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에서 발생한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인 우예슬(9)양의 빈소가 16일 오전 안양 메트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겠다는 유가족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예슬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우예슬양의 시신은 16일 오전 5시께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관계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인도받아 6시 50분께 앰뷸런스편으로 안양으로 이송해 안치됐다. 우양 가족들이 오전 9시께 장례식장에 도착하면서 장례 준비를 마치고 조문객들을 받기 시작했다.
우예슬양 빈소는 안양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됐다. 이곳은 예슬양과 함께 유괴됐던 이혜진(11)양 빈소가 마련됐던 자리다. 예슬양 영정 옆에는 예슬이가 잠자리에 들 때 끌어안고 잠을 청했던 흰색의 염소 인형과 목도리가 놓여져 안쓰러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우예슬양 빈소에는 모교인 명학초등학교 선생님들과 학교 운영위원회 등 학부모들을 비롯 이필운 안양시장과 이재동 부시장 및 구청장들과 이종걸 국회의원, 정지풍 안양교육장, 박종환 안양경찰서장, 만안양시의회 의원 등 조문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이필운 안양시장은 시청 직원들과 함께 오후 4시께 빈소를 찾아 1시간여 동안 예슬양 부모 등 가족을 위로했다. 또 장례를 조용하게 치르겠다는 가족의 요청으로 언론 보도가 별로 없음에도 예슬양 빈소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웃 주민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조문객 맞이를 위해 안양8동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빈소에서 봉사활동을 해주시는 등 이웃 주민들이 유가족과 함께 하고 있고 언론사 취재진도 예슬이를 조용하게 보내겠다는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 협조해 주고 있어 고마을 따름이다"고 말했다.
또 장례식장 관계자는 예슬양 장례 일정에 대해 "발인은 17일 오전 6시 50분 병원을 출발해 7시 모교인 명학초등학교를 잠시 들러 수원연화장으로 옮겨져 화장한 후 유해는 서울 태릉의 한 납골당에 안장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측은 대표를 맡고 있는 박귀종 (사)한국장례업협회 회장의 배려로 예슬양의 장례식에 드는 인력과 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장례식장 측은 앞서 장례를 치른 이혜진 양의 장례식 및 영결식 진행 등의 행·재정적 일체를 지원한 바 있다.
예슬양 장례를 2일장으로 간략하게 치르고 학교에 잠시 들릴 때도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피해 새벽에 일찍 들릴 예정이다. 이는 앞서 혜진양 장례와 영결식을 통해 이미 한번 적지않은 심리적 충격을 받은 모교 학생들을 배려한 예슬이 부모의 결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우예슬양은 이혜진양과 함께 지난해 성탄절인 12월 25일 안양시 안양8동 집 근처에서 실종·납치됐다. 이후 지난달 18일 시화호 인근 군자천에서 예슬양 시신 일부가 처음 발견되었으며 결국 실종 114일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한편 경찰은 최근 어린이 상대 범죄를 막기 위해 학교, 놀이터, 통학로주변 등 전국 2만4112곳(경기도 4800곳)에 '아동 안전지킴이 집'을 선정,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강력범죄를 예방에 나섰다.
16일 오후, 두 어린이가 다니던 안양 명학초등학교 앞 문방구 등에는 지난 14일 안양경찰서장이 위촉한 '아동 안전지킴이 집' 몇 곳이 마련돼 표지판이 설치됐다. 학교 정문에서는 하교 길 지킴이로 나선 노인 2분이 어린이들의 귀가길을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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