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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숨은’ ‘내면적’ 의미

 

.. 우리가 구하는 것은 그 형태가 아니다. 형태 속에 숨은 내면적 의미인 것이다 ..  《사진―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115쪽

 

 ‘형태(形態)’라는 말을 꼭 써야 한다면 써야겠지만, ‘모습’이나 ‘겉모습’으로 손보면 한결 낫습니다. “의미(意味)인 것이다”는 “뜻이다”로 손봅니다. ‘구(求)하는’은 ‘찾는’이나 ‘바라는’이나 ‘얻으려 하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 내면적(內面的)

 │  (1) 내부에 관한

 │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정신적인

 │   - 내면적 문제 / 내면적 성찰 / 내면적 깊이

 │

 ├ 형태 속에 숨은 내면적 의미

 │→ 형태에 깃든 속뜻

 │→ 형태에 담긴 속뜻

 │→ 형태에 가려진 속뜻

 │→ 형태 속에 있는 뜻

 └ …

 

 ‘내면’이란 ‘속에 있는 면’, 그러니까 속에 있어서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을 가리킵니다. ‘숨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모습, 그러니까 안 보이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보기글을 쓰신 분으로서는 무언가 깊이있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서, 좀더 생각을 하고 골똘히 살피며 글을 썼구나 싶어요. 그러나 너무 말에 매인 나머지, 한결 수월하게 나눌 수 있는 말을 비비꼬이게 하고 말았습니다.

 

 ┌ 형태에 숨은 의미

 └ 형태에 깃든 뜻

 

 ‘형태’이든 ‘의미’이든 그대로 두면서 “형태에 숨은 의미”처럼 적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 속에 숨은 뜻

 └ 속뜻

 

 한 마디로 ‘속뜻’으로 적어도 돼요. 이리하여, 보기글 앞쪽과 이어서 통째로 다듬으면, “우리가 찾는 것은 겉모습이 아니다. 속모습이다”처럼 새롭게 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겉모습이 아니라 속모습, 속뜻을 찾으려 한다”처럼 손봐도 좋습니다.

 

 

ㄴ. ‘지나’ 버린 ‘과거’의 일

 

.. 철탑 농성은 저희들에게 이미 지나 버린 과거의 일이 아니에요 ..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28쪽

 

 “과거의 일”에 토씨 ‘-의’가 끼어드는군요. ‘지난날’이라는 낱말을 썼어도 “지난날의 일”처럼 적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때에는 “지난 일”처럼 적었으리라 보는데, 어쩌면 “지난 일”처럼 안 적고 “지난날의 일”처럼 적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   - 과거의 습관 / 나는 과거에 교사 생활을 한 적이 있다

 │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   - 과거를 속이다 / 과거에 매이다

 │

 ├ 이미 지나 버린 과거의 일

 │→ 이미 지나 버린 일

 │→ 이미 지나 버린 옛일

 │→ 옛일

 │→ 옛날이야기

 └ …

 

 한자말 ‘過去’는 “이미 지나간 때”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보기글에 나온 “이미 지나 버린”은 ‘과거’를 우리 말로 풀어 적은 말이고, “이미 지나 버린 과거의 일”이라 한다면, “과거의 과거의 일”처럼 적은 셈입니다. 겹치기로 쓴 둘 가운데 하나를 덜어야겠지요. 저는 ‘과거의’를 덜어 주겠습니다.

 

 ┌ 옛일 / 지난일

 └ 옛날이야기 / 지난이야기

 

 아예 ‘지난일’을 한 낱말로 삼으면 어떨까요. ‘옛일’이나 ‘옛날이야기’로도 적을 수 있는 한편, ‘지난-’을 앞가지로 삼는 ‘지난일-지난삶-지난사람-지난때-지난적’ 같은 새 낱말을 지어 보아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겹말#우리말#우리 말#중복표현#겹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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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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