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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올라온 연기 공지 게시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http://www.sisul.or.kr/)에 올라온 경기장 사용일정 변경 게시물. 이것도 누리꾼들이 직접 찾아낸 것이다.
갑작스레 올라온 연기 공지 게시물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http://www.sisul.or.kr/)에 올라온 경기장 사용일정 변경 게시물. 이것도 누리꾼들이 직접 찾아낸 것이다. ⓒ 이슬기
지난 4월 11일, 인터넷의 각종 흑인음악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뮤지션인 ‘스티비 원더’, ‘베이비 페이스’, ‘키샤 콜’, ‘나스’, ‘케이시엔조조’ 등이 방한해 5월 17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피스 포 코리아 라이브 2008’이라는 주제로 공연이 펼쳐진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공연의 주 기획사를 자처했던 ‘프로젝트 컴퍼니’의 홈페이지에 정식으로 공연 일정이 공표되고 <일간스포츠> 등 여러 매체에 공연 기사(<스티비원더·베이비페이스, 상암서 공연>)가 실리자 흑인음악팬들의 관심과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워낙 유명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인지라 정말 공연이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에 일말의 의구심어린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의 홈페이지에 경기장 사용 일정이 공개되자 누구도 공연성사를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4월 중순으로 예고되었던 티켓오픈은 점차 미뤄졌다. 그 와중에 프로젝트 컴퍼니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projectcompany.co.kr/)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홈페이지 자체가 닫히면서 홈페이지 호스팅 업체인 카페24 사이트가 연결됐다.
 
VIP티켓은 12만원, 일반티켓은 4~5만원 정도라는 구체적인 정보까지 인터넷상에 유포되었고, 공연계획에 맞춰 여러 준비를 해오고 있던 누리꾼들과 음악팬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공연 기획사인 ‘프로젝트컴퍼니’는 자신의 홈페이지 외에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이렇게 거대한 공연을 기획하는 진짜 주체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공연 추진 뒤에 거대한 모 종교단체가 있다는 설과 통일부가 스폰서를 하고 있다는 설 등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각종 ‘루머’들이 떠돌았다. 결국 프로젝트 컴퍼니의 홈페이지가 닫히고 시설공단에 공연 연기를 알리는 공지가 뜬 후에서야 음악팬들은 공연이 무기한 연기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공연연기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연기되었다는 사실 정도는 팬들에게 알려줄 수 있지 않았을까.
 
열악한 한국의 공연기획 수준과 예고된 파행
 
 공연연기 후 한 흑인음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 많은 누리꾼들이 갑작스런 연기에 분개하거나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연연기 후 한 흑인음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많은 누리꾼들이 갑작스런 연기에 분개하거나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 이슬기

돌아보면 2007년은 외관상 여러 팝스타 들의 내한공연으로 성황을 이루었다. 블루스의 거장 에릭 클랩튼부터 엔니오 모리꼬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린킨 파크, 비욘세, 뮤즈, 시아라, 블랙 아이드 피스, 올해 들어 셀린디온, 비요크, 마룬파이브 까지 많은 뮤지션들이 한국을 찾아 음악팬들이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풍성한 성과와는 다르게 공연기획과정에서의 구조적인 부실도 잠재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한탕주의를 가진 일부 기획사들의 무책임한 태도이다. 얇은 팬층, 그리고 열악한 공연 인프라에 더해 ‘대박’을 내고 빠지려는 기획사들의 태도가 티켓 값의 인상과 잦은 공연 무산을 낳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해 다녀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공연만 봐도 R석이 일본에서는 7만원이었지만 한국에서는 17만원이 넘었다. 참신한 공연기획보다는 ‘큰판’을 한 번 따내 이익을 내겠다는 기획사들간의 과열경쟁이 티켓 값의 상승을 부른다. 역설적으로 진짜 공연을 즐기고 싶어하는 음악팬들의 예매율을 떨어뜨리고 기획사는 이를 대규모 스폰서나 무대설비 비용을 줄임으로써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공연 질의 저하라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공연 연기 사태와 같은 파행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다양하고 질 높은 공연에 대해 목마른 음악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한단계 더 발전된 공연문화을 위해서 책임감 있는 공연기획사들의 태도가 절실한 현실이다.

 

"공연일정상 너무 촉박해서 공연 연기"

프로젝트 컴퍼니 전화 인터뷰

8일 프로젝트 컴퍼니 관계자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왜 공연이 연기됐는지 등의 이유를 들어봤다.

 

- 공연이 왜 갑자기 연기되었는가?

"공연일정상 너무 촉박해서 예매를 시작하기에 시간상 부족하였고 공연 참여 아티스트들과의 일정협의 때문에 공연이 연기되었다."

 

- 새로운 일정이 잡혀졌는가?

"현재 7월 19일로 공연 일정이 잡혔으며 거의 확정된 상태이다."

 

- 왜 공지도 없이 홈페이지가 예고 없이 닫혔는가?

"새로 연기된 일정에 맞춰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기 위해서 닫힌 거다. 일부러 닫는다거나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

 

- 행사 주최와 스폰서에 대해 루머가 많은데. 사실인가?

"담당자가 아니라 스폰서에 대해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항간의 소문대로 종교재단은 아니다."


#피스포코리아#내한공연#월드피스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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