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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례대표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있는 양정례 친박연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을 통해 건물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있는 양정례 친박연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을 통해 건물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제공

<오마이뉴스>가 양정례 친박연대 당선자를 서청원 대표 측근에게 소개한 이아무개씨의 육성 녹음파일을 입수한 것은 지난 21일이었다. 이 녹음파일에는 이씨와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자 등이 나눈 57분여 분량의 대화내용이 담겨 있다.

 

이씨의 육성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양정례 공천 의혹'의 중심에는 서청원 대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씨가 양 당선자의 모친인 김순애씨를 서 대표의 측근인 손아무개씨에게 소개했고, 서 대표가 양 당선자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권유한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난 것.

 

이씨는 "손씨가 '내가 서 대표 집에 들러서 사모님한테 김순애씨 얘기를 했다'고 했다"며 "서 대표가 들어오면 김순애를 한 번 조인(join)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주말께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한 서청원 대표를 소환해 공천헌금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양정례 측이 건넨 돈의 성격 드러나

 

또한 이씨의 육성 녹음파일에는 양 당선자 측이 친박연대에 건넨 돈의 성격이 나타난다. 이는 김순애씨가 이씨에게 "내가 얼마나 주면 될까"라고 묻고, 이에 이씨가 "20억원은 줘야 한다"고 답한 데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씨는 "맨 입으로 비례대표에 들어가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며 "(양정례 당선자가 친박연대에 납부한 특별당비) 1억100만원 가지고 비례대표 1번을 줬겠냐"고 '공천헌금 의혹'을 제기했다. 

 

양 당선자 측이 당에 건넨 돈에 대해 친박연대는 선거를 치르기 위한 차입금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돈은 결국 비례대표 1번 공천 대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이 '공천헌금'으로 얼룩졌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있다. 이씨와 대화를 나눈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자 A씨가 "(당내 인사인) S씨가 '비례대표 1번을 받으려면 10억원을 가져오고, 5번을 받으려면 5억원을 당장 가져오라'고 했다"며 "1원 한 장 안준 사람은 후순위에 갖다놨다"고 증언한 것. 

 

또한 이씨의 육성 녹음파일은 원래 김순애씨가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고 했지만, 김씨의 '과거사' 등으로 인해 공천을 거부당하자 딸(양정례)을 '대타'로 내세웠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씨도 "김순애씨가 출마하는 걸로 알고 (서 대표 쪽에) 소개해줬는데 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김씨를 아는 한 인사가 "정치를 하고 싶었던 양씨 모친의 욕심에 의해서 양씨가 국회의원이 됐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한편 김순애씨가 자유선진당에 아들의 비례대표 공천을 타진했다는 <오마이뉴스> 보도와 관련,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25일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에 충실하게 직능 대표 위주로 공천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씨와 A씨 등의 나눈 대화내용의 주요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비례대표 공천 중개한 이아무개씨>

 

(3월) 24일 오후 2시엔가 김순애한테 전화가 왔어. 난 김순애 딸이 비례대표로 갈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김순애가 (비례대표) 가려고 한 줄 알았다. (전화를 걸어온) 김순애가 "친박연대 비례대표에 대해 좀 아세요"라고 묻더라고. 나는 (친박연대에) 참가도 안하고 있는데. "내가 서청원 대표하고 직접 얘기 한번 해본다"고.

 

그러다 (서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아무개씨를 만났는데 서 대표를 만나러 동작구에 간다는 거야. 왜 거기 가냐고 하니까 출마 문제 때문이라고 그래. 그래서 김순애 얘기를 해준 거야. (나중에) 손씨가 "내가 서 대표 집에 들러서 사모님한테 (김순애) 얘기는 했다"고 하더라. 서 대표가 들어오면 김순애를 한번 조인(join)해보겠다는 거야. 그 날이 24일인가 그래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없었단 말이야.

