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가슴 아픈 사연을 보고, 헌혈증을 기증하게 됐다."
지난 5일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 무균실에서 투병중인 조대기 <군포시민신문> 편집국장의 사연을 듣고 한국인터넷기자협회를 찾아 헌혈 증서를 기증한 김용환씨가 건넨 말이다.
18일 오후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사무실에 11장(15장 중)의 헌혈 증서를 가지고 와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에게 건넨 그의 모습이 아름다워 그와 대화를 시작했다.
"17일 저녁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실린 조대기 <군포시민시문> 편집국장의 사연을 읽었다.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돋보인다. 기사를 보고 백혈병에 걸린 조 선생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잘 알려져 있는 언론운동단체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지만, 조 선생님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풀뿌리 지역 언론운동을 묵묵히 하시는 분들도 있다. 조 선생님은 충분히 헌혈증을 받을 자격이 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헌혈을 하게 된 계기가 "외국에서 피를 수입한 사건이 충격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피를 수입하고 있다. 자급하지 못하고 있다. 자급을 할 수 있는 길은 국민 스스로 헌혈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 자신부터 실천하기로 했다. 혹시 수입한 피가 에이즈, 조류독감, 광우병 등 여러 사태를 몰고 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헌혈증을 모아뒀다가 가족, 친구 등 필요한 사람에게 주려고 했는데 참된 언론인이면서 언론운동가인 조대기 선생에게 기증하게 돼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선생은 그다지 많이 알려진 명망가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역 언론운동, 시민운동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여건이 어려운 지역에서 굳건히 일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헌혈증을 주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김용환씨는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2학년에 다니다 총학생회 정책부장을 맡아 학생회 사업에 열중하기 위해 휴학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대기 <군포시민신문> 편집국장의 백혈병 투병 소식이 기사를 통해 알려지자, 많은 지인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헌혈증을 모으고 있는 인터넷기자협회는 헌혈증 기증이 마무리되면 투병중인 조 편집국장에게 건네줄 방침이다. 후원회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조대기 <군포시민신문> 편집국장은 <세계일보> 기자와 노조위원장, 바른지역언론연대 사무총장,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초대 회장, 남북경협운동본부 사무총장,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5일 심한 두통으로 병원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급성백혈병으로 판명돼 현재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 무균실에서 투병하고 있다.
조 편집국장은 97년 세계일보 재직 당시 불거진 세계일보 사태 때 노조위원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당시 조민성 노조 사무국장, 조정진 노조 공보위원장 등과 함께 사측으로부터 명예훼손 및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으나 2002년 2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승소했다. 이후 조 편집국장은 바른지역언론연대 사무총장, <시민의신문>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2002년 <시민의신문> 편집국장 재직 당시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사이버분향소를 설치해 50여 만 명에 달하는 추모객들을 모으면서 여중생 촛불시위의 사이버 여론을 확산시킨 바 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창립에 참여했고,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관련 단체 및 지인들과 후원의 밤 등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헌혈증서 기증 및 후원을 호소하고 있다. (문의: 한국인터넷기자협회 02-732-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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