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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X 채널의 '호텔에로티카' 한 장면, 아래 자막 한 줄로 청소년 안전장치가 될 지 의문이 든다.
FOX 채널의 '호텔에로티카' 한 장면, 아래 자막 한 줄로 청소년 안전장치가 될 지 의문이 든다. ⓒ FOX 채널 화면캡처


최근 케이블 채널들의 선정성이 날로 수위를 넘어서고 있어 우려된다. 어떤이는 케이블 방송을 보며 '벗기고, 훔쳐보고, 허탈한' 방송이라고 했다. 연예인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몰래 촬영하는 건 대수고, 남여 커플게임이나 재연 프로그램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만큼 그 선정성이 도가 지나치다가, 결국 마지막엔 허탈감만 남게 만드는 방송이라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케이블사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고는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거의 모든 채널들이 경쟁적으로 관음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갈까 염려스럽다. 

특히 남성전문 채널인 <FOX>에서 자정을 넘긴 시간부터 방영하는 성인영화 <호텔에로티카>는 그야말로 '포르노' 수준의 영상을 여과없이 내보낸다. 안방에서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노출과 남여의 성행위 장면 그리고 흐리게 처리는 했지만 실제 정사를 연상케 하는 성기의 클로즈업 화면 등.

물론 이것은 청소년 시청불가 방송이다. 그래서 화면 아래에 '본 프로그램은 19세 미만 시청불가이오니 청소년 여러분은 시청을 삼가해 주세요'라는 자막을 넣고 있다. 이 자막을 보는 청소년들 중 몇 명이나 경각심을 가지고 시청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할까. 이런 자막을 넣음으로써 자신들이 책임을 다 했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청소년이 안 봤으면 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안 볼 거라고 믿는 건지 궁금하다.

이 영화는 노출 수위 뿐만 아니라 내용 또한 서양인들의 자유분방한 성 인식에 기초한 불륜과 일회성 성관계가 대부분이다.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할 위험이 있다. 시간대 역시 새벽 한 시 정도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학원에서 늦게 돌아와 공부를 해야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오히려 부모들이 잠든 시간이라 더욱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한 번 빠져들면 계속 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되고, 새벽까지 이어지는 방송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는 다음날 학업에 지장이 될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큰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

청소년들 뿐 아니라 어린 초등학생들까지도 부모의 간섭을 피해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성인방송의 시간을 더 뒤로 늦추거나 아니면 성인인증과 같은 안전장치를 해 놓을 필요가 있다.

대구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성에 대한 어린이들의 왜곡된 인식을 우려하면서도 이에 대한 방어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성적인 호기심에 한창 민감한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어른들로서 어떤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중복게재없음



#케이블#FOX채널#성인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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