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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에서 진행한 '여대생 리더십 캠프'
순천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에서 진행한 '여대생 리더십 캠프' ⓒ 최진아

서울 K대학 경영학과 졸업 예정인 이정민(가명·24)씨는 지원한 회사에 모두 떨어지고 결국 모 은행의 비정규직 직원으로 취직했다. 학점 4.0, 토익점수 850점, 해외 어학연수 1년. 누가 봐도 실력 있는 점수지만 취업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씨는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대학 시절 내내 학점과 토익점수에 매달렸다. 무조건 학점 높고 토익점수만 높으면 될 줄 알았다”며 답답한 가슴을 두드렸다.

대학 시절 내내 학점과 토익점수를 높이기 위해 밤 새워 노력해야 하는 요즘의 대학생들. 그러나 특히 여대생들에게 바늘구멍 취업문을 통과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취업이라는 벽을 통과했더라도 여성 취업자 중 70%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여대생 취업은 질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각 대학에서는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활 초기부터 졸업할 때까지 커리어를 관리해주고, 원하는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3년 여성부의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12개 학교에서 시범도입하며 시작된 여대생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이 6년이 지난 지금, ‘여대생커리어개발 표준모델’을 개발하는 등 더욱 체계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각 학교에서는 여학생과, 취업지원처에서도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6년째 사업을 운영 중인 아주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는 대학생활 초기부터 자기탐색과 직업탐색의 기회를 제공하여 조기에 직업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토대로 최종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학년 때에는 자기 적성을 알아가는 ▲자기탐색 워크숍 ▲적성검사 ▲취업특강 ▲소모임 지원사업 등을, 취업을 앞둔 고학년에게는 ▲원하는 직업의 선배님과 멘토링 ▲각종 인턴십 ▲면접·이력서 클리닉 등 실제 취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호남지역 여대생 커리어 개발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순천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도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여대생 취업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과정 ‘순천 콜센터’는 지역에 있어 취업 기회가 많지 않은 여대생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주는 과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광양만권 물류산업 중심지인 지역 특성에 맞춰 실제 현장의 실무교육을 제공하고, 외국인 기업체 취업을 위한 외국어 향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경희대 여학생과의 여대생 커리어 개발·연구도 관심을 모은다.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처럼 여성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학내에 있는 취업진로처와 연계해 ▲여학생 소모임 지원 ▲진로탐색 워크숍 ▲리더십 함양 프로그램 ▲정치 리더십 캠프 등 다양한 여대생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김미경 연구원은 “여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최대 관심사는 바로 ‘취업·진로’이다. 학생들이 정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순천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효선(일어일문학·04학번)씨는 “취업준비에 막연한 부담감만 가지고 있었는데 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아직 취업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을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로 발걸음을 옮겨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고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고 권했다.

 아주대 여대생들이 모의 면접 클리닉을 받고 있다.
아주대 여대생들이 모의 면접 클리닉을 받고 있다. ⓒ 최진아

김혜선 아주대학교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장
"개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 필요"
여성부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지원사업’을 시작한 2003년부터 올해까지 6년째 아주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혜선 센터장.
공대 중심으로 여학생의 비율이 30%밖에 되지 않는 아주대에서 여학생의 커리어 개발·연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그를 찾아가 여대생 취업의 현실을 들어보았다.

-아주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가 6년이 되었다. 처음 유치했을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처음에는 남녀공학이라 여대생들끼리만 따로 모아놓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따라서 참여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에는 많은 여대생들이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알고 있고, 호응도와 참여도도 많이 높아졌다.”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의 사업은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
“한마디로 말하자면 ‘맞춤형’이다. 여대생들 개개인의 특성이 다르고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의 특징에 맞게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올해의 사업계획과 앞으로의 방향은?
“여대생들이 성인지적 관점에서 향후 커리어 계획을 세우고, 이에 기초하여 주체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젠더의식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제까지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을 무작위로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여대생들의 ‘니즈’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이다.”

-아직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여대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전공 공부와 영어 공부만으로는 커리어를 개발하기에 2% 부족하다. 우리 여학생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다양한 참여를 해봤으면 좋겠다. 지금 많은 대학에서는 각종 맞춤형 취업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앞에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참여해봐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대생#취업#리더십#여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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