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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인가 금계국 꽃이 도로변과 산자락에 간간이 꽃을 피우더니 어느새인가 산자락을 황금색으로 물들여버렸다. 옹기종기 피어있는 금계국 꽃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고정시켜 발목을 잡고, 그 진한 꽃향기를 발산해 꽃 속으로 유혹하여 향기에 취하게 만든다. 금계국 꽃에 혼을 빼앗긴 관광객들은 그 향기를 맡느라 정신이 없고, 꽃 속에 묻혀 사진을 찍느라 정신들이 없다. 저마다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닫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핀 선재도의 금계국 꽃을 찾아 식구들과 함께 산자락을 올라갔다. 비가 온 후이기도 하고 풀이 돋아나 있는 산길에 혹시 뱀이 나올지도 몰라 아내와 꼬맹이들에게 장화를 신게 하고 긴 장대를 들고 풀을 헤치며 올라갔다.

산길입구 금계국꽃 만나러 가는 길
▲ 산길입구 금계국꽃 만나러 가는 길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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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걸으며 진한 흙내음과 꽃 향기에 잠시 마음을 빼았겨 봅니다.
▲ 산길을 걸으며 진한 흙내음과 꽃 향기에 잠시 마음을 빼았겨 봅니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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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산길에서 느끼는 진한 흙 내음과 야생화 꽃 향기가 정신을 맑게 해준다. 한참을 서있다가 다시 금계국 꽃을 향하여 출발했다.

달팽이 사철나무 잎에서 쉬고 있는 달팽이!
▲ 달팽이 사철나무 잎에서 쉬고 있는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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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꼬맹이들이 집에서 키운다고 달팽이 잡아달라고 아우성이다. 꽃구경하고 내려오다가 잡아준다고 달래서 마음을 돌려놓고 다시 출발!

뱀딸기 빨간색의 강한 유혹!  뱀딸기
▲ 뱀딸기 빨간색의 강한 유혹! 뱀딸기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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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오르다보니 눈길을 끄는 열매가 있다. 뱀딸기다. 녹색의 풀 속에서 빨간색으로 강하게 유혹을 한다. 하지만 뱀딸기 주변에는 뱀이 많다고 하고, 이름이 뱀딸기다 보니 가까이 가기에는 좀 부담이 된다. 딸기 전체에서 풍기는 강렬함은 많은 동물들을 유혹하도고 남을 듯하다.

선재대교 산위에서 바라본 선재대교의 모습
▲ 선재대교 산위에서 바라본 선재대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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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오락가락 내리는 비와 평일이어서인지 오가는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동네가 조용하다.

금계국꽃 오늘의 주인공 금계국꽃 입니다.
▲ 금계국꽃 오늘의 주인공 금계국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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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金鷄菊-Golden_Wave)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관상용으로 화단에 재배를 많이 하는 꽃이며, 생명력이 강하여 꽃피기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잘 자란다. 요즘은 공원을 꾸밀 때도 단골로 사용되며, 각종 꽃 행사에도 빠지지 않는 꽃이 되어버렸다. 또한 척박한 휴면지 등에 꽃씨를 뿌려놓으면 별 관리 없이도 잘 자라 개화기에는 사람들에게 많은 귀여움을 받기도 하는 꽃이다.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은 금계국 꽃 군락지여서 잡풀들 속에 자리를 같이 하고 있다. 진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여러 해 동안 꽃을 피우면서 바람에 씨앗을 날려 산자락에 터를 잡은 것 같다.

우리 가족이 찾은 산자락은 주민들 아니면 오르는 산길을 몰라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야 하고 다른 곳에 핀 금계국 꽃을 찾아 가야 한다. 그날 우리 가족은 산길을 오르는 수고를 한 덕택에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마음껏 꽃과 함께 즐기며 쉴 수 있었다.

금계국꽃 산자락이 금계국꽃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 금계국꽃 산자락이 금계국꽃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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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가람 열매 멍가람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 있네요^^*
▲ 멍가람 열매 멍가람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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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 꽃 주변에는 볼거리가 또 있다. 그 중 하나인 멍가람 나무의 열매가 탐스럽게 열매를 맺고 6월의 숲을 살찌게 하고 있다. 멍가람 열매 또한 어린 시절에 많이 따먹었던 열매다. 지금 먹어도 되지만 좀 더 있으면 빨갛게 익는다. 그때가 멍가람 열매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멍가람 나무 열매는 대한민국의 산 어느 곳을 가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열매이기에 지역적으로 그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다. 서울, 경기도 지방에서는 '청미래'라고 불리며, 충청도에서는 '멍가람', 경상도지방은 '망개', 호남지방은 '명감나무' 또는 '맹감', 황해도에서는 '멍개나무'라 불린다.

야생화 이름모를 야생화 입니다. 이름 좀 가르쳐 주세요^^*
▲ 야생화 이름모를 야생화 입니다. 이름 좀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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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가람 나무 밑쪽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있다. 꽃의 이름을 찾기 위해서 한국의 야생화를 다 검색해 보았지만 비슷한 꽃은 많았으나 정확한 꽃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엉겅퀴 꽃 끈재기 나무라고 들어 보셨는지요?
▲ 엉겅퀴 꽃 끈재기 나무라고 들어 보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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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꽃 금계국 꽃들 틈 속에서 간간이 고개를 내민 엉겅퀴 꽃은 나름대로 진분홍의 미를 표현하고 있다. 그 모습이 밉지는 않다. 사진을 편집하고 있는데 어머님이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시다가 엉겅퀴 꽃 사진을 보고 어머님이 한 마디 하신다. 

"끈재기 꽃! 나 어릴 적에 꽃을 떼서 껌처럼 씹어 먹었는데…."
"꽃을 씹는다는 말은 처음 듣는데요?"
"활짝 핀 꽃을 따서 씹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 부분을 손톱으로 긁어 떼서 뭉쳐서 껌처럼 씹었어."(참고, 위 사진 중 꽃이 피지 않은 봉오리를 말함)
"맛이 어때요?"
"하도 오래 전 일이라 맛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 씁쓸했던 거 같다. 다들 그거 따서 껌처럼 씹으니까 나도 씹었던 거지."

돌아오는 길 가족과 함께한 시간 너무 즐거웠습니다.
▲ 돌아오는 길 가족과 함께한 시간 너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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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높지 않은 동네 산을 오르면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숲의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야생의 상태에서 스스로 꽃을 피우고 꽃밭을 만든 금계국 꽃 속을 좋아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다.

또한 아직 피지 않은 꽃 봉우리가 무척 많은 것을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금계국 꽃은 산자락을 황금색으로 물들여 그 화려함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진다.

6월의 산은 곳곳에서 생기가 넘치고, 숲을 살찌우고 있다.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냄새 맡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고, 보는 것만으로도 생기가 넘치는 산길을 걷는 여유를 추천해 보고 싶다.

금계국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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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선재도#뱀딸기#산길#금계국꽃#멍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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