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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청문회에 참석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대한 고시  연기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청문회에 참석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대한 고시 연기 방침을 밝히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새로운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이번 고시에 대한 334건의 의견을 검토하고, 미국에서 조사중인 국내 검역단 등이 돌아오는 시간 등을 볼때 (15일 정부 고시보다) 일주일에서 10일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계속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전 청문회 자리에서도 "물리적으로 15일(정부 고시 발표는)은 어렵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쇠고기 협상타결에 따라 마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을 담은 고시는 오는 25일까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정부는 쇠고기 협상이 결국 졸속적이고, 부실협상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또 검역 주권과 국민 건강권을 포기했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적 여론도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따라서 향후 미국과의 재협상과 이를 통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여부가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정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7~10일 연기

 

 최성 통합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미국 농림부가 정의한 광우병 위험물질(SRM)이 이번 쇠고기 협정으로 안전물질로 둔갑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성 통합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미국 농림부가 정의한 광우병 위험물질(SRM)이 이번 쇠고기 협정으로 안전물질로 둔갑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4일 국회 한미FTA 청문회에 참석해, 당초 예정된 1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계속된 청문회에서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 불신이나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면서 "15일 예정된 정부고시를 연기하는 등 혼란을 수습할 대책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고시와 관련해 현재 334건의 의견이 접수됐으며, 이를 면밀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미국에 가 있는 검역단이 25일 돌아오며, 이에 대한 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함께 국내 검역 절차 과정도 면밀히 스크린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일주일에서 1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진 의원이 다시 "그렇다면 일주일에서 10일정도 정부 고시를 연기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에 열린 청문회 자리에서도 "물리적으로 15일은 어려울것 같다"면서 "(고시 연기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연기 기간은 말하지 않았다.

 

청와대 등 여당도 고시 연기로 방향 전환... 국민 여론 부담

 

정부는 그동안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쪽에서 주장한 '고시 연기'에 대해 "예정대로 고시한다는 방침은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 불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게다가 미국 동물성 사료금지조치에 대한 관보 오역 파문 등 정부의 치명적 실수가 계속 드러나면서 정부의 입지는 더욱 흔들렸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장관 고시 연기를 검토하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한미FTA 청문회에서도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등이 연기 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14일 오전 한나라당 지도부쪽에서도 국민 여론 수렴 등의 이유를 들어 장관 고시 연장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고, 청와대쪽도 고시 연기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부 고시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한 의견이 300건이 넘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고시 연기를 기정사실화 했다. 청와대도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장관 고시 일정 연기 등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청문회에 참석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청문회에 참석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사실상 졸속, 부실협상을 인정... 미국과 재협상 여부 관심

 

하지만 이같은 고시 연기 결정으로 정부는 대외협상력의 실추와 함께 정부 스스로 이번 쇠고기 협상이 잘못된 협상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농림부와 외교 통상라인 등 정부쪽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검역 과정에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재협상 여부가 새로운 관심으로 떠올랐다.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는 "정부의 고시연기 결정은 일단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지 국민적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 아닌 미국과 실질적인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내놓은 10일 고시 연장도 국민적 불안과 의혹을 해소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10일 정도 고시를 연장하기로 했지만, 이 시간만 가지고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달이든, 두달이든 좀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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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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