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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9일과 10일에 거쳐 미국 텍사스대학교 어스틴 교정에서 멕시코-미국 이민 종합 학술대회가 있었다. 양일간에 걸쳐 30명이 넘는 학자가 멕시코-미국 이민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했다.

 

이번 행사는 중남미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텍사스대학교에서 개최되었고 이 방면의 가장 활발한 학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멕시코 학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다양한 방면의 의견을 나누었다.

 

필자의 충분치 못한 영어 실력으로나마 열심히 들은 각 발표자들의 연구내용의 결과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다.

 

공식제목: 멕시코 - 미국 이민, 지방의 변화와 발전(Mexico-U.S. Migration, Rural Transformation and Development)

일시: 2008년 4월 9~10일

장소: 텍사스대학교 어스틴 교정, 프로스로 극장 (Prothro Theatr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 이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된 이후 멕시코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중되고 하층민들의 경제기반이 상실되면서 2000년 이후의 불법이민이 급속히 증가하였다.(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 이민자는 3000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 미국으로 불법이민을 가는 사람들의 지역별 분포도는 빈곤의 분포도와 같다 - 불법이민의 원인은 굶주림이다.

 

- 미국에 사는 다른 이민자에 비해 멕시코에서 온 이민자들의 월급은 가장 적게 증가 했다.(건축종사자 평균연봉 약 26000불, 식품가공 종사자 평균연봉 약 20000불)

 

- 미국에서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이 전에는 농업에서 이제는 건축과 식품가공 쪽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 전에는 미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였으나 지금은 지방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의 미국 지방에서는 히스패닉의 유입으로 인하여 실질적인 인구감소가 인구증가로 바뀌었다.

 

- 히스패닉의 증가로 흑인들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흑인과 히스패닉의 인종적인 갈등이 구체화 되어가고 있다.

 

- 미국에서 멕시코로 보내는 돈은(정부추산 연간 240억 달러, 민간통계 연간 70억 달러) 대부분 기초생활비로 들어가고 교육 등과 같은 투자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 미국에서 보내주는 돈을 받는 경우는 대부분 멕시코 자체의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낮아져(농사 포기 등)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의 지방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 이민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의 경우 이민 경험이 재취업을 하는 데에 월급이나 취업기회 등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미국으로 재 이민을 간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 결국 멕시코-미국 이민은 멕시코의 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악을 끼치고 있다.

 

- 이로 인하여 멕시코 지방경제와 사회기반까지 붕괴되고 있다. 노동력, 사회 구성원의 유출, 가족 간의 분리현상.

 

- 미국은 계속적으로 불법이민자들을 막는 강화된 정책을 취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일정기간 미국에서 일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줄어들어 가족분리 현상이 강화되었다.

 

- 불법이민자에 대한 추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가하여 2005년 한해에만 23만 명이 강제추방 되었다. 이중의 절대 다수가 멕시코 사람들이다.

 

멕시코가 FTA 이후 경제가 발전하였다고 누가 이야기 하는가? 물론 상위 1% 혹은 5% ~10%의 사람들의 소득은 늘었다. 그러나 전체 국가경제의 체질과 상위 1% 가 아닌 대다수 국민의 경제 현실은 어떠한가? 불법이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지난 수년간의 현상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위에서 요약한 내용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더욱 비관적인 것은 멕시코가 불법이민자를 위하여 경제적으로 어떠한 뚜렷한 정책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공화당이 되었건 민주당이 되었건 앞으로 이민 정책에 있어서는 그렇게 크게 완화된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멕시코 사람들의 미국 불법이민이 결코 줄어들기 힘들 것이며, 그에 따른 반인륜, 반경제적인 비극들이 더욱 더 커지고 많아 질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마지막 토론 시간에 오고 간 정책의 대안과 방향 설정이 그렇게 열띤 토론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의아한 한편 섭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근본적으로 두 나라의 극단적인 경제수준의 차이를 줄이지 않는 한 어떠한 정책도 무의미할 것이라는 점이 너무도 분명하다. 그리고 멕시코와 다른 나라의 희생을 통해서 유지되는 미국의 경제구조상 그러한 점은 이미 이 학술대회 정도에서 주제가 되지 못할 것이다.

 

한때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와 문화를 자랑하던 멕시코. 지금도 석유를 비롯한 천혜의 자원을 다 가지고 있는 나라. 한반도의 20배에 달하는 국토를 가지고 있으며 일억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 멕시코가 미국과의 FTA를 통해서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미국과는 너무도 가까이 있고 하느님과는 너무도 멀리 있는 나라 멕시코”라는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겨레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국#멕시코#이민#NAFTA#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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