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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목조건물 중에 제일 오래된 집이 안동에 있다고?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을 한자리에서 4개를 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에 위치한 '봉정사'

국보 제15호인 극락전, 보물 제55인 대웅전, 보물 제 448호인 화엄강당, 보물 제449호인 고금당, 만세루, 무량해회, 삼성각 및 삼층석탑과 부속암자로 영산암과 지조암 중암이 있다. 특히, 고려태조와 공민왕께서 다녀가기도한 아름다운 사찰이다.

신라의 삼국통일 직후인 682년에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전해지는데 창건설화가 아주 재미있다. 영주 부석사에 자리잡은 의상이 종이로 봉황을 만드어 도력으로 날려보내니 이 종이 봉황이 앉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절을 지어 '봉정사'라고 이름하였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의상이 기도를 드리려고 이 산에 오르자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히고 청마(靑馬)가 길을 인도하여 이 자리에 다다르게 했으므로 산을 천등산이라 하였고 청마가 앉은 곳에 절을 지어 '봉정사'라고 했다는 얘기도 전한다. 그러나 극락전의 상량문 기록에 따르면 봉정사는 의상의 제자인 능인이 창건했다고 하니 신이한 이야기에 의상의 명성을 덧붙인 것인지도 모른다.

버스를 타고 주차장에서 내려 조금 경사진 길을 따라 오르면 우거진 나무 숲을 지나 아늑한 봉정사가 나온다. 한 길 높이로 치솟은 참나무 숲이 참으로 싱그러운 기운을 자아낸다.새로 세운 일주문을 넘어서면 해묵은 참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우거져 있다.

ⓒ 문기웅

본격적인 봉정사를 둘러보기 전에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봉정사 소개를 대략 10분쯤 듣고 발길을 옮겼다. 화려한 치장을 하지 않고 간결한 형태의 입구에서 부터 사찰은 마음닦음과 신앙의 공간으로서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봉정사의 입구는 만세루가 있다. 대찰의 구조였다면 천왕문, 금강문, 불이문의 구조를 갖고 있겠지만 봉정사는 바로 만세루가 있다. 만세루의 기능적 역할은 강당의 기능을 하며 현재는 법고를 놓아서 종각의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중심인 대웅전을 보기위해서 낮은 자세로 들어오게한다.

ⓒ 문기웅

보물 제 55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탱화로도 유명하다. 2007년 3월 문화재청은 봉정사 대웅전을 해체 수리하던 중, '1428년에 미륵 하생도를 그렸다'란 기록과 '1435년 대웅전을 중창했다'는 묵서명을 발견함으로서 봉정사 후불벽화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오래된 벽화임을 공식 확인하였다고 한다.

대웅전 앞에는 탑이나 조형물이 없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좁은 마당 공간에서 탑을 배치하였다면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마당에서 여백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찰이란 마음 비움을 위한 장소이기에  텅빈 앞마당에서 느껴지는 정서적인 기능은 그러한 역할을 수행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기웅

대웅전 옆에는 국보 제 15호인 극락전이 있다. 현존 목조 건출물로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대웅전과 극락전은 위치상으로 거의 같은 위치에 옆으로 나란히 있는 것을 알수 있는데 한절에 중심이 둘 있는 배치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극락전은 보물 제 448호인 화엄강당과 보물 제 449호인 고금당을 양 옆에 거느리며 아담한 마당을 누리고 있고 대웅전은 화엄강당과 승방인 무량해회를 양쪽에 거느리고 앞에 만세루거닐고 있다.


잠깐 발길을 옮겨 영산암을 보러 갈려는 찰나 극락전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조그마한 불상에 눈이 갔다. 이 불상은 안동군 월곡면 미질리에서 발굴된 것으로 그 곳에 있던 안정사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본래는 연화좌대에 안치된 석불상인데 안정사 주지가 방에 안치하면서 금분을 칠해 원형이 다소 손상되었다고 한다. 그 뒤 안동댐 건설로 안정사가 폐사되면서 1973년부터 봉정사에 보관되고 있다.

신체에 비해 작은 불두에는 나선형 머리카락과 큼직한 살상투가 표현되었고 당당하고 둥근 어깨에서 느껴지는 양감에 비해 가슴은 대체로 편평하며, 결가부좌를 튼 하반신을 높게 표현하여 안정감이 느껴진다.

봉정사 석조여래 좌상 극락전과 대웅전 사이에 위치한 석조여래 좌상
봉정사 석조여래 좌상극락전과 대웅전 사이에 위치한 석조여래 좌상 ⓒ 문기웅

봉정사에서 마지막으로 간 곳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과 '동승'의 촬영장소로 잘 알려진 영산암이었다. 영산암은 봉정사 대웅전 맞은편에 위치한 만세루와 마찬가지로 '우화루'라고 쓰여진 편액이 쓰인 누각을 거쳐 사찰에 들어가게 되는데 오래된 암자의 자취가 옛날 그대로 남아 있어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불교의 맥을 느낄 수 있다.

영산암은 봉정사 동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부속암자로 5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물이 전체적으로 '口'자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폐쇄적인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지형의 높이를 이용해 여려 층의 마당으로 구성해 놓은 점과 건물을 누마루로 처리한 기법 등세서 폐쇄적인 느낌이 들지않도록 한 배려가 돋보인다.

ⓒ 문기웅

영산암을 마지막으로 나의 봉정사 여행기는 끝이 났다. 시간에 쫓겨서 그랬을까 아님 내 마음이 너무 바빠서 그랬을까? 뭔가를 되새겨 볼 겨를도 없이 후다닥 올라갔던 길을 똑같이 밟고  내려왔다. 모든 여행은 목적지보단 그 여정이 아름다운것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천등산 봉정사(天燈山 鳳停寺) - 안동, 답사여행의 길잡이 - 한국 문화 유산 답사회를 참고 했습니다.



#봉정사#문기웅#극락전#대웅전#영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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