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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왼쪽 세번째)이 김형진 자유교원노조 위원장, 이원한 한국교원노조 위원장,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과 함께 오찬모임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16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왼쪽 세번째)이 김형진 자유교원노조 위원장, 이원한 한국교원노조 위원장,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과 함께 오찬모임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전 국민이 환영하고 좋아할 줄 알았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말이다.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 발표에 따른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되레 이상하다는 말투다.

 

김 장관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테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조, 자유교원노조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왜 그렇게 중요한 사항을 교사들과 논의없이 발표했느냐"는 질문에 이와같이 답했다.

 

또 김 장관은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이번 교육부 발표에 대한 반대 여론이 8대 2로 높다”는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그런 여론이 항상 옳은 건 아니지 않느냐”며 “인터넷 댓글 같은 걸 여론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도연 장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 이원한 한국교원노조위원장, 김형진 자유교원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교원노조는 전 한국노총 소속이고, 자유교원노조는 뉴라이트 계열이다.

 

이날 간담회는 15일 교육부의 갑작스런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 발표 때문에 다소 냉랭하게 시작됐다. 3개 교원노조 위원장들은 교육부가 사전에 아무런 통보와 협의 없이 중요한 정책을 발표한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물론 3개 교원노조가 주장하는 교육정책과 견해에는 차이가 있다.

 

오찬 약속 장소에는 3개 교원노조 위원장들이 먼저 나와 있었다. 김도연 장관은 맨 마지막에 나타났다. 김 장관은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첫 악수를 건네며 “초중등 교육을 직접 책임지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진작에 뵙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앞으로 자주 뵙고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잘 아시겠지만, 이번에 새롭게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합쳐서 조직을 새로 만드느라 지난달에는 일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전교조 "이 정부가 국민 의견 잘 듣지 않는 것 같다"

김 장관 "교육부가 항상 하는 일이 의견을 듣는 일"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 권우성

공격의 포문은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이 열었다.

 

정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시절부터 영어몰입교육을 들고 나오는 등 국민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어제 발표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 건은, 교육 자치에 걸맞게 여러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돌려주는 것이다. 또 각 학교도 이제 자기 실정에 맞게 교육을 해보자는 의미도 있다. 이것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난 큰 교육정책의 변화는 아니라고 본다.”

 

정 위원장은 곧바로 “15일 발표에서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누구의 의견을 들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장관은 “대학생까지 합치면 전국의 학생이 1200만 명이고 교육에 대한 아주 다양한 견해가 있다”며 “우리 교육부가 늘 하는 일이 의견을 듣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원한 한국교직원노조위원장도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를 통해서 당선됐으니 나름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야 맞지만, 어제와 같은 발표가 과연 정말 국민의 뜻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정진화 위원장의 견해를 거들었다.

 

이날 간담회는 이런 서두 부분만 공개되고 나머지 약 1시간 반 동안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공개 모임을 마친 후 김 장관은 “교육 현안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나눴다”며 “앞으로도 자주 만나 견해를 듣고 교육부 정책에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진화 위원장에 따르면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김 장관은 “우리 시도교육청은 물론이고 지역의 시민사회가 발전했기 때문에 어제 발표한 정책이 큰 무리 없이 진척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몇몇 문제점이 나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잘 조율이 될 것”이라며 “나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진화 위원장은 “교사나 학부모 등의 목소리가 수렴되지 못하고 여러 권한이 교장에게 집중된 상황이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문제들이 교육현장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2시 쯤 끝났다.


#학교자율화계획#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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