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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대운하 백지화를 위해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도보순례단'이 지난 4월 1일 오전 부산 을숙도 낙동강 하구둑 앞에서 대운하 사업 철회를 촉구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한반도대운하 백지화를 위해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도보순례단'이 지난 4월 1일 오전 부산 을숙도 낙동강 하구둑 앞에서 대운하 사업 철회를 촉구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 유성호

 

자본의 노예들이 흰 소를 타고 거나하게

난개발을 노래하는 슬픈 짐승의 시간이 온다

산을 팔아 강을 팔아 들판을 팔아 폐허를 세워

더러운 매춘의 역사를 쓰려는 무리들에게 묻노니

천부적으로 타락을 모르는 걸레, 자본의 폭주족이여

요람에서 꿈을 꾸는 그 분들에게 물어나 보았는가

초록의 힘으로 강물의 힘으로 일월성신의 지극함으로

백년 후 천년 후 이 땅의 주인들 오고 계시는데

먼 제국의 옛 말발굽으로 치달리고 싶은 무리여

우리의 모태였던 미륵의 땅 저 산하가

콘크리트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유사의 행간을 따라가는 저 지순한 흐름

강은 굽이굽이 서러운 사람의 노래이었나니

오래 전전긍긍의 사람들에게 푸른 경전일 것이니

시원의 낙동강 칠백 리 궁궁을을 흐르게 하라

흘러 늘 이 땅의 장엄한 노래이게 하라

덧붙이는 글 | 이중기 시인은 1957년 경북 영천 출생. 1992년 시집 <식민지 농민>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숨어서 피는 꽃> <밥상 위의 안부> <다시 격문을 쓴다> 등.


#경부운하#이중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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