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 안홍기 이경태 송주민/ 총괄 김종철- 사진: 유성호- 생중계: 김호중 김윤상 박정호 엄수용/ 총괄 이종호- 편집: 김영균 이승훈
[12신 : 21일 새벽 4시]
21일 아침이 밝았다 |
21일 오전 7시 5분 청와대 방면 광화문 4거리 청와대 통행을 막고 있던 전경 차벽이 열렸다. 현재 경찰은 청와대 방면 2개 차선, 시청 방면 3개 차선을 열어 차량을 통행시키고 있다.
오전 7시까지 차벽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시민 10여 명도 교통경찰의 요구에 따라 순순히 인도로 비켜난 상태다. 앞서 새벽 6시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에 모여 있던 시민의 수는 100여 명에 달했다.
새벽 3시까지 시민과 극하게 대치하고 있던 경찰 병력이 결국 이순신 동상 앞 도로를 포기하고 물러나자 시민들은 이곳에서 자유발언대, 노래자랑, 토론 등을 함께 했다. 특히 그동안 KBS 본관 앞에서 촛불 시민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던 일명 '다인 아빠'는 이곳에 새벽 2시께 도착해 시민들에게 커피와 라면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현재 광화문 4거리 인도에 남아 있는 시민의 수는 20여 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청계광장에서는 예비군 부대가 휴식을 취하고 있고 시청 광장에서도 오늘 본격적인 비상국민행동 활동을 위해 시민들이 천막과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48시간 비상행동'의 첫번째 밤 일정이 완전히 틀어졌다. 광우병 비상대책회의의 계획은 서울광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자유로운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에서 밤을 지새는 것이었다.
거리행진 뒤 세종로 네거리에서의 시위도 30분 만에 끝을 내고 서울광장으로 행진 방향을 돌린 것도 그런 계획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책위의 뜻대로 되지 못했다.
서울광장으로 향하지 않고 세종로 네거리에 남았던 150여명의 시위대를 경찰이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차량 통행을 위해 인도로 시민들을 밀어냈고,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적잖은 충돌이 있었다. 물론 경찰은 일부 시민을 연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은 서울광장에서 영화 '식코'를 보고 있던 집회 참가자들에게 전해졌고, 이때부터 집회 중심의 장소는 서울광장이 아닌 세종로 네거리로 바뀌었다.
경찰은 진압을 반복하며 시민들을 한명씩 연행했고 시민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물론 세종로의 상황도 그만큼 길어졌다. 이 와중에 경찰은 모래를 싣고 오던 트럭을 한국은행 앞에서 가로막고, 제3의 장소로 이동시켰다.
대책회의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작전을 짠 것 같다"며 "갑자기 진압 작전을 빨리 한 것도 그렇고, 트럭도 그냥 아무 말도, 설명도 없이 압수해 버렸다"고 허탈해했다.
당장 대책위가 직면한 문제는 모래 트럭을 빼앗긴 것이다. 21일 새벽 대책위는 '국민토성'을 쌓기 위한 모래주머니에 들어갈 모래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이렇게 비상행동 첫날밤이 지나고 있다.
[11신 : 21일 새벽 3시 20분] 경찰, 국민토성 쌓기 위한 모래주머니 운반트럭 통행 제지 새벽 2시 52분께 광화문 네거리 도로를 봉쇄했던 경찰 병력이 철수했다. 경찰에 의해 주변 인도로 밀려났던 100여명의 시민들도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 차도로 다시 나왔다. 경찰은 여전히 전경버스 10여대를 동원해 광화문 방향 도로를 완전 차단한 상태다.
이들 전경버스 앞에 모인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의 노래를 부르거나, 일부 시민들은 주변 쓰레기를 주워 담기도 했다.
한편 새벽 2시 30분께 소공동 한국은행 앞 도로에서 경찰은 광우병 대책위로 향하던 8톤 트럭에 대해 검문을 실시했다. 이 트럭은 이른바 '국민토성'을 쌓기 위한 모래주머니를 운반하던 차량이었다. 경찰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해당 차량을 제3의 장소로 이동시켰다.
