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기자회견장에서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4,77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기자회견장에서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4,77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 권우성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명단 공개'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작곡가 '안익태', 무용가 '최승희', 가수 '반야월' 등 문화계 인사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의 질타가 심하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누리꾼은 작곡가 안익태가 친일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이 나라가 존재하고 있다고 증거를 제시할 만큼 세계적 지휘자였던 사람을 친일로 몰아 난도질을 하는구나"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친일문제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일본도 용서하는데…, 공과를 균형있게 봐야 할 것 같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와 같이 "나라에 공적이 많고, 국민화합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실제로 그들의 업적은 대단하고, 우리는 미래를 향해서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못한 것을 제대로 짚는 것조차 비난한다면 우리 사회가 스스로 자정능력을 포기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논란이 되는 몇몇 인사의 문제로 본질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은 경계해야 한다.

 

  아이가 잘못했다고 무조건 때리는 부모는 잘못된 부모다. 무조건 때리기보단 아이가 왜 잘못을 했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인지시키는 게 올바른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반민특위가 해체된 후 친일에 대한 원인을 꼼꼼히 따져보는 일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친일 명단 공개는 수치스러운 역사의 한 부분을 반세기만에 진단해본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야 우리 역사의 부끄러운 단면을 짚어보는 힘겨운 걸음마를 시작했다. 이런 시기에 진실은 가리고, 그들의 공적만을 논하며 국민화합이라는 명분 아래 본질을 호도한다면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식의 결과 지상주의만을 후손들에게 남기는 꼴이 될 것이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런 말을 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왜곡된 대한민국에서 역사의 진리와 상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친일명단공개#친일인명사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