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시면 별로 걱정하지 않으실 거예요."
"법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배심원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겁니다."
이것은 내가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을 네 차례 방청한 후, 그 방청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다.
국민참여재판 함께 방청하기 신청접수 중
참여연대가 5월말부터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참여연대와 함께 국민참여재판 방청하기' 행사를 진행한다. 참여연대가 '함께 방청하기' 신청을 받고 있는 재판은 5월 27일 서울서부지법과 29일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국민참여재판 2건이다.
5월 27일(화요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국민참여재판은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다. 이 재판은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29일(목요일) 인천 남구 학익동에 있는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국민참여재판은 강도상해 혐의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다. 인천지법 차원에서는 두 번째 국민참여재판이다.
이 두 재판은 각각 오후 2시, 오전 11시부터 일반 시민에게도 방청이 허용될 예정이다. 배심원 후보자 중에서 그날 재판의 배심원을 뽑는 ‘배심원 선정절차’는 비공개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이 재판을 함께 방청하려는 시민들에게 배심원안내서를 비롯해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알기쉽게 정리한 책자 등을 제공하고, 법원관계자와의 만남과 방청소감을 나누는 대화마당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혼자서 법원까지 가기가 부담스러운 시민들이 '참여연대와 함께 방청하기'에 참여하면, 국민참여재판을 좀더 편하게 방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건지, 배심원석에 앉은 나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일반 시민들도 판사, 검사, 변호사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방청을 통한 간접 경험이 가져올 효과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났다. 애초 예상보다 국민참여재판 방식으로 열린 재판의 숫자가 적어 아쉬움이 적지 않은 상태고, 배심원들의 결정에 검사측이 불만을 내비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제도 정착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제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적응인데, 이 부분도 그다지 여의치 않다. 통상 방청이 허용되는 시간부터 계산하더라도 국민참여재판의 중요한 부분을 다 보려면, 대여섯 시간 이상은 법정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 2월 참여연대가 대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의 일정을 대법원 홈페이지 등에 소개해줄 것을 요청했고 대법원도 3월부터 대법원 웹사이트를 통해 어느 법원에서 언제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배심원의 역할을 할 일반 시민들의 참여는 국민참여재판 방청석을 둘러보았을 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현재까지 배심원 출석통지서를 받은 시민들의 출석률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재판방청에 쏟아붓기가 싶지 않다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법원의 재판을 방청해 본 경험이 없는 시민이 홀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하러 가기 어색해하는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국민참여재판을 직접 방청한다면, 참여재판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를 쉽게 풀 수 있고,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배심원으로 출석받을 것을 연락받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두려움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27일과 29일 열리는 두 재판 이외에도 그 이후 재판일정이 정해지는 수도권의 다른 국민참여재판을 함께 방청할 시민들의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방청신청은 참여연대로 전화하거나(02-723-0666) 참여연대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최근 대법원에서 집계한 1/4분기 동안 열린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5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결과에서는 "재판을 모두 이해했다"고 답한 배심원이 16명(32%), "대부분 이해했다"고 답한 배심원이 26명(52%), "절반 정도 이해했다"고 답한 배심원이 8명(16%),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고 답한 배심원이 0명이라고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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