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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절제의 산물 경매 등을 통해 싸게 구입한 물건이지만 이제는 쓸모없이 방안에 방치되어 있어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쇼핑중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텐데...
무절제의 산물경매 등을 통해 싸게 구입한 물건이지만 이제는 쓸모없이 방안에 방치되어 있어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쇼핑중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텐데... ⓒ 김동이

또 내질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아니 '무의식적으로 눌렀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나을 듯싶다.

10대들은 이를 두고 '지름신'(소비를 부채질하는 권능을 가진 신이라는 뜻을 지닌 인터넷 유행어, 동사 '지르다'의 명사형 '지름'과 '신'의 합성어다)이 내렸다고 표현한다.

잠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손은 이미 컴퓨터 마우스 위에서 마치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화살표는 어느덧 '결제하기' 버튼 위에 올려져 있다. 이어 자동적으로 버튼은 눌러지고 신용카드 결제를 알리는 창이 내가 비밀번호 누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사들인 물건만 해도 원룸인 내 방안을 장식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베란다에 방치되고 있는 물건도 있다. 낭비인 걸 알면서도, 별로 나한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듯싶다. 그나마 TV 홈쇼핑에는 아직까지 중독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몇 번이고 다짐했건만…

지난달 거래내역 그나마 3건밖에 없다. 조금씩 줄고 있긴 하지만 더 줄여야 하는데...
지난달 거래내역그나마 3건밖에 없다. 조금씩 줄고 있긴 하지만 더 줄여야 하는데... ⓒ 김동이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방안을 둘러보았다. 언뜻 보아도 인터넷 쇼핑을 통해 산 물건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일일이 나열한다면 지면이 모자라기에 현재 방치되어 있는 물건 몇 가지만 말해보자면 다이어트 한다고 샀던 ○○슬라이드, S라인슬랜더를 비롯해 경매에 낙찰돼 싸게 샀다고 좋아했던 천체망원경 등이 있다.

자꾸만 쌓여가는 물건들을 보며 마음속으로는 '다시는 지르지 말자!'라며 수없이 다짐해 보지만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 우연히라도 접속하기만 하면 마치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쇼핑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결제창이 열리고 자동으로 결재를 하게 되고 물건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며 중간중간에 '배송 추적'도 확인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참 자연스러워 생각하고 후회할 겨를도 없다. 아무래도 이것이 내가 자꾸 물건을 사들이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얼마 전에 본 한 TV 프로그램(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일요일 일요일밤의 한 코너였던 '경제야 놀자!'로 기억된다)이 생각난다. 진행자가 베란다에 잔뜩 쌓여있는 상자를 보고 '뭐냐고' 질문하자 출연한 탤런트가 다음과 같이 자신의 홈쇼핑 중독 일화를 소개해 폭소를 자아냈다.

"TV를 보다보면 어느 순간 내 손에는 리모콘이 쥐어져 있고,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다보면 어느 순간 한 채널에 머물러 있다. 바로 홈쇼핑 채널이다. 홈쇼핑 광고를 한참 지켜보다 보면 거기에 빠져들어 어느새 내 손에는 전화기가 들려져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곳에 전화를 걸고 있다. 그렇게 해서 사들인 게 베란다에 가득하고 그 중에서는 아직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도 수두룩하다."

이를 지켜 본 시청자들은 한편으로는 재미있어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공감하는 바가 많았을 것이다.

'지름신'에서 벗어나기 위한 나만의 대책

그렇다면 '지름신'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한 결과 나름대로 몇 가지 대책을 찾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대책보다 실천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첫째는 인터넷 사용시간을 최소화하여 쇼핑 사이트 접속을 줄이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인터넷 사용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다 보면 눈에 띄는 쇼핑광고를 그냥 지나쳐야 하는데 어디 사람 마음이 쉽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나? 결국 인터넷 쇼핑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터넷 사용시간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일 아닌가.

두번째는 물건 구입 버튼을 눌렀다 하더라도 결재할 수 없도록 신용카드를 없애는 거다. 물론 신용카드가 없으면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쇼핑 중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과감하게 없애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신용카드를 없애서 현금으로 사지 않으면 안되도록 조치해 놓으면 물건을 사기 위해 은행에 가서 직접 입금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워서라도 안 사지 않을까?

세번째는 무엇보다도 쇼핑을 덜 하고 물품 구매를 줄이겠다는 내 의지가 중요하다. 인터넷 쇼핑을 줄이고 신용카드를 없애는 것도 내 의지가 없으면 안되는 일 아닌가. 아이(eye)쇼핑에 만족하지 않고 그냥 내지르려는 버릇(?)을 꼭 고치도록 노력해서 불필요한 가계비 낭비를 줄여야겠다. 

쇼핑중독 부작용의 하나는 완충제, 박스 등 쓰레기 문제

처치곤란 쓰레기 물품박스가 베란다에 쌓여있다.(왼쪽) 치워야 할텐데 자꾸 잊어버린다. 오른쪽은 완충제의 하나로 아이들이 손으로 터트리며 재미있게 갖고 놀지만 이 또한 비닐로 되어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처치곤란 쓰레기물품박스가 베란다에 쌓여있다.(왼쪽) 치워야 할텐데 자꾸 잊어버린다. 오른쪽은 완충제의 하나로 아이들이 손으로 터트리며 재미있게 갖고 놀지만 이 또한 비닐로 되어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 김동이

지금까지 쇼핑중독과 이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쇼핑중독으로 인해 생기는 또 한가지 부작용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무절제하게 사들이는 물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다.

업체는 고객들이 주문한 물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물품 주변을 스티로폼이나 공기방울 비닐 등의 완충제로 둘러싸고, 이를 다시 테이프로 단단히 봉하고 난 뒤 박스에 넣어 배달한다. 물품 하나 배달하는 데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는 것이다.

이를 치우는 일도 골칫거리다. 한 번은 지금의 원룸으로 거처를 옮긴 뒤 침대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적이 있었다. 크기가 다른 제품에 비해 커서 박스도 컸다. 이 때문에 비닐포장지 등 쓰레기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그래서 침대를 설치하기 위해 온 택배 기사에게 박스를 가져가면 안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그런 건 취급하지 않아요"라며 쌀쌀맞게 대답하는 게 아닌가. 순간 물건 받고 좋았던 기분이 한순간에 언짢아졌다.

'가져갈 수 없다면 기분 좋게나 얘기해 줄 것이지.'

쇼핑중독! 이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은 지금까지 얘기한 바와 같이 가계비에도 부담을 주지만 쓰레기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다.

덧붙이는 글 | '<쇼핑 중독> 응모글'



#쇼핑중독#지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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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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