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 고 ‘효순 미선’ 6주기 행사와 광우병 소고기 반대 촛불 문화가 열리고 있는 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 길을 걷다가 스치는 사람들을 보면 뭐가 그리도 바쁜지 여유가 없다. 서로들 냉랭한 모습으로 어떤 사람이 지나갔는지 조차 모르며 지나친다.
그런데 그곳에 가면 모두가 형제요, 이웃사촌이며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는 명소가 되어버린 곳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한번쯤은 참석해보고 싶은 곳 화합의장 만남의장 시청 앞 광장이다.
광우병 소고기 반대를 위해 모이는 사람들,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먹을거리를 보장받기위해 매일 밤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지만 공감대는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자리를 펴는 곳이 보금자리요 곁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이웃사촌이다.
거리에서 그냥 지나쳤을 사람들이지만 신문지를 돗자리 삼아 앉으면 그곳이 토론의 장이되어 답답한 속마음을 서로 털어 놓는다. 그리고 같은 마음을 실어 커다란 함성으로 함께 외친다. 동요 되어가는 모습들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처럼 친근감이 묻어난다.
촛불집회에 특별한 약속이 있는 날 2~3번 빼고는 매일 참석했다는 부천에 사는 이 모 씨(50세) 요즈음 촛불 집회처럼 비폭력 평화적 시위를 보기 드물다며 시위 문화가 대단한 발전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명박산성이 쌓아졌던 날도 참석했단다.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명박산성을 넘을 것인지에 대해 강경파와 온건파와의 난상토론을 지켜보며 집회문화가 대단한 발전을 했다며 강경파보다는 온건파의 승리를 보면서 평화적인 시위 문화가 분명히 광우병 수입도 막아낼 것이라는 다짐을 보여 주기도 했다.
정릉에서 이번이 4번째로 참석했다는 손 모씨는(46세) 전날 밤 광우병 소고기 100분 토론을 2시까지 시청하고 너무나도 화가 나서 다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단다. 우리 같은 일반 시민들은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이곳밖에 없다며 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 집에만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나오게 되었단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지만 요즈음 시험 기간이라 함께 할 수 없었다며 가족들의 응원과 함께 광장에 나왔단다. 덧붙이는 말이 손 씨는 중앙일보를 구독하고 있는데 정지하고 싶지만 얼마동안 무료로 구독했던 서비스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1년 동안은 의무적으로 구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끊을 수도 없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동작구 사당동에서 왔다는 붕어빵같이 닮은 형제가 있다. 동생이 묻는다. “형 2MB가 뭐야? 형이 대답한다. 2메가바이트밖에 안 된다는 뜻이야“ 동생도 알아 들었다는듯이 아! 그렇구나 하며 웃는다. 컴퓨터를 많이 접하는 아이들이라서인지 금방 이해를 하는 것 같다.
둘이서만 앉아있어서 둘이서 왔냐고 물으니 부모님과 함께 왔단다. 거리행진이 시작되자 광화문을 향해 거리행진을 하시는 할아버지의 손에 든' 국민 심판 이명박'이라는 피킷이 눈에 들어온다.
주위를 살펴보면 고사리 같은 아이들손에도 촛불이 타오른다. 누가 이 아이들 손에 촛불을 들게 만들었을까? 고사리 손에는 촛불이, 머리에는 뿔이 났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달라고 잔뜩 화가 났다.
아직도 전면재협상은 안된다며 문을 걸어 잠가버린 이명박 정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정부이며 누구를 위한 대통령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어린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매일 밤 광장에 나와 외치는 국민들의 소리를 귀를 열고들을 수 있는 현명한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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