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타협으로는 안 된다. 1천만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기필코 운하를 막겠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결전의 승부수'를 띄웠다. 전국적인 반대여론을 한 곳에 모아 '이명박 운하' 철회를 위한 본격적인 압박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민행동'은 24일 오후 1시,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한반도운하 백지화 1천만 서명운동 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운하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광범위한 여론 결집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준하 환경연합 공동대표, 최열 환경재단 상임대표 등 30여명의 환경단체 회원들이 동참했다. 고진화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당선자 등 정치인들도 함께 했다.
'백지화' 신고 '운하 백지화' 서명 운동
기자회견 도중, 참가자들은 신발을 벗고, 학창 시절에나 신어봤음 직한 백색 실내화로 갈아 신었다. 실내화 앞 쪽에는 '운하 백지화'란 문구를 써놓았다.
"이 '백지화'를 신고 '운하 백지화'가 선언되는 그날까지 발이 닳도록 전국 각지를 누비며 국민들의 서명을 받겠다."
하얀 실내화를 신고 '운하 백지화'를 외친 이들은 즉시 펜을 들고, 가장 먼저 서명란에 잉크 칠을 했다.
서울로 수학여행을 와 청계광장을 찾은 창원 경원중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나 봄 직한 '실내화'를 신은 어른들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그러면서 구수한 사투리로 친구들과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눴다.
"운하, 저거 파면 안 된다 카더라. 왜 저거를 할라 카지?"
"중간·기말 다 낙제점 받았으면 이제 포기해야"
출범선언문 낭독에 나선 김정명신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지난 1919년 3월 1일 일제에 항거해 독립선언을 했던 것처럼, 개발독재에 항거하고 생명·평화·미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운하백지화 천만 서명운동을 선언한다"며 "이 서명운동이 이명박정부에게 운하에 대한 민심의 진의를 파악할 마지막 기회이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서명에 동참한 고진화 의원은 "이번 천만인 서명운동은 푸른 국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이제는 정부가 솔직하게 다 얘기하고 국민의 뜻을 받아들일 때"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서명이 국정의 혼탁함을 바로잡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희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은 "운하는 이미 백지화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운하 계획에 일침을 놓고, 우리 국민들이 함께 나아가는 길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빈다"며 대통령의 구체적인 운하 백지화 선언을 촉구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당선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다 봐서 낙제점수를 받았다면 이제는 끝내야 할 시점"이라며 "엉뚱한 여론을 형성하려고 예산낭비하지 말고, 운하 추진할 돈으로 학생들 등록금, 축산농가 등 서민경제에 힘을 보태라"고 꼬집었다.
길거리ㆍ포털ㆍ이메일 등 모든 수단 총동원할 예정
'국민행동'은 향후 광범위한 국민여론 결집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적극적인 서명운동에 나선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대전·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종교계·학계·노동계 등 각 부문별로도 적극적인 서명동참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 서명운동도 동시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집중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릴레이 이메일 서명운동 및 홍보 활동'도 함께 진행한다.
'국민행동' 이철재 조직국장은 "반대여론이 높아도 공식적인 백지화 선언 전까지는 단 한순간도 안심할 수 없다"며 "정치권의 타협이 아니라 1000만 국민들의 힘을 모아 이명박정부의 '운하백지화' 선언을 기필코 이끌어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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