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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작품의 소재나 주제를 자신과 관련된 내부세계 또는 외부세계의 특정한 현실들 중에서 자신의 감성과 교감지점에서 선택한다. 그러므로 예술작품의 최종 결과물은 작가와 동일시되고 작가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특히 시각예술에서는 그것이 좀 더 명료하게 드러난다. 그 중에서 사진가가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시각화 했을 때 그것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으로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작가 중에는 서양에서는 메이플 소프와 낸 골딘이 유명하고, 한국에서는 많은 사진가들 중에서 최광호 작가가 유명하다. 최광호 작가는 사진 자체가 삶이고 스스로가 사진인 작가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현실이 작가의 표현대상인데 그 중에서 가족은 최광호 사진세계의 핵심이다.

 “가족”
“가족” ⓒ 최광호


이번에 인사동 노암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작품들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중에서 가장 강렬하게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 가족들의 죽음에 관한 사진들이다. 작가는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장모님과 누님의 죽음을 사진가로서의 카메라로 기록하였다.

그리고 프린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극대화 시켜서 보여주기 위해 특수한 표현기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인화지를 현상하는 중에 살짝 빛을 쬐게 하여 색을 바래게 하였는데 그것이 효과적으로 의미 작용하여 관람객들의 감성을 깊이 자극한다. 빛바랜 인화지와 작품의 내용이 상호작용하여 내러티브를 강조한 결과이다.

 “가족”
“가족” ⓒ 최광호


전시작품들은 대부분 초대형 사이즈인데 작품의 내용과 보여주는 방식이 잘 어우러져서 주제를 좀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다른 시각예술에 비해서 지시적이고 사실적인데, 작가의 작품은 사진적인 표현방식과 사진의 사실적인 특성이 독특하게 의미 작용하여 최종 결과물에서 작가의 기가 느껴진다.

 “가족”
“가족” ⓒ 최광호


사진은 존재의 증명이자 부재의 증명이라고 기호학자 바르트가 이야기 하였는데 최광호의 작품이 그것을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프레임과 앵글의 선택도 자유롭다 못해 파격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서 작가의 그것과 표현대상의 의미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서 영상언어 그 자체가 되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은 작품의 내용과 표현방식이 작가 자체를 상징한다. 그래서 관람객들은 작품 한 장 한 장에서 작가 자체를 느끼게 될 것이다. 사진 자체가 삶이고 삶 자체가 사진인 작가의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2008년 5월 9일 ~ 5월 18일 노암갤러리



#최광호#사진전#노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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