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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 그 지역 거주민 가운데는 네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그들은 짐꾼, 대장장이, 금 세공 등등 관련되지 않은 직종이 없었다 ..  <티벳전사>(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 그물코, 2004) 186쪽

 

“그 지역(地域) 거주민(居住民)”은 “그곳에 사는 사람”으로 다듬고, “금 세공(細工) 등등(等等)”은 “금을 깎는 사람을 비롯하여”나 “금을 다루는 사람을 비롯하여”로 다듬습니다. ‘직종(職種)’은 ‘일’로 손질합니다.

 

 ┌ 압도적(壓倒的) : 보다 뛰어난 힘이나 재주로 남을 눌러 꼼짝 못하게 하는

 │   - 압도적 승리 / 압도적 우위를 점하다 /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다 /

 │     압도적인 지지를 얻다 / 압도적으로 승리하다

 ├ 압도(壓倒)

 │ (1) 눌러서 넘어뜨림

 │ (2) 보다 뛰어난 힘이나 재주로 남을 눌러 꼼짝 못하게 함

 │

 ├ 네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대단히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거의 모두였는데

 └ …

 

다른 어느 나라 사람보다 네팔사람이 많았다면, “네팔사람이 대단히 많다”는 소리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은 숫자가 얼마 안 되면, “네팔사람이 거의 모두였다”고 해도 됩니다.

 

 ┌ 압도적 승리 → 엄청나게 이김 / 어마어마하게 이김

 ├ 압도적 우위를 점하다 →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다

 ├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다 → 몹시 크게 영향을 끼치다

 └ 압도적인 지지를 얻다 → 거의 모두가 따르도록 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압도하는 승리”나 “압도하는 우위”라든지 “압도하는 지지”처럼 적을 수 있는데, 이렇게 ‘-하는’을 넣는 분은 얼마 안 보입니다. 거의 모두 ‘-적’을 붙이곤 합니다.

 

우리 말에 ‘-적’붙이 말 앞에서 꼼짝을 못한달까요. 옴쭉달싹 못하도록 내리눌려 있달까요. 제구실을 잃고 제몫을 못 찾으며 제모습을 잃는달까요.

 

ㄴ. 압도적으로 많지만

 

.. 현대 일본에서는 핵가족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집안은 이런 작은 생활 집단만은 아니다 ..  <일본인의 집단(나카마) 의식>(요네야마 도시나오/김필동 옮김,소화, 1997) 22쪽

 

“핵가족(核家族)으로 생활(生活)하는 사람들”은 “단출하게 사는 사람들”이나 “작은 식구를 꾸리는 사람들”로 풀어 봅니다. 보기글 끝에도 ‘작은 생활 집단’이라고 보이니, ‘작은-’을 잘 살리면 됩니다. “현대(現代) 일본”은 그대로 둘 수도 있고, “요즘 일본”이나 “오늘날 일본”으로 풀어 주어도 됩니다.

 

 ┌ 압도적으로 많지만

 │

 │→ 훨씬 많지만

 │→ 참말 많지만

 │→ 더더욱 많지만

 └ …

 

꾸미는 말로 쓰인 ‘압도적’이군요. ‘압도할 만큼’ 많다, 그러니까 ‘힘으로 꾹꾹 내리누를’ 만큼 많다는 소리입니다. 다른 무엇하고는 견줄 수 없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이” 많다든지, “말할 수 없이” 많다고 하든지, “다른 무엇보다” 많다고 해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대단히-무척-아주-엄청나게-너무너무’ 많다든지 ‘훨씬-참말-참말로-더더욱’ 많다는 셈입니다.

 

ㄷ. 서양 학문이 압도적

 

.. 그 당시 히토쓰바시 대학의 분위기는 서양 학문이 압도적이었습니다 ..  <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마스다 지로/이영세 옮김, 백산서당, 1994) 71쪽

 

“그 당시(當時)”는 ‘그때’로 손보고, “대학의 분위기”는 “대학 분위기”로 손봅니다.

 

 ┌ 서양 학문이 압도적이었습니다

 │

 │→ 서양 학문 판이었습니다

 │→ 서양 학문이 물결쳤습니다

 │→ 서양 학문이 넘쳐났습니다

 │→ 서양 학문이 큰 줄기였습니다

 └ …

 

보기글에서는 “서양 학문이 (일본 학문을) 압도했습니다”로 적어 볼 수 있습니다. “서양 학문에 (동양 학문이) 눌려 있었습니다”로 적어도 됩니다. 일본이나 동양 학문이 서양 학문에 눌리거나 밀려 있었다고 한다면, “모두들 서양 학문만 하려고 했습니다”나 “사람들은 서양 학문에만 빠져 있었습니다”로 풀어내어도 어울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 나들이를 하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적#우리말#우리 말#적的#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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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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