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최最- 1 : 최인기 상품
― 한겨레쇼핑 : 최인기 상품 (best product shop)
요새는 신문사도 물건팔기를 합니다. 더 나은 기사를 일구어 내는 일에 마음을 못 쏟고, 더 많은 돈을 버는 데에 눈길을 돌립니다. 알차게 엮어낸 기사만으로는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들립니다만, 누구 앞에 내놓아도 부끄러움이 없도록 알차게 기사를 엮어냈는 데에도 사람들이 고개를 돌렸는지 늘 되뇌이고 되짚어야지 싶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알차게 엮어낸 기사를 못 알아보더라도 꾸준하게 다시 엮고 또 엮으며 애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믿음을 쌓아올려야지 싶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사람이 깨닫지 않으니까요. 한꺼번에 세상 모든 일이 올바르게 풀려나가지도 않고요.
┌ 최(最)- :‘가장, 제일’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 - 최고위 / 최우수 / 최전방 / 최첨단
├ 최인기 : x
│
├ 최인기 상품
│→ 최고 인기 상품
│→ 가장 인기 있는 상품
└ …
다른 어느 신문보다 ‘우리 말을 생각하고 아끼고 살린다’고 내세우기도 하는 신문사에서 물건팔기를 하면서 ‘최인기’ 상품을 이야기합니다. ‘최인기’라는 사람이 상품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터이고, ‘최인기’라는 말도 국어사전에는 없습니다.
무엇을 가리킬까요. 무엇을 가리키고 싶어서 ‘최인기’라는 말을 끌어들였는가요.
가만히 헤아려 보건대, “최인기 ‘상품’”이라고 적은 만큼, “최고 인기 상품”을 말하고 싶지 않았으랴 싶습니다.
┌ 최고 인기 상품
├ 가장 잘 팔리는 상품
├ 가장 잘나가는 상품
├ 가장 사랑받는 상품
└ …
물건팔기에 마음을 빼앗긴 신문사는, 한동안 ‘우리 말을 사랑한다’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신문사 인터넷방에 마련한 물건팔기 게시판을 살피면, ‘best product shop’이라는 말도 적어 놓고 있습니다.
뭐, 이렇게 적어 주었기 때문에 ‘최인기’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어렴풋이 헤아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좀 무섭군요. 아니, 슬프군요. 아니, 너털웃음이 나옵니다.
ㄴ. 최우등생, 최열등생
.. 최우등생인 요시노 씨조차 조금씩 이해하지 못하는 대목이 있다고 한다. 그럼 나 같은 최열등생은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 <다카노 마사오-마음의 조국, 한국>(범우사,2002) 86쪽
‘이해(理解)하지’는 ‘알아듣지’로 손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을 ‘모르는’으로 손봐도 됩니다.
┌ 최우등생(最優等生) : 가장 뛰어난 우등생
├ 최열등생 : x
├ 열등생(劣等生) : 성적이 낮아서 보통 수준에 못 미치는 학생
│ - 열등생으로서 지녀야 했던 고교 시절의 제복
│
├ 최우등생인 요시노 씨
│→ 가장 뛰어난 학생인 요시노 씨
│→ 가장 성적이 좋은 요시노 씨
│→ 가장 똑똑한 요시노 씨
└ …
‘가장 最’라는 한자를 앞에 붙였으니, ‘최우등생’은 “가장 우등생”일 테고, ‘최열등생’은 “가장 열등생”일 터입니다. ‘우등생’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 곧 “똑똑한 학생”을 가리킵니다. ‘열등생’은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 곧 “어리숙한 학생”을 가리킵니다.
┌ 나 같은 최열등생
│
│→ 나 같은 가장 못난 학생
│→ 나같이 가장 성적 나쁜 학생
│→ 나같이 가장 어리숙한 학생
└ …
한자말 ‘우등생’과 ‘열등생’을 쓰는 일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낱말을 그대로 둘 자리에서는 그대로 두되, 안 써도 될 만한 자리에서는 걸러내면 어떨까 싶어요. “똑똑한 학생”으로 적으면 ‘最’가 아닌 ‘가장’이 앞에 붙습니다. “어리숙한 학생”으로 적어도 ‘最’가 아닌 ‘가장’이 앞에 붙어요. 한자로 지은 낱말을 뒤에 놓을 때 붙는 ‘最’입니다. 토박이말로 된 낱말을 뒤에 놓을 때 붙는 ‘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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