 

그날 내가 잠을 자려고 하는데 밤 10시 8분엔가 손씨한테 전화가 왔어. "이 ○○님, 빨리 그 후보를 보내십시오". "어디로?" "서 대표 집으로." "알았다". 자기가 그 앞에서 기다리게 하겠다고 했다. (바로) 김순애한테 전화했지. "지금 동작으로 가시오." 그랬더니 깜짝 놀라는 거야. "왜 동작을 가냐"고. "(서 대표 쪽에서) 만나자고 하니까 가시오." (김순애가) "예"라고 대답을 했는데 영 시원치 않게 대답하는 거야.

 

그런데 출발했는지 확인하려고 전화하니까 김순애 전화가 끊어져 있는 거야. 손씨는 전화해서 "왜 빨리 안 오냐"고 하고, 환장하겠는 거야. 손씨가 "(서청원) 대표하고 약속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오지도 않고, 이렇게 나를 망신시키느냐"고 방방 떠. 나도 할 말이 없지. 나는 그걸로 끝난 거야. 그런데 손씨가 문자메시지를 그 쪽으로 보낸 거야. (다음날) 아침에 만나자 그렇게 된 거야.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김순애가 그리 갔어. 서 대표를 만났을 거야. 만나서 자기가 출마한다고 그러니까 서 대표가 난색을 표했다는 느낌이 들었어. (김순애가) 당 사무실 구경이나 한다고 낮에 왔어. 그때부터 자기 딸 얘기가 나오는 거야. 김순애가 출마하는 걸로 알고 (서 대표쪽에 소개)해줬는데 딸로 바뀐 거야. (자기 출마하는 것은) 없는 걸로 하고 당으로 왔대. 거기서 서 대표를 만났대. 집에서도 만나고 거기서도 만났는지는 모르겠어.

 

(김순애가 당에 방문했을 때) 거기서 딸 얘기가 나왔나 봐. (김순애가) 뭐가 좀 있으니까 그 쪽에서 포기했나 봐. 처음엔 김순애가 나오려고 했던 것 같아. 나중에 자기 딸을 당으로 데려갔나 봐. 서 대표가 양정례를 보더니 "네가 해라"고 했다는 거야. 나는 김순애를 추천했는데, 자기 딸이 하게 된 거야. (서 대표가 김순애 공천은) 노(no)라고 하니까 거기서 (양정례 공천) 얘기가 되기 시작한 거야.

 

비례대표 얘기를 했을 때 김순애가 "내가 얼마나 주면 될까" 그러더라고. 내가 "한 20억은 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근데 김순애가 자기는 돈이 없다면서 깎아야겠다고 하더라. 좌우지간 내가 알기엔 전체를 주지 않았어. 일부만 갖다주고 나중에 줬든 선거기간에 줬든 15억원 선이 아닌가 싶어. (한나라당 의원인) B씨가 발을 빼서 서 대표가 웬 떡이냐 하고 얼른 받아들인 거야.

 

나는 양정례가 결혼한지도 몰랐어. 근데 작년 10월에 결혼했다고 나오대. 나중에 비례대표 통과 후에 이력 하나 잘못 써서 당에서 시끄러워진 거야. 박사모 여성 회장이라고 써 가지고. 박사모 회장이 가만 있겠어? (당직자인) 김아무개가 '박사모 여성회장이라고 쓰자' 하니까 고개를 끄덕했나 봐. 그리고 그걸 인터넷에 올렸고, 이걸 박사모가 본 거야. '어떻게 양정례가 박사모 여성회장이냐' XX을 한 거야. 거기서 첫번째로 터진 거야.

 

내가 정광용 박사모 회장한테 물어 봤어. "너 박사모지? 너 박근혜 사랑하냐?" "당연하죠. " "근데 왜 그런 걸 따지냐? 당을 위한다면 봐줘야지 그거 가지고 시끄럽게 하면 되냐?" 정광용이 "허위기재하면 당선돼도 무효가 된다"고 했다. 선관위에 확인해보니 그거(박사모 여성회장 경력)는 삭제하고 들어갔더라고. 김아무개한테 물어보니 (선관위에는) 삭제하고 들어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다행이라고 했지.

