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축제의 달.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각 대학 총여학생회가 마련한 성인지적 축제 프로그램. 축제의 의미가 점점 퇴색돼 가는 요즘 의미 있는 행사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15일 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가 주관한 ‘2회 여성페스티벌’은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은 행사. 남성과 여성의 고정된 성역할과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성차별을 타파하자는 의미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게시물과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발칙한 동화나라’에서는 ‘선녀와 나무꾼’ ‘신데렐라’에서 보이는 고정화된 성역할과 외모지상주의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패러디 해 호응을 얻었다. ‘차별 깨부수기’는 남성과 여성이 각자 가지고 있는 차별을 깨부순다는 의미로 개최한 펀치 날리기 행사.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까지 얻었다는 것이 참가한 학생들의 반응이다.
행사에 참여한 김보람(컴퓨터공학06)씨는 “축제 기간에 남성과 여성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칫하면 축제 기간에 더 심해질 수 있는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느낄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박은영 경희대 총여학생회장은 “웃고 즐기다가 끝날 수 있는 축제기간에 남성과 여성의 고정된 성역할과 외모지상주의의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학우들이 가지고 있던 성역할의 개념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생각을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양대 총여학생회에서도 축제를 맞이하여 의미 있는 행사를 열었다. 21일 여학생휴게실에서 열린 ‘남학우 과일 깎기 대회’가 그것. 여학생 휴게실은 평소에 여학우들만 이용이 가능한 곳이지만 축제기간을 맞아 특별히 남학우들에게 개방된 것.
이영현 한양대 총여학생회장은 “고정된 성역할로 인해 집안일은 여성의 일로 되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워 남학우들이 실제 집안일을 체험해 보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사에 참여한 강지훈(정보경영공학02)씨는 “과일을 처음 깎아 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집에 가서도 가사를 많이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먹고 즐기는 축제뿐만 아니라 양성평등의식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는 축제가 더 많은 대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