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 박물관 학술대회
한국 박물관 학술대회 ⓒ 오명숙

한국 박물관 100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박물관과 국가 경쟁력 그리고 신 정부의 박물관 정책에 대해 담론하여 제언해 보는 기회를 삼고자 하는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사)한국박물관협회(회장 배기동)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학회를 비롯한 11개 단체가 주관하였다.

 

공동학술대회와 주제 학술대회로 구분  

 

이 행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리는 학술대회로 공동학술회의와 주제 학술회의로 구분하여 진행되고 있다. 16일 진행된 행사들은 오전에는 한국 학예연구원회에서 연 '각종 박물관 미술관 학예업무의 현황과 개선방향'과 삼육대 뮤지엄& 조형콘텐츠 연구소에서 연 '박물관에서의 전문인력 활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열렸다.

 

오후에는 전국과학관 협회의 '과학관 운영과 전통과학기술 연구'를 주제로 펼쳐졌다. 한국전시디자인학회의 '한국전시 디자인의역사와 미래지향적 발전방향'과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의 '전시와 건축-중소규모 박물관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들 각 학회의 박물관에 대한 관심은 전년에 비해 꽤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짧은 학회들이지만 그 열의가 발표자나 토론자들에게서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 뿐 아니라 박물관 관련 학과들이 있는 대학들에서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박물관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속속 만들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시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다른 어떤 주제보다 높았다.

 

각 학회의 정체성 형성 과정

 

이들 학회들의 발표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은 각 학회의 정체성 형성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이다. 자신들이 속한 단체의 성격에 걸맞은 고민들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한국박물관학술대회는 일단 작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각 학회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각기 다른 분야에서 박물관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시각의 다각화와 다양한 박물관에 대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대부분 학회의 주제들은 국가경쟁력과 문화산업에 쏠려 있었다. 박물관의 발전은 곧 박물관의 이용자여야 하고, 그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여 박물관의 이용도를 높일 것이며 그것은 곧 생산과 직결되는 문화산업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점이 내실보다는 외향에 치우친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한편으론 박물관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풀어 놓고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런 학술대회는 의미있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한 논의 부족

 

다만, 이런 박물관관련 학회들의 활동에서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박물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의 구체적인 수집과 관찰 결과에 대한 평가들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웠다.  

 

'전시디자인의 역사와 미래 지향적 발전방향'에 대한 논문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시디자인의 하드웨어적 측면만 다루고 있는 경향이 보인다.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전시 전개 및 관람객의 반응들에 대해 다룬 논문들을 보기 어려웠다.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의 '전시와 건축- 중소규모 박물관의 미래' 에서도 전시의 역사 및 전시공간에 대한 연구들은 있으나 그것의 반응과 평가에 대해서는 미약하게 다루고 있었다.

 

현실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현행 박미법 

 

그나마 좀 깊이있고 현실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제안을 한 논문들은 '박물관에서의 전문인력 활용을 통한 경쟁력 강화' 라고 볼수 있다. 이들 논문에서는 현재 박물관학과 관련된 대학의 강의 커리큘럼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행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공립박물관의 전문인력 활용방안에 대해 실무자로서 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에 대해 현 박물관미술관진흥법에 근거하여 준학예사제도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지정토론자의 결석으로 발표자의 의견을 토론하는 과정이 뭉뚱그려지고 말았다.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 학술대회가 되기를

 

이번 학술대회의 전체그림은 대체적으로 보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황파악,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미래지향적 개선방향은 무엇인가에 맞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관람자가 있다.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그것은 곧 우리의 미래이자 현실의 문제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현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그대로 반영한 학술대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좀 천천히 가더라고 제대로 밟아가는 과정으로서 학술대회가 되기를 바란다.


#박물관학술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