시청 앞 광장에 "경찰이 국민토성 모래 차량을 제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 50여명이 급히 소공동으로 이동했다. 경찰과 맞닿은 일부 시민이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민 한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을 목격한 한 시민은 "경찰이 아무런 이유없이 모래 트럭을 세웠고, 기사를 옆자리로 밀치고 경찰이 차에 올라탔다"면서 "이후 경찰은 해당 차량을 어디론가로 끌고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일 밤 10시 30분께 시청 쪽으로 향하던 또 다른 모래차량도 서대문쪽에서 경찰의 통행 제지를 받았다.
[10신 : 21일 새벽 2시 30분] 경찰, 광화문 네거리 도로 완전 봉쇄 시민들, 인도로 밀려나... 일부 횡단보도 시위 벌이기도 새벽 2시 30분 현재 경찰은 광화문 네거리 도로를 완전히 차단한 채, 시위 참가자들의 도로 진입을 막고 있다.
한때 시청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일부 차량 통행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차량과 함께 도로로 뛰쳐 나오자 경찰은 다시 차량 통행을 막았다. 그 뒤 광화문에서 시청방향으로 일부 차로로 차량이 다시 운행되고 있다.
인도로 완전히 밀려난 시민 300여명은 교보문고와 동화면세점, 일민미술관 앞 인도 등에 모여있다. 경찰에 도로 진입이 막힌 일부 시민들은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가면서, 횡단보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새벽 2시께 교보문고 주변에선 경찰이 인도로 시민들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이 경찰에 폭행당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으며, 시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교보문고 주변에 있는 시민들은 '함께가자 이 길을' 등의 노래를 부르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9신 보강: 21일 새벽 1시 33분] 경찰, 전투경찰 투입해 시위대 진압 나서
21일 새벽 1시께 경찰이 전투경찰 병력을 전격 투입했다. 교보문고와 현대해상 방향 양쪽에서 경찰 병력이 일제히 시위대를 향해 들어 왔으며, 일부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뒤로 불러서기도 했지만, 몇몇 시민들은 "잡아가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현재 광화문 네거리 차도와 인도에는 약 500여명의 시민들이 남아 있다. 그 외 많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새벽 0시를 전후해 자발적으로 해산한 상황이다.
새벽 1시 20분 현재 광화문 네거리는 경찰병력이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시위에 참가했던 500여명의 시민들은 세종로 주변 도로로 완전히 밀려난 상태다. 경찰 병력은 세종로 네거리 인도를 에워싸고, 시민들의 도로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또 교보문고 앞쪽에선 일부 시민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면서 항의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도 경찰 대원들에게 욕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병력에게는 "싸우지 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도로를 장악한 경찰은 전경버스를 일부 철수시켜 다시 차량 통행을 시키고 있다. 새벽 1시 35분 현재 세종로 경복궁 방향은 2개 차로, 남대문 방향은 3개 차로가 뚫렸다.
[8신 : 21일 새벽 0시 40분] 시민들 100여명 전경버스 묶어 끌어내기 시도 경찰 "해산하지 않으면 공권력 투입하겠다" 새벽 0시 15분께 광화문 네거리 시위 현장에 흰색 밧줄이 등장했다. 전경버스 위에 있는 일부 전의경과 시위대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일부 시민과 학생들은 전경버스를 끌어내기 위해 바퀴에 밧줄을 묶었다.
