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채린이와 함께 우리가 만든 음식 앞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 채린이랑 나. 채린이와 함께 우리가 만든 음식 앞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 문혜준

관련사진보기


19일 학교에서 실과 시간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우리반 27명의 학생들이 한모둠에 3명에서 4명씩 옹기종기 모여 각기 다른 음식들을 만들었다.

우리 모둠은 샌드위치, 토스트, 샐러드, 김밥을 만들었다. 다른 모둠은 볶음밥, 주먹밥 등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모둠은 거의 만든 음식이 비슷비슷 했다. 실과 책 조리법 대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그런 거 같다.

모둠끼리 앉아서 많은 음식을 만들었어요.
▲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우리반 아이들 모둠끼리 앉아서 많은 음식을 만들었어요.
ⓒ 문혜준

관련사진보기


음식만들기는 3시간이 걸렸다. 샌드위치에 넣을 오이를 예쁘게 썰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해 오이를 대충 자를 수밖에 없었다.  또, 샌드위치에 들어갈 햄도 정사각형으로 잘랐어야 했는데 깍두기처럼 자르는 바람에 먹을 때 햄이 빵 밖으로 튀어나와 먹기가 어려웠다. 선생님은 고상하게 먹으라고 했는데, 햄이 삐죽삐죽 튀어나오니 어떻게 고상하게 먹을수 있을까? 결국 입을 하마 처럼 크게 벌리고, 먹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모둠은 김밥을 예쁘게 만들어서 칭찬을 받았다. 김밥은 우리모둠에서만 만들었다. 김밥은 밥을 조금 깔고, 그 위에 단무지, 우엉, 계란, 오이, 당근을 넣고 둥글게 말았다. 하지만 김발은 이용하지 않았다. 김발을 이용하면 김밥의 옆구리가 자꾸 터졌기 때문이다.

채린이가 분의기를 살리며 음식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음식 앞에서 채린이가 분의기를 살리며 음식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문혜준

관련사진보기


내가 김밥을 말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신 선생님께서 "역시 여자라서 예쁘게 잘 만든다" 며 날 칭찬해주셨다. 나는 김밥을 말고, 내 짝꿍 박규성은 김밥을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우리가 음식을 만드는데 음식만들기를 하지 않는 옆교실 2반 친구들이 창문으로 들여다 보며 쳐다보았다. 서둘러서 학교에 오느라고 아침밥을 제대로 못먹었을텐데 우리반 음식 냄새가 2반까지 솔솔 풍겨 군침이 넘어갔나 보다.

규성이는 2반 애들을 향해 맛있게 만든 김밥 꽁지를 들며 자랑을 하고 다녔다. 6학년씩이나 된 남자가 그렇게 철이 안 들어서야. 철든 내가 이해해야겠지?

우리 모둠이 만든 음식이에요.
▲ 우리가 만든 음식 우리 모둠이 만든 음식이에요.
ⓒ 문혜준

관련사진보기


사실 오늘 음식 만들기를 하면서 어제부터 설레고 긴장이 됐다. 내가 맡은 재료는 빼먹지 않았는지 두 번, 세 번 다시 확인했다. 음식만들기를 위해 집에서는 쓰기 않지만 예쁜 앞치마와 머리두건도 새로 샀다. 평상시보다 훨신 빨리 일어나서 학교를 가며 뭘 빼먹은 것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 했다. 숟가락은 챙겼는지, 그릇은 챙겼는지 설레였다.

난 실과시간을 통해 음식을 만들며, 우리를 위해 매일 매일 음식을 만드는 엄마와 급식실 아줌마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매일 힘들게 음식을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이 힘들게 만든 수고를 생각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릴 위해 항상 고생해주는 엄마, 급식실 아줌마~ 정말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문혜준 기자는 화순제일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



태그:#화순제일초등학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