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이버경찰청(순직경찰추모방) 유가족들을 위한 국가와 사회적 지원은 물론 그들이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이버경찰청(순직경찰추모방)유가족들을 위한 국가와 사회적 지원은 물론 그들이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 박승일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지난 6·25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조국을 위해 싸우다 순직한 이들부터 가까이는 서해교전에서 숨져간 국군장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화재현장에서 인명구조를 하다 숨져간 소방관들과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다 순직한 해양 구조대는 물론 지난 5일 오후 부산의 한 옥상에서 투신자살 소동을 벌이던 20대 남성을 설득 작업하며 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한 경찰특공대 전성우 경사도 있었다.

 

최근 5년 동안의 경찰관 순직자가 연 평균 22명에 이르고 공상자는 1197명에 달하고 있다. 순직자들은 범인 피격을 비롯해 과로와 교통사고 인명구조는 물론 안전사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공상자의 경우는 특히나 범인피격이 많았다. 지난 2005년에는 266명이었던 공상자가 2006년에는 354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382명으로 더욱이나 그 숫자가 늘어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우리 주변에서는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호국용사들과 순직 유공자들의 유자녀와 젊은 미망인은 물론 아들딸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사는 부모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이버경찰청(www.police.go.kr) 내에 마련된 '순직경찰추모관'에는 현재 188명의 순직경찰관들의 사이버 추모비와 함께 헌화를 할 수 있는 추모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 가운데도 지난 2004년 범인피격으로 순직한 김상래 경사의 추모방에는 1100여 편의 추모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순직한 김상래 경사의 아내는 매달 수회씩 그의 추모관에 들려 남편에게 살아생전 못 다했던 이야기와 남겨진 자녀들과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게재하고 있는데, 그녀가 쓴 글은 추모관을 찾은 많은 추모객들의 눈시울을 적시며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그의 아내는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도이아빠…….당신 딸 잘 키울게……. 우리 딸 예쁘게 잘 키울게 당신이나 나 해줄 수 없는 게 많겠지만 우리 딸 똑똑하니까 이해할거야 그치, 당신이 많이 도와주리라 믿고……"라는 다짐의 글을 남겼다.

 

"출근하고나면……. 엄마 냄새난다며 벗어놓은 티셔츠 들고 코끝에비비면서 다니고……. 낮잠이라도 자면 목에 감고, 껴안고 그러고 잔다니까……. 나도 그랬는데 당신티셔츠 기억나? 나는 아저씨 스타일이라 버리자고 하고 당신은 편하다며 끝내 고집하던 그 셔츠……"라며 지금의 딸이 자신이 남편에게 했던 행동을 똑같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그는 또 "도이아빠…….당신 안 바쁘면 꿈에 한번만 왔다 가면 안 될까…….너무 보고 싶어서…….당신 얼굴 한번만 보면 일년은 잘 살 수 있을 거 같은데…….그러면 힘이 날거 같은데…….아니면 나 삐질지도 모르는데…….도이아빠 알지. 꼭! 그럼 기다린다……"라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얘기했다.

 

다음은 그녀의 허락을 얻어 순직경찰관추모방에 쓴 글을 그대로 옮긴다. 그녀의 글은 사이버경찰청 '순직경찰추모방'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우리걱정 조금만 해요"

도이아빠..

그저께 꿈에서 당신 만났었잖아...

걱정스럽게 쳐다보더니... 나 무지 속상하게

했는데...

당신 정말 내 걱정하느라 편히 쉬지도 못하는가봐...

그저께 좀 안좋은일이 있었거든...

아마도 그것때매 걱정돼서 그랬었나...

 

그래도 화내건 삐져있건간에... 당신 만나서 너무 좋더라

당신 얼굴 보니까..

나는 꿈에서라도 당신 만나면 깨어서라도 행복하다...

근데... 시간이 갈수록 더 지치냐...

당신생각하면 못할것도 없는데....

그저께는 조금 안좋은 일이 있었는데...

당신같으면 당장 달려왔을텐데...

막상 찾을사람이 없더라... 그순간에도 당신이 젤 먼저

떠오르더라...

힘들면 그저 당신 찾는다 그지...

 

당신 내 걱정하느라... 어떻게하냐.

열시미 씩씩하게 잘 할테니까 걱정마..

도이아빠..

어제 도이반 남자친구가.. 도이한테 편지를 줬는데..

나한테만 살짝보여주눈데...

"도이야 사랑해" 이렇게 적힌거야...

우스워 죽는줄 알았다.... 근데 언니가 그편지 봤다고

도이 울고불고 난리나고...

정말 웃기지... 요즘은 얼마나 멋 부리는지..

앞머리를 깻잎머리로 붙여달라는둥....

이옷에는 이게 안어울린다 는둥...

 

어제는 씩씩하게 발표잘해서 선생님이 스티커 주셨다고

한참을 자랑했어....

당신 이렇게 이뿐딸을 ...

어휴..

도이아빠.. 우리 딸이랑 앞만보고 좋은것만 생각하고...

잘살자 우리셋이서~~!

내걱정 아주 조금만해.. ..

사랑해~~!

                                     2008년 3월 13일 글 중에서

 

사실 요즘은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들과 순직 유공자들의 넋을 기리며 그들의 가족인 우리 이웃에게도 깊은 감사와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6월이 되었으면 한다.


#경찰#순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