 DJ 복귀!MBC는 개편에 앞서 지난 2월 29일 김정수 신임 라디오 본부장을 임명했다. 그는 스포츠칸과 가진 인터뷰에서, 라디오의 '뉴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표준FM은 명실상부한 1위 라디오채널을 유지하고 있지만 FM4U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밝혀, 소규모의 개편을 무시한다는 예고를 남겼다.
그 경쟁력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이 이미 나왔을까? MBC는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진행되고 있는 '펀펀라디오' 진행자 붐을 4월 7일부터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라디오를 사랑해 열정적으로 펀펀라디오를 진행한 붐이나, 그의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다. 그러나 예전에 '친한친구'의 여운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는 환영적인 분위기다.
에픽하이 타블로는 조정린과 진행한 '친한친구'DJ를 맡은 뒤로 스타덤에 올랐다. 동시에 스타들의 등용문 격인 시트콤 논스톱에 캐스팅돼 한효주와 커플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고 난 뒤로, 자신의 그룹 앨범도 가요차트 1위를 굳건히 지켜 진정한 스타의 자리에 우뚝섰다.
그랬던 타블로가 본인의 영화스케줄과 음반계획때문에 DJ자리에서 떠나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줬지만, 이번 개편으로 타블로는 밤 10시대에 박명수와 붐에 이어 어떤 이미지로 청취자들에게 자리잡을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심지어 힙합그룹의 리더의 역할을 가지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알맞는 오락성 라디오프로그램을 진행할지, 아니면 '펀펀라디오'라는 타이틀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이적과 비슷한 방식으로 음악을 많이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라디오, 이제 제대로 된 경쟁을 시작하다현재까지 발표된 라디오 개편 방향을 보면 공통적인 코드가 있다. 바로 '복귀', 수많은 인기를 얻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떠났던 그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즉 방송사들은 새로운 얼굴을 찾는 대신, 옛것을 다시 찾아 새로운 명성을 쌓겠다는 다짐을 볼 수 있다.
복귀의 코드를 내세워 새로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공중파 3사 라디오, 가을개편까지의 승자는 누군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유포터 캠퍼스라이프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