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6월 1일자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통령 지지도는 19.7%까지 폭락했다. 대통령 지지도가 20%를 깬 것은 IMF환란을 일으킨 김영삼 정권의 말기를 빼곤 전무후무한 일이다. 정치학자들은 20%대의 지지율을 국정운영 불능상태로 규정한다. 그런데 20% 벽마저도 깼다는 것은 파국을 의미한다.
미친소협정 파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
촛불시위대가 청와대로 진격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진압이 과격해지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쇠고기 협정 파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시기다. 대통령은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1) 국민의 요구를 6.4 보궐선거 직후, 전격적으로 수용한다. 조기수용의 결단을 내릴 경우 국민의 시위는 일단 명분을 잃게 될 것이고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이다. 그러나 촛불시위가 단순한 미친소 반대가 아닌 정권의 총체적인 실정에 대한 비판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대운하 강경돌파 방침을 정부가 밝힌 이상, 머지않아 다시 격한 충돌이 예상된다.
(2) 6.4 선거 직전, 부분적인 인적쇄신을 발표하고 상황을 호도한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촛불 구입비용의 배후만 찾으려는 정권인지라 이 길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국민이 용납지 않을 것이다. 공권력을 총동원한 폭압에 대한 국민의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결국 6월 중순을 넘기지 못하고 대통령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다.
국가경제 파탄, 대통령 하야만이 유일한 해법
그러나 때늦은 ‘항복’은 국민의 반발만 강화시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는 한 사태는 종결되지 않을 것이다. 격렬한 충돌이 여름 내내 장기화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이 버티면 버틸수록, 국민의 정신적 육체적인 피해는 물론, 극도로 열악한 국제경제 환경 속에 국가적 손실은 막대해져, 제2의 IMF환란에 필적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어떤 시기를 선택하든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이미 불가능하다. 식물정권이다. 스스로 ‘하야’를 결단하는 길만이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임을 깨닫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를 더 버틸지 모르나, 그의 치세는 ‘100일 천하’로 사실상 끝이 났다. 이제 국민의 뜻을 모아, ‘포스트 이명박 비상시국체제’를 정비하고 국가경제의 파탄을 막을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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