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 2일 저녁 10시 20분]
6시간 만에 귀가... 홍라희 미소에 담긴 뜻은?
비자금 구입 미술품 의혹과 관련해 2일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특검에 소환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는 6시간 만에 특검 사무실을 나섰다.
홍씨는 간간히 미소를 짓는 등 이날 출두할 때와는 달리 다소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2층 로비에서 홍씨를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무슨 내용을 조사 받았냐"라고 질문하자 "오랫동안 조사받은 것을 어떻게 한 마디로 이야기하나"고 답한 뒤 민감한 질문들은 피해나갔다.
홍씨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짧게 "네"라고만 답했다. 홍씨는 3분 정도 포토라인에 서 있다가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다"라는 말만을 남기고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무슨 조사 받았나" "어떻게 한 마디로 이야기하나"
앞서 특검팀은 미술품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와 신필렬 전 삼성라이온즈 사장의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에서 각각 17억원씩 34억원이 국제갤러리로 흘러간 사실과, '삼성 채권'과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배당금 일부가 미술품 구입에 사용되는 등 구입자금의 경로를 밝혀냈다.
또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 등 미술품 구매 대행을 맡았던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사 진행 과정을 봤을 때 홍씨가 사법처리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
비자금을 이용해 미술품을 구입한 경우에 홍씨는 업무상 배임·횡령 등에 대한 공범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특검팀은 이날 소환 조사에서 이를 뒤집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환관리법 위반 또는 상속·증여세 등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도 '증거불충분'이나 '공소시효 만료'로 결론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이날 소환을 끝으로 미술품 의혹 수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특검이 삼성의 '입'에만 의존해 '면죄부' 수사를 했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한편, 홍씨의 귀가 과정에서 울산지역 삼성SDI 사내공장 해고 노동자들과 경찰 간의 작은 충돌이 있었다.
홍씨의 귀가를 기다리며 "사내기업 피눈물, 삼성의 행복한 눈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해고 노동자 5명은 50여명의 경찰병력에 고립된 채 홍씨가 차를 타고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해고노동자 1명은 "원래 1인 시위를 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경찰이 못하게 완전히 우리를 둘러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신 : 2일 오후 4시]
홍라희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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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출두한 홍라희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2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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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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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2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했다. 특검팀이 지난 2월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지 41일 만이다.
특검팀은 홍씨를 상대로 비자금 구입 미술품 의혹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특검팀이 미술품 관련 의혹의 '정점'인 홍씨에게서 구입자금의 성격 및 출처를 규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은 코트에 베이지색 머플러를 두른 홍씨는 이 날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나와 조사를 받기 때문인지 살짝 긴장돼 보였다.
기자들은 홍씨에게 "<행복한 눈물>을 구입한 것인지 빌린 것인지",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배당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미술품을 무슨 돈으로 샀는지" 등 질문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홍씨는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답변만 남긴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8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눈을 지긋이 감은 채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특검 사무실 앞에서는홍씨가 소환되기 1시간 전부터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김석준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 진보신당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 특검이 홍라희씨를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지만, 삼성특검반대 범국민연대 소속 회원 50여명이 "국가경제위기 삼성특검중단" "김용철 100억 즉각 반납"이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 시위를 벌이며 반발해 1인 시위로 대체했다.
울산지역 삼성SDI 사내기업 해고자 10여명도 곳곳에서 피켓 등을 들고 삼성의 노동탄압을 고발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100여명을 배치하고 '삼성특검반대 범국민연대'의 해산을 종용하기도 했다. 범국민연대 측은 진보신당의 해산을 요구하며 경찰의 종용을 거부하다가 홍씨가 특검 조사실로 들어선 후에야 해산했다.
[1신 : 2일 낮 12시 25분]
홍라희씨, 오후 3시 특검에 소환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가 2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로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된다.
홍씨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당시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이었던 홍씨는 에버랜드 사건의 피고발인이지만 지난 2005년 검찰 조사 때는 서면조사만 받았다.
홍씨는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원 대의 고가 해외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홍씨와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 이재용씨의 장모인 박현주씨,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부인인 신영균씨 등이 <행복한 눈물>, <베들레햄 병원> 등 600억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며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명의로 된 미술품 경매시장 구매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홍라희 소환, 미술품 수사 마무리 단계 접어들었다는 의미"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그동안 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과 홍씨의 그림구매를 대행 했던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지난 1월에는 용인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를 압수수색해 수천 점의 미술품을 발견하기도 했다. 또 미술품 구입에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배당금과 지난 2002년 불법대선자금으로 사용된 '삼성 채권'이 사용된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특검팀은 홍씨를 상대로 미술품 구입자금의 출처, 구입 경위 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지난 1일 "지금까지 미술품 의혹과 관련해 여러 사람을 조사했고 각종 주장이 있었다"며 "그를 기초로 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홍씨를 소환한 것은 비자금의 용처로 지목된 미술품 관련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미술품 구입자금이 개인돈인지, 회삿돈인지 여부도 아직 판단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홍씨가 배임 및 횡령 등에 대한 공범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은 낮다. 또 특검팀이 <행복한 눈물> 등 주요 의혹 작품들의 소유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이나 진술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의혹 수사는 계속 진행 중... 잠적 중이던 삼성증권 직원 연이틀 출석
한편, 특검팀은 2일 비자금 의혹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 등 삼성 전·현직 임직원 6명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특검팀이 비자금 대책 문건을 가지고 있던 삼성증권의 강윤영 감사팀장을 지난 1일에 이어 연이틀째 소환해 조사 중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팀장은 지난해 11월 비자금 의혹이 불거진 직후 두 달 가까이 출근하지 않다가 지난 1월 휴직계를 내고 잠적 중이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지난해 11월 30일 삼성증권 압수수색 당시 강 팀장의 사무실에서 전 삼성증권 직원이었던 박아무개씨가 "내가 전략기획실의 의뢰를 받아 차명계좌 1백여개를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해당 계좌목록을 담아 보낸 '폭로 협박성' 이메일과 비자금 대책 문건을 발견했다.
윤 특검보는 2일 오전 브리핑에서 "강 팀장의 보관 중이던 이메일의 계좌목록과 특검팀이 추적 중인 계좌가 일치하느냐"는 질문에 "직접 조사를 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특검팀은 이날 금융감독원의 삼성증권 특별검사 자료를 넘겨 받아 분석에 들어간다.
앞서 금감원은 특별검사에서 삼성 전·현직 임원 명의로 개설된 일부 차명계좌에서 금융실명법 위반을 확인하고 삼성증권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특검보는 "금감원의 자료를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과 함께 종합 검토해 증거 능력으로 쓰일 수 있는 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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