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김소월 시 '진달래꽃'
남도의 봄은 온통 진달래 산천이다. 유난히 시인들의 영감을 자극해온 꽃, 진달래.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꽃이 화려하게 피어 봄을 만끽하려는 여행객들을 반겨주고 있다.
등산로를 제외한 온 산이 붉게 불붙었다. 어른 키보다 높게 핀 진달래가 사방을 가로막고 섰다. 곳곳에 진달래 터널이 이어져 '꽃 세상이 여기구나' 탄성이 터진다.
진달래꽃이 만개해 산에 분홍 물감이 뿌려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군락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여수국가산단은 물론 한려수도의 정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다도해를 거쳐 연분홍 꽃물결 타고 불어오는 봄바람도 달콤하다.
3일부터 시작된 영취산진달래축제는 6일까지 계속된다. 산신제와 진달래아가씨 선발대회, 진달래꽃길 걷기대회, 퀴즈열전 등으로 봄꽃 여행객들을 맞는다.
한나래무용단과 진세농악단의 축하공연, 품바공연, 추억의가요제, 스포츠댄스 및 청소년댄스 경연대회 등도 진달래꽃을 보러 오가는 길에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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