이 과정에서 한때 밧줄이 끊어져, 한 시민이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의료봉사단 관계자는 "밧줄로 차량을 끌어 당기다가 밧줄이 끊어져 팔 골절상을 입은 것 같다"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으로 후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벽 0시 40분 현재 시민 100여명이 흰색 반줄 두 묶음을 전경버스 바퀴 등지에 묶어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또 전경버스 위에 있는 전·의경들이 디지털 카메라로 집회 시민들을 촬영하자, 시민들이 "불법채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지금 즉시 해산하기 바란다.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나서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7신 보강: 21일 새벽 0시 22분] 시청 앞 광장서 영화<식코>보던 시민들, 광화문으로 이동 경찰, 시민 10여명 연행하자 시민들 거세게 항의... 긴장감 감돌아 광화문 일대는 5000여명의 시민들과 경찰사이의 대치가 심화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밤 11시 30분께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영화<식코>를 보던 시민 5000여명이 광화문 네거리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병력이 세종로 네거리에 있던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내고, 일부 시민들과 대치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11시 45분께 경찰은 교보빌당 앞 비각 인근에서 서상우(48)씨 등 시민 10여명을 경찰버스로 연행했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이유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시민들이 대거 세종로 네거리쪽으로 모이면서, 차량 통행은 다시 끊겼다.
11시 50분 현재, 경찰은 전경버스 10여대로 광화문 일대 도로를 다시 막아놓은 상태다. 일부 시민들은 "폭력경찰 물러나라"를 외치며, 전경버스의 창틀을 부수기도 했다. 이에 또 다른 쪽에서 "비폭력"을 외치고 있다.
한편 "연행자를 석방하라"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요구를 경찰이 묵살하면서 시위대를 더 흥분시키고 있다.
경찰은 연행자에 대해 "우리 경찰은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연행한 적이 없다, 일반 폭력 사범을 연행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평화집회라고 하면서 도로를 점거하지 말고 빨리 해산하라"는 방송을 거듭하고 있다. 시위대는 이 방송이 나올때마다 더욱 흥분한 목소리로 "연행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흥분한 한 시민이 그리스(공업용 기름)이 발라져 있는 경찰버스 위로 올라가 버스 위에 있는 전경들에게 시위를 벌이기는 일도 있었다. 집회에 참가한 예비군들이 올라가 이 시민을 끌어내려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 광경을 지켜보던 경찰이 방송을 통해 강압적인 어조로 "야, 내려와!"라고 소리쳤고, 시위대는 더욱 흥분하고 있다.
시청 앞에서 평화적으로 열리고 있던 촛불집회는 경찰의 진압으로 인해 다시 세종로 사거리를 점거하는 길거리 시위로 바뀌었다. 긴장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6신 보강: 20일 밤 11시 38분] 세종로 광화문 네거리 시민들 인도로 밀려나 밤 10시50분께부터 세종로 광화문 네거리에 있던 경찰 500여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찰은 "지금부터 전경버스를 빼고, 차량을 소통시킬 예정"이라며 300여명의 시민들에게 인도쪽으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민들 대부분이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움직이지 않았다. 경찰은 강제로 시민들을 차도 바깥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이 강하게 저항하기도 했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
밤 11시15분 현재 세종로 네거리에는 시민들 대부분이 밀려났으며, 경찰은 이곳에 있던 전경버스를 철수시키고 있다. 전경버스를 도로에서 빼내자 시청에서 경복궁 방향의 차량 통행도 재개되고 있다.
또 다른 몸싸움도 있었다. 11시 20분경 교보빌딩 앞 1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100여명의 시민들은 고등학생 10여명이 즉석에서 마련한 춤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고교생들은 그룸 원더걸스의 '텔미' 등 유행가 가락에 맞춰 흥겨운 춤을 추고 있었다.
하지만 종로서 경비과장은 "여러분들은 평화적 시위를 말하면서도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은 이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빨리 인도로 올라가라"고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그 뒤 곧바로 경찰이 시민들이 모여 있는 곳 양쪽으로 진입해 인도로 밀어올렸다.
경찰의 밀어붙이기가 시작되자 공연을 하던 여고생은 "평화적 문화공연에도 경찰은 막고 있다, 우리들의 자유공연을 막지 말고 지켜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다른 한 여성 시민은 "이렇게 놀다 갈 것인데 왜 강제진압 하냐"며 경찰에게 항의했다.
