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50여 차례나 수상
광주 광산구(구청장 전갑길)가 한국능률협회가 주는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경영대상(이하 GS경영대상)'을 받아 화제다. 지방자치단체가 일반 기업을 물리치고 대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능률협회는 매년 ISO 등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테마별 경영기반을 구축하고, 성과지표 관리를 통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 및 단체에게 GS경영대상을 주고 있다. 시상 분야는 사회책임경영, 품질경영, 정보화경영, 기술경영, 안전경영, 상품 및 서비스 등 총 6개 부문이다.
이 상은 기업과 단체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라는 점 때문에 내로라하는 기업과 지자체들이 해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8년도 역시 많은 기업과 지자체가 경쟁했는데 광산구가 지자체로는 유일하게 품질경영 분야에서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특히 광산구는 '어메이징 클린시스템'이라는 친환경 음식폐기물시스템 구축사업으로 UN행정네트워크(UNPAN)가 주관하는 '2008 유엔공공행정상' 최종심사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광산구는 광주에서는 특이하게 주거지역·농촌지역·산업단지 등이 혼합된 자치구다. 이 때문에 각기 민원이 서로 상충돼 변화와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매우 어려운 지역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도시행정과 농촌행정이 맞물려 이해관계 조정에도 어려움이 많았던 지역이다.
이런 광산구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부터. 광주광역시의원을 내리 3선을 기록하고 국회의원까지 지냈던 전갑길 구청장이 새로 취임하면서부터다.
40대의 젊은 청장은 전국 최초로 '행정불만 정보제공 보상제'를 조례로 만들고, 연중무휴 민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행정혁신을 단행했다. 또 조직을 팀제와 본부장제로 개편해서 혁신성과를 창출한 공무원에겐 인사특전을 줬다.
20일 오후 5시 <오마이뉴스>와 만난 전 청장은 "그동안 임기 1년 10개월 동안 50여 차례 상을 받았는데 모두 행정 혁신과 변화를 성과있게 추진해서 받은 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래도 이번에 받은 GS경영대상이 의미 있는 것은 일반 사기업과 겨뤄 대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대정신에 맞는 공직자 상을 만드는 것이 혁신운동”
전 청장은 "변해야 산다는 시대정신과 시대상황에 맞는 공직자 상을 만드는 것이 변화주도· 혁신운동"이라며 "주민들께서 일보고 돌아가면서 '공무원이 많이 변했다'고 말씀하실 때 상탄 것보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전 청장은 "공무원들은 변화를 위한 교육효과도 빠르지만 그만큼 변화와 혁신도 두려워하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직자들의 변화를 위한 작은 실천은 최소한 90%의 행정혁신으로 이어져 성과를 남긴다"고 광산구의 사례를 소개했다.
"연초에 공무원들에게 자신이 올해 하고자 하는 일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는 기관이나 사람을 찾아가 배우고 와서 발표를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소속 부서별로 열심히 배우고 와서 발표를 하고난 뒤 그냥 벤치마킹만 하지 않습니다. 배워온 것을 보완해서 업그레이드를 해서 최고 가치를 창출해내거든요. 그것이 변화와 혁신의 출발입니다."
전 청장은 "공직자들과 주민이 함께 변해야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며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를 만드는 혁신운동을 함께 하자"고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그는 "주민들의 관심이 없으면 공무원과 행정의 변화속도는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민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예전엔 대문 앞에 버스 지나가게 해달라는 민원을 했어요. 살다보니 얼마나 불편합니까. 위험하고, 시끄럽고, 공해나고…. 예전 민원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이해관계 중심이었습니다. 지금은 폭넓은 행정서비스를 요구해야 합니다. ‘내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약 200m는 걸어갈테니 도로는 그곳에 놔라’ 이렇게 요구하는 것이 질 높은 민원입니다."
전 청장은 "저같이 일 욕심 많은 사람 만나서 힘들 것"이라고 공무원을 위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려운 혁신운동을 묵묵히 실천하고 성과를 창출해서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혁신은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해야 할 일들이기 때문에 지속성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래야 공무원들이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한 젊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도전과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이룬 값진 혁신의 성과. 광주 광산구의 '혁신'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지속될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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