 

내가 어떤 애를 키워줘야겠다고 생각해서 김순애한테 (양정례가 당선되면) 그 애를 5급 비서관으로 해달라고 했어. (비례대표 1번이 결정된 이후에) 그 애의 이력서를 내니까 김순애가 받지를 않아. 들은 척 만 척 해. "비례대표 1번 되면 선거기간 동안 돌아다녀야 할텐데 그거 수발하면 되지 않냐." 그런데 이미 자기 애들로 채웠어. 난 문제가 있구나 생각했지. 선거 끝나고 내가 김순애한테 이력서를 줬어. 검토해보라고. 그런데 김순애가 하는 얘기가 자기 사위하고 의논해봐야 한다는 거야. 그리고 끝나 버렸어.

 

김순애가 00 일대에 공장을 무지하게 많이 지었어. 김순애가 하는 공장이 계속 00 일대를 주름잡고 있었다고. 그런데도 그렇게 짜더라고. 내가 "비례대표 하려면 얼마나 들어간대요" 묻길래 "20억원은 써야 한다"고 했더니 "돈이 없어요"라고 해. 그런 말을 천재적으로 잘 해. 엊그제 일이 터지기 시작하니까 날 만나자고 해. "손아무개한테 밥이나 사면서 이것(양정례 공천파동)을 주저앉혀 달라." 손씨한테 그런 재주가 어딨어.

 

맨입으로 비례대표 들어가는 사람이 어디 있나? 검찰에서 나오라고 하면 갈 거야. 그러면 몇 사람 피곤해질 거야. (양정례가) 1억100만원만 줬겠어? 그거 가지고 비례대표(1번) 줬겠어? 물론 더 줬다는 근거도 없지만 (김순애가) 20억원은 비싸다며 깎아야 한다고 했으니까 15억원은 줬을 것이다. 검찰이 김순애 조사한다니까 누군가 피곤해지겠지.

 

그 전에, 내가 자유선진당 잘 아니까 김순애한테 전화해서 그랬다. "여자가 말이야 밤낮 츄리닝 입고 고생해서 돈 벌었으면 정치 한번 해봐라. 이번에 비례대표 한번 해." 한달 쯤 지나서 갑자기 이력서를 들고 나왔는데 아들 이력서를 들고 왔어. 아들이 있더라고. 38살인가? 00대 법대를 나왔는데 걔 이력서를 보니까 00시 공무원도 지내고 OO 회사를 처음 만들었어.

 

김순애가 "얼마 정도( 내야 하느냐)?"라고 물어서 "비례대표 4번을 받으려면 30억원은 내야 한다, 안되면 돌려준다고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서류 등을) 보내줬는데 시기가 늦은 거야. 선거 시작되기 전 얘기야. (내가 비례대표 공천을 부탁한 자유선진당의) C씨가 이력서를 (돌려)주면서 "늦었소"라고 하더라.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자 A씨>

 

양정례가 잘못 한 게 없다. 우리 당에 돈이 없는 게 사실이었다. (한나라당 의원인) B가 돈을 내기로 했는데 발을 빼버린 거야. S가 나를 불러서 '회장님 비례대표 1번 받으려면 지금 당장 10억원을 가져오십시오'라고 하는 거야. 이것은 누구한테 말하면 안돼. 내가 돈도 없고 10억이 너무 아까우니까 '5번 하면 어떠냐'고 했어. 근데 S가 "5번 하려면 5억원을 당장 가져오라"고 하는 거야. 3월 23일엔가 나한테 그랬어. 또 내가 '7번, 8번은 어떠냐'고 했더니 "다 2억, 3억 (내기로) 돼 있다"고 그래. (비례대표 공천하기 전까지) 1원 한 장 안 준 사람은 후순위에 갖다 놨다.


#양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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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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