경찰의 밀어올리기 작전 와중에 일부가 몸싸움을 벌이기는 했으나 큰 마찰은 없었다.
인도로 밀려난 시민들은 여전히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으며, 경찰도 인도쪽으로 이동해 있는 상태다.
[5신 : 20일 밤 10시 40분]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 상영 거리 행진에 나섰던 1만5000여 촛불은 밤 10시경 광화문 네거리에 당도했다. 이순신 동상 앞은 이날도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됐다. 8대의 전경차량이 길을 완전히 막고 있으며, 그 앞에는 300여명의 의경들이 평상복 차림으로 서있다. 또한 경찰은 ‘질서 유지선’이라고 적힌 주황색 띠를 들고 있다.
행위예술을 공부하고 있다는 최민국씨는 폴리스라인 앞에서 백분을 뿌리고 '평화적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행위예술을 펼쳐 보여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길 앞에 뿌려진 백분을 "촛불 집회 전의 한 줌의 가루 같았던 민주주의"라고 표현하며 알콜을 이용해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는 "촛불을 통해 우리 사회에도 평화적 민주주의에 불이 붙었다. 이 불이 꺼지지 않고 모든 국민들이 평화롭게 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분 가루에 불길이 붙자 시민들은 모여들어 구경하기 시작했고, 최씨의 행위예술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밤 10시 15분께부터 1만5000여명 시민들은 대부분 광화문 네거리를 떠나 서울시청앞 광장으로 다시 이동했다. 시민들은 민중가요 '산자여 따르라'를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였다.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광화문 네거리에 남았다.
시민들은 세종로 거리를 이동하면서 주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건물을 향해 "조중동은 문닫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 주최쪽에선 "조중동은 촛불이 꺼졌다고 했지만, 과연 그렇습니까"라고 큰 소리로 묻자 "아니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광화문에 남은 시민들은 "청와대 좀 가게 해달라", "만날 이렇게 길을 막기만 하냐"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경찰 간부는 "평화 집회를 주장하면서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려는 것은 불법행위"라며 "서울광장에 가서 집회를 하라"고 반박했다.
한편 밤 10시 35분 현재 시청앞 광장에는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광우병대책회의쪽에서 준비한 미국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를 관람하고 있다.
영화 <식코>는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체계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국내에서도 지난해 상영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마이TV>에서도 주최측의 허락을 받아 생중계창으로 <식코>를 방영할 예정이다.
[4신 보강 : 20일 밤 10시 15분] 밤 9시께부터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을 떠나 서울역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이 시작되자, 경찰 100여명이 노란색 띠의 경찰통제선(일명 폴리스 라인)을 들고 따라붙었다. 이에 주최측은 "경찰은 지금 당장 폴리스 라인으로 시민들의 행진을 가로막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시민들도 "폴리스 라인, 걷어치워"를 외치자, 태평로 삼성본관 앞을 지나기 전에 시위대 뒤로 밀려났다.
이후 시민들은 태평로 편도 5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한국은행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을지로 1가와 종로 2가쪽으로 행진중이다. 시위대는 "이명박은 물러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외쳤다.
폴리스라인은 광화문에서도 시위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에 경찰버스 7대를 횡으로 세워 길을 막고 시위대가 향하는 방향 10여미터 앞에 '경찰통제선'이라고 적힌 노란색 차단판을 줄줄이 세웠다. 경찰버스와 차단판 사이에는 100여명의 정복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들고 섰다
앞서 촛불문화제에서 대책회의측은 "폴리스라인을 인정하지 않겠다. 만약 폴리스라인을 설치한다면 이것을 밀어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경찰과 마찰이 예상된다.
퇴근길의 한 시민은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경찰이) 왜 앞으로 나와 있어? 시위대하고 일부러 마찰 일으키려고 하는 거 아냐?"라며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신 : 20일 저녁 8시 59분]어두워지면서 촛불문화제 참가 인원도 늘어나 1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서울광장에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뒤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띄운 것은 '가마솥 할아버지'.
