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었다. 그날은 이미 저만치 가버렸고 함께 흩날리던 뉴타운 공약(空約)들도 덩달아 사라져 버렸다. 미국 쇠고기 이야기로 도배된 한국은 지금 뉴타운 공약 문제를 잠시 뒤로 미루어놓은 상태다. 물론, 실제 추진 과정에서 언제든 다시 불거질 문제이긴 하지만.
총선을 치르고 한 달여가 지난 5월 초순. 씁쓸하다 못해 쓰라리기까지 한 뒷맛을 남기고 떠난 그날을 기억하게 하는 물건이 있었다. 짜고 또 짜면서도 4·9총선 광고가 실려있는지를 미처 보지 못했던 치약이었다. 날마다 꼭 볼 수밖에 없는 치약을 짜며 이제는 거의 사라진 4·9총선을 잠시 떠올렸다.
보수 결집과 진보 참패, 그리고 개혁 실종. 대개 이러한 흐름으로 이어지며 결과마저 그렇게 되어 버렸던 4·9총선. 우리는 지금 국민들 주머니는 물론 정신마저 짜먹으려는 듯한 새정부 정책 때문에 머리가 쥐가 날 정도다. 제 나라 국민에게서 무엇을 그리 짜내려는지 틈만 나면 '대형사고' 한 건씩 터뜨린다. 실제 사고가 나지 않기를 늘 바랄 뿐이다.
한미FTA와 미국 쇠고기 문제로 17대 국회가 마지막 용을 쓰고 있다. 명실상부한 보수 절대 우위에서 시작 될 18대 국회가 문을 열면 이 문제들은 어떻게 '처분'될까. 그 때가 되어도 이 문제는 계속 '도마 위 생선'마냥 언제 어떤 식으로 요리될지 모를 신세가 될 게다. 물론, 이 문제들이 그때까지 18대국회라는 도마 위에 남아있을지 모를 일이긴 하다.
18대 국회가 그리 멀지 않은 지금, 4·9총선 이야기 뒷북을 치게 만든 치약을 짜며 이런 생각을 한다.
'18대국회, 지금부터 꽉꽉 짜야겠구만. 제대로 된 정책 나올 때까지.' 그나저나 미국소고기 문제는 정말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한미FTA는. 가만, 아무래도 쥐 난 머리부터 짜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