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거스르는 차별 문제로 천안시와 나사렛대학교가 각각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될까?
최근 정병인 천안아산경실련 간사는 보행약자가 차별받는 여건을 시정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천안시를 상대로 지난 5월 초 단체명의의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진정서의 요지는 천안역 동부광장 앞 도로에 장애인 등 보행약자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천안시가 지하도 편의시설 및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
인권위에 접수한 진정서에서 정 간사는 천안역 앞 도로에는 지하도만 설치됐을 뿐 리프트나 에스컬레이터, 횡단보도 등 보행약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보행약자들은 도로를 무단 횡단할 수 밖에 없으며 사고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실정이라는 것이다.
정병인 간사는 보행약자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 천안시가 지하도에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편의시설 확충까지 최소한 보행약자가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할 수 있도록 하루속히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 간사는 보행약자의 이동을 위한 편의시설과 횡단보도가 부재한 현재의 여건은 2007년 제정된 천안시 보행권 조례와도 배치되며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위배되는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단언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천안역 앞 횡단보도 설치를 위해 지난 3월 간담회를 개최하고 천안시에 횡단보도설치제안서를 전달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천안시 교통과장은 "횡단보도 설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지하상가의 반발과 민원이 예상되어 (당장은) 힘들다"며 "2009년 5월 이후 지하상가의 점용권이 시로 이관되면 민자역사 신축과 함께 개선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병인 간사는 "점용권 일부가 바뀌는 틈을 타 횡단보도 설치를 검토해 보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언급했다.
나사렛대, 장애인체육관 직원 채용에 장애인 차별 논란
지역장애인단체인 천안한빛회는 천안시장애인종합체육관(장애인체육관) 직원 채용과 관련해 나사렛대학교를 상대로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제기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한빛회는 "장애인체육관은 나사렛대의 사적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대학측을 강하게 성토했다. 근거로 한빛회는 지난 10일 이뤄진 장애인체육관 직원채용 심사가 하루 전 인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신뢰성과 투명성이 훼손됐고 특히 장애 당사자의 전문성을 배제한 직원 채용이 단행됐다고 주장했다.
10일 직원채용 심사를 통해 장애인체육관은 일반직 팀장 1명, 기능직 1명, 일용직 1명 등 총 3명을 채용했다. 일반직 팀장은 장애인 이모씨와 비장애인 김모씨 등 2명이 지원서를 제출한 가운데 서류와 면접 심사결과 비장애인인 김모씨가 채용됐다.
탈락한 이모씨는 한빛회에서 장애인생활체육 업무를 수년간 맡았고 장애인 스포츠인 좌식배구 국가대표 선수로 2002년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에도 참가했다. 채용된 김모씨는 장애인체육관 관장인 조재현 나사렛대 교수의 조교를 지냈으며 나사렛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장애인체육을 전공했다.
성명서에서 한빛회는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장애인 이모씨가 탈락되고 비장애인 김모씨가 채용된 것은 명백한 장애인 고용차별이며 장애인 당사자성이 곧 전문성이라는 자립생활 패러다임에도 반하는 전횡적 결정"이라고 규탄했다.
한빛회는 "학연에 의한 낙하산 인사는 나사렛대학교→관장→팀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불합리한 인사채용의 고리를 끊기 위해 관장이 퇴진하지 않는 한, 장애인체육관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담보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인권위 차별 진정을 통해 나사렛대의 기만적 행위를 중단시키는 적극적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빛회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관장퇴진 운동을 선언하며 장애인체육관 운영위원에서도 탈퇴했다.
이와 관련 나사렛대 장애인체육학과 교수인 조재현 장애인체육관 관장은 "운영위원회는 물론 직원을 뽑는 인사위원회에도 한빛회 대표가 줄곧 참여했다"며 "자신들이 추천한 사람이 채용되지 않자 뒤늦게 불만을 표출한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채용된 김모씨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갖췄고 심사 기준에 합당, 인사위원들의 점수합산 결과 이모씨보다 우월해 채용이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사렛대는 한빛회를 비롯해 천안지역 8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천안시장애인단체협의회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천안시로부터 몇 달전 장애인체육관의 위탁운영을 맡았다.
천안시장애인종합체육관은 천안시가 총 76억원을 투입해 유량동 산 27-1번지 부지 6992㎡에 연면적 2988㎡,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07년 6월 준공했다. 준공 1년여를 맞고 있지만 장애인체육관은 수탁자 선정 등이 늦어지며 현재까지도 정식 개관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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