<오마이뉴스>에서 '가마솥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이 노인은 쇠고기 문제 뿐 아니라 대운하 문제, 남북관계가 어려운 문제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육두문자를 섞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마솥 할아버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는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안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국민이 원하지 않은 것은 벌써 오래 됐다"며 "이미 국민 70~80%가 반대한 지 오래 됐는데 무슨 소리냐"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가 고착상태다. 금강산 구경은 못가고 있고 이산가족은 만나지도 못하고 있다"며 "쇠고기 문제 뿐 아니라 이런 것들을 여러분들이 아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마솥 할아버지'는 이어 "기독교 목사들 진실한 사람들 많다"고 운을 뗀 뒤 일부 개신교 목사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형 교회 모 목사의 이름을 거론한 뒤 "이런 천하의 나쁜 목사" 등의 욕설을 섞어가며 각종 정치 집회에 교인들을 동원하는 행위를 비난했다. 청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가마솥 할아버지'의 말에 동조했다.
'가마솥 할아버지'가 일부 개신교 목사들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뒤에 바로 연단에 오른 이들은 얄궃게도 개신교 목사 6명이었다.
이들은 "전남 해남에서 올라온 문익환 목사님의 후예들"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해남 국민광장에서 9차례에 걸친 촛불문화제를 하고 있고,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해남지역 54개 교회가 매일 촛불기도회를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들은 "추부길만 목사가 아니다, 여기 진짜 목사가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여러분들이 점점 지치기를 바라고 있지만 땅끝에서도 끊임없이 촛불을 켜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또 반주가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우렁찬 목소리로 불렀고 청중들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한손에 촛불을 들고 흔들며 물결을 일으켰다.
이어서 연단에 오른 이는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그는 스크린쿼터 투쟁을 언급한 뒤 "영화는 한국 영화인지 미국 영화인지 구분이 되지만 쇠고기는 한국산인지 미국산인지 구분이 안된다"며 "먹고 사는 문제는 스크린쿼터와 달리 한번 뚫리면 끝이다. 좌파건 우파건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영화 '수퍼맨이었던 사나이'에 나온 주인공 대사 중 "과거는 바꿀 수 없지 하지만 미래는 아니야. 미래는 바꿀 수 있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만 잊지 않는다면"이라는 말로 모인 사람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연단에 올라 2가지 투쟁방안을 제안했다. '8000번 관광'과 '국민토성 쌓기'가 그것.
'국민토성 쌓기'는 모래주머니를 쌓아 차벽 혹은 콘테이너 벽을 넘는 것이다. 또 '8000번 관광'은 가족과 연인과 함께 청와대 분수 앞으로 가는 8000번 버스를 타고 가 청와대 앞에서 관광사진을 찍는 것. 박 실장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리자"며 "이것 마저 막는다면 청와대가 다시 한번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저녁 8시 50분경 서울 광장을 떠나 남대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명동을 거쳐 세종로 사거리로 행진할 예정이다.
[2신 : 20일 저녁 8시 40분]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48시간 비상행동'이 20일 저녁 7시부터 막을 올렸다.
저녁 7시 30분 현재 약 2000여명의 시민들이 시청 앞 광장에 모여있고, 해가 어두워질수록 그 수는 더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날은 각종 단체의 깃발은 잘 보이지 않는다. 모인 사람들 중 중고생과 대학생 보다 4·50대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그동안 많이 불렀던 '아침이슬'을 듣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 사회자가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도 '아침이슬'을 즐겨불렀다고 언급한 대목을 들며 "오늘 하루는 '아침이슬'을 부르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언했기 때문.
이날 시민 자유발언대에서는 지난 19일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이 집중포화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신 : 20일 오후 3시 40분]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국민MT'가 다시 열린다. 아니 이번에는 워크숍이다. 20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촛불문화제를 신호탄으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48시간 비상행동'이 시작된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이어졌던 '72시간 촛불집회'가 흥겨운 놀이 한마당을 내세워 '국민MT'라는 별명을 얻었다면, 이번 '48시간 비상행동'은 흥겨움에 진지함까지 추가해 MT가 아닌 '워크숍'이라 불릴 만 하다.
