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통일' 보도가 일부 신문 음해라고?
통일교육원장으로 내정된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홈페이지(www.khhong.com)에 올린 '본인에 대한 일부 언론의 비이성적 흥분과 음해'란 제목의 해명문에서 흡수통일을 주장했다는 <한겨레> 등의 보도에 대해 다음처럼 반박했다.
"본인이 흡수통일을 주장했다고 하나, 어느 포럼에서 '북한 붕괴 시 중국 개입 가능성이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서 나온 언급으로 추정된다."
자신은 흡수통일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중국 개입 가능성이 있을 때에 국한해 이 문제를 상정했다는 해명이다. 그는 이를 근거로 <한겨레> 보도 등을 '비이성적 흥분과 음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런 홍 소장의 해명과 달리 그는 지난해 7월 <조선일보> '시론'에서 흡수통일론을 펼쳤다. 홍 소장은 이 신문 2007년 7월 7일치, '한나라당의 자유·우파 정체성 상실'이란 시론에서 "영국의 대처 수상은 수년 전 '북한 정권은 지구상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정권'이라고 갈파했다"라면서 다음처럼 강조했다.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일의 건강 악화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반세기 이상 지속된 폭정이 과연 종말을 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민국으로서는 폭정의 붕괴를 기다려 자유민주의 틀 속에서 통일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즉, 북한 붕괴를 기다린 뒤 흡수통일을 하자고 주창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홍 소장은 같은 글에서 이 당시 한나라당의 대북유화책을 놓고도 "좌파색채의 시도"라고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소장은 10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며칠 뒤에나 전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어 반론을 들을 수 없었다.
독도문제 해결은 남북공조 대신 미국 힘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홍 소장은 2006년 4월 21일치 <동아일보>에 쓴 '한일 독도 위기, 미 중재 활용해야'란 제목의 기고에서 남북공조 대신 '미국 개입론'을 주장했다.
홍 소장은 이 글에서 "북한은 대남 전략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전제한 뒤 "다른 문제는 제쳐둔 채 독도 문제에 대해서만 연합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며 남북공조에 반대했다.
이어 그는 독도문제 해결 방식으로 "미국의 중재를 활용하는 편이 현명할 것 같다"라면서 그 이유로 다음 두 가지를 들었다.
"미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영토적 야심은 없다. 미국은 또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국과 혈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전교조 "교사-학생 대상 통일교육원 연수 불참"
이와 같은 인식을 보이고 있는 홍 소장이 통일교육원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교원단체가 '연수 보이콧 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나섰다.
박태동 전교조 통일위원장은 "반통일적 인물인 홍 소장이 통일교육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이 기관에서 하는 교육은 평화통일연수가 아니라 흡수통일연수"라면서 "앞으로 이 기관에서 진행하는 학생, 교사 대상 모든 연수와 교육활동에 불참하자는 운동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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