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포들은 촛불집회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교포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지난 9일 박성효 대전시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에 대해 시민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을반대하는 대전시민대책회의는 10일 성명을 통해 "150만 대전시민의 시장이기를 포기한 박성효 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결정은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최소한의 검역주권마저 포기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이번 박 시장의 발언은 150만 대전시민의 수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매일 저녁 대전역광장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촛불문화제를 함께 하고 있다"며 "이는 그 수많은 시민들을 모욕하는 발언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박 시장에게 "들불처럼 번지는 촛불문화제가 순수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써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임을 의심한다면 대전역으로 나와 현장을 확인할 요구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끝으로 "박성효 대전 시장은 관련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하면서 "아울러 대전 시장으로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경청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 시장은 "촛불집회 비판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1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해 "일부 언론의 보도는 교포들이 쇠고기 문제를 걱정하는 분위기를 전달한 게 와전된 것"이라며 "미국을 옹호하고 촛불집회를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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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장 "미국 사람들이 못된 것 팔지 않는다">에 'sky'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단 누리꾼은 자신을 미국교포라고 소개하면서 "박성효 대전시장이 미국을 왔다 갔는지도 알 수 없다"면서 "미국에서 누구를 만나고 이야기 했는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교포들은 이번 이명박 외교에 대해 수치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이어 "진정한 여론을 들어보지도 않고 함부로 교포들의 의견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