[집단지성 열공모드] 21일 오후 5시부터 서울광장에서는 '촛불집회, 집단지성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좌담회가 열린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적인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시작될 때부터 그 현장을 생생하게 중계해 온 시사평론가 진중권씨와 '촛불인권의 수호자'로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해온 이재정 변호사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송호창 민변 사무차장이 사회를 맡았고, 주제는 '촛불정국에 대처하는 제도정치권의 한계와 직접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에 대한 고찰'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일반 참가자들도 마이크를 잡고 발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는 이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같은 날 밤 9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정국, 민주노동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길거리 토론회를 연다.
[명박산성 위 국민토성] 참가자 모두가 함께하는 퍼포먼스도 계획돼 있다.
지난 10일 세종로 사거리에 세워진 컨테이너 장벽, 이른바 '명박산성'을 쌓은 것에 대한 대중적인 항의의 표현으로 '국민토성 쌓기'가 준비돼 있다.
참가자들은 '48시간 비상행동' 시작 때부터 서울광장에서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다음날 저녁 촛불행진을 하다가 세종로 사거리에 국민토성을 쌓을 예정이다.
대책위는 "'국민토성 쌓기'는 차벽과 컨테이너 박스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부의 '국민과의 담쌓기'에 대한 대중적 항의 표현"이라며 "여론을 높은 담으로 봉쇄해도 국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더 높은 토성을 쌓아 차벽과 컨테이너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날밤새는 촛불콘서트] 밤을 새며 진행되는 워크샵에 노래가 빠질 수 없다.
문화연대는 서울광장에서 1박2일 콘서트 '힘내자 촛불아!'를 준비했다. 이 콘서트는 21일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낮 공연과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의 밤 공연 두차례로 나눠 열린다.
이 콘서트에 참가하는 음악가들은 다음과 같다.
허클베리핀 / 이한철 / 두번째 달 '바드' / 킹스턴루디스카 / 보드카레인 / 연영석 / 노래를 찾는 사람들 / 슈퍼키드 / 벨라마피아 /고고보이스 / 더 문 / 세임 올드 스토리 / 네스티요나 / 민설 / 아일랜드시티 / 골든팝스 / 타바코쥬스 / 꽃다지 / 더실버라이닝 / 에브리싱글데이 / 가요톱텐 / 와이낫 / 손병휘참여규모 따라 향후 촛불 향방 가를 분수령 될듯한편 지난 17일부터 매일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열고 있는 '안티이명박카페' 회원들은 21일 오후 2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연 뒤 서울광장으로 합류, 촛불대행진을 함께할 예정이다.
<조선일보>로부터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글을 삭제해 달라'는 공문을 받은 주부 사이트 '82쿡닷컴'의 회원들도 22일 오후 2시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 협박에 대한 항의 및 여론조작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또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21일 오후부터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는 한편, '조중동 왜곡보도 사진전'도 개최한다.
이번 '48시간 비상행동'은 향후 촛불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21일 추가협상 내용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촛불집회 참가인원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참가인원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만 비가 안오면 5~6만 명 정도가 참가하지 않을까 한다"며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고,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미국 쇠고기 수입 후폭풍]
☞ [특별면] 미 쇠고기 수입논란과 촛불문화제 ☞ [동영상] 주성영 열사님의 반짝반짝 활약상! 즐감~ ☞[국민대토론회] "'정권퇴진'으로 가자"-"성급하면 안 돼" ☞[17일 촛불] 이번 주제는 '의보민영화'... "복지부 공무원 돌아와!" ☞ [세계시민기자포럼] '촛불2008과 미디어 리더십'에 초대합니다 ☞ [현장중계모음] '디지털게릴라들'의 촛불 문화 합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