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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불만 사법부의 판결 이후 법정을 빠져 나온 피해지역 주민이 재판부의 선고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모습
판결 불만사법부의 판결 이후 법정을 빠져 나온 피해지역 주민이 재판부의 선고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모습 ⓒ 정대희

충남 태안 앞 바다 원유유출사고와 관련해 검찰과 삼성중공업, 예인선장 등이 1심 판결에 불복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각각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산지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소속 예인선 선장 김아무개(45)씨가 24일 항소장을 제출한데 이어 25일에는 검찰과 삼성중공업, 26일에는 예인선단 선장 조아무개(51)씨가 각각 제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과 홍콩선박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충돌사고로 인해 발생한 기름유출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둘러싼 지루한 공방이 항소심 법정으로 이어져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 측은 "재판부가 일부 판결에 있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선고를 내려 항소를 하게 됐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해주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감안하지 않고 너무나도 법률적인 부분만 강조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당초 검찰 측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사와 유조선 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판단, 쌍방과실로 기소를 했지만 유조선 측에는 무죄를 줬다"며 "좀 더 면밀하게 사건의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한진 태안유류피해민 대책연합회 사무국장은 "지난 23일 사법부의 판결 이후 삼성중공업 관계자에게 항소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시 신중히 생각할 부분이라 말해 항소를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며 "예상도 못한 삼성의 항소에 어리둥절하다, 자체적으로 구성된 법률단과 논의를 거쳐 대응책을 마련해 삼성의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전했다.

 

선고를 기다리며 사법부가 지난 23일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한 판결을 발표한 가운데 뜨거운 공방이 이뤄졌던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형사 108법정.
선고를 기다리며사법부가 지난 23일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한 판결을 발표한 가운데 뜨거운 공방이 이뤄졌던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형사 108법정. ⓒ 정대희

한편, 사법부가 판결을 발표하자 환경운동연합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판결 논평을 통해 일부 선고에 대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지난 24일 환경운동연합은 사법부가 삼성중공업에게 최고형을 선고했으나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 선장과 홍콩선박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단일선체 유조선을 이용해 원유를 사들인 현대오일뱅크 등에 대해서는 처벌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이번 선고에서 사법부는 사고원인을 예측할 수 없었던 기상악화의 탓이라거나 유조선의 탓이라며 변명을 하는 등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삼성중공업에 중형을 선고했다"며 "허나 아직도 삼성중공업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뻔뻔스러움과 그동안의 책임회피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단체는 "법원은 삼성중공업에게는 최고형을 선고했으나 바지선 선원에게도 충돌사고의 책임을 묻는 통상적인 판례에도 부합되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는 단지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 예인사인 삼호IND와 (주)보람만 유죄를 인정해 삼성중공업이 책임을 예인선사에 미룰 소지를 남겨두어 향후 진행될 항소, 항고 공판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된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허베이 스피리트호에 유조선사에 대해서는 단일선체 유조선이 출동위험을 가중한다고 보기 어렵다 하여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는 사고 직후 3일 동안 유조선에서 계속해서 기름이 유출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적극적 노력과 충분한 초동 조치를 취하지 않아 관련법에서 규정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고려 이에 대한 사회적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화주이자 다른 책임기업 중 하나인 현대오일뱅크 정유회사도 어떤 형태로든 배상책임자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책임제한규정의 적용예외 사유와 피해자의 권리구제에 무게중심을 두는 미국의 유류오염법처럼 기름오염에 대한 책임을 보다 폭넓게 규정하고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5일 강기갑 의원도 '삼성 봐주기' 혹은 '삼성에게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는 판결 논평을 발표했다.

 

강 의원은 "일단 삼성 측에 일부의 유죄가 선고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허나 검찰과 법원이 삼성중공업의 중과실을 입증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삼성 측에게 무한책임을 묻지 않고 이번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법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등 선박회사 선주 측의 개입 여부를 입증 못하고 예인선을 운항한 항해사나 선장 등의 단순 과실로 결론지어지면 선주의 책임제한에 의해 피해주민들은 삼성으로부터 30~50억 수준의 이상의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다"며 "물론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부분에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나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피해주민들의 삶을 한순간에 절망 속에 빠뜨린 삼성에게 일부분의 책임만 물어 유죄선고를 내린 것은 삼성 봐주기 혹은 삼성에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강 의원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삼성은 더 이상 법적 책임과 사회발전기금 1000억원 뒤에 숨어 사고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검찰과 법원이 준 면지부에 안도해서는 안 된다. 피해주민들을 위해 삼성은 이제 진정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내놓아 한다. 이번 사고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 및 완전한 보상 배상, 환경에 대한 완전한 복구가 바로 삼성이 해야 하는 일이다."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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