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안홍기 선대식 기자 / 총괄 : 김종철 기자
사진 : 권우성 유성호 기자
동영상 :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편집 : 권박효원 기자
[최종신: 2일 밤 10시 55분]
김인국 신부, "폭력의 본질은 두려움, 우리는 그러지 말자"
침묵과 평화로운 촛불 문화제가 막을 내렸다. 밤 10시 10분께 김인국 신부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광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함께했던 시민들도 일제히 김 신부의 입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이미 누리꾼과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김 신부의 연설이 시작됐다. 그의 말이다.
"흥겨울수록 승리가 가깝습니다. 신명의 크기가 승리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이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요즘 촛불을 끄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축구에서 종료 10초전 역전골을 얻어맞거나, 야구에서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홈런을 맞은 사람들입니다.
어제 진보신당 당원들이 폭행을 당했는데, 폭력의 본질은 두려움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맙시다"
김 신부는 광장의 시민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네면서, 숙제(?)도 내줬다. 다시 그의 말이다.
"혹시 부부싸움을 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집에 들어가서 이유를 불문하고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아이를 만드세요. 민주주의 나무를 더 크게 키울수 있는 촛불아이를 만드세요."
김 신부의 숙제(?)를 들은 많은 시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띄었다. 그리고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장맛비 속에 2일밤 평화로운 촛불집회는 이렇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4신 : 2일 밤 10시 20분]
시민들, 45분간의 침묵행진 마치고 문화제
밤 10시를 넘어서면서, 행진을 마치고 시청 앞 광장으로 돌아온 시민들은 너나 할것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촛불 문화제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바위처럼' 등의 노래에 맞춰 삼삼오오 짝을 맞춰 율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청 앞 광장을 출범한 3만여 시민과 노동자들은 숭례문을 거쳐, 한국은행- 을지로입구 등에서 45분간의 침묵 가두행진을 벌였다.
행진 과정에서 일부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산발적으로 '비정규직 반대'와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침묵으로 '명박퇴진' 등의 피켓을 높이 쳐들었다. 시민들의 행진으로 인해 도로 일부가 막혀 일반 자가용과 버스 등의 통행이 중단됐지만, 운전자와 집회 참가 시민들과의 마찰은 없었다.
인도에서 행진을 바라보던 일부 시민들은 "신부님 감사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3신 : 2일 밤 9시 50분]
3만여 촛불들, 평화적으로 거리 행진
밤 9시 40분 현재 명동과 을지로 입구 등지에서 평화적인 거리행진을 벌인 3만여 시민들(주최쪽 추산) 시청 앞 광장으로 돌아왔다. 이들 행진대열 맨 앞에는 김재윤·이미경(이상 통합민주당), 이정희·홍희덕(이상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보였다.
이에 앞서 이날 저녁 8시 10분께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노동자와 신부들에 이어 시민들의 촛불이 타올랐다. 시민들은 한 손에 장미꽃을 들고 다른 한 손에 촛불을 든 채'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강민욱 광운대 총학생회장(22)은 "어청수 경찰청장은 80년대식 강경대응 흉내를 내고 있고, 검찰은 PD수첩에 대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면서 "보수세력의 전방위 공세에 맞서 시골서 농촌활동을 하던 우리도 서울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우리 대학생과 노동자·시민들이 함께 촛불을 들고, 승리를 이뤄내자"며 "7월 5일에는 6·10보다 더 많은 100만명이 모여 국민승리 대회를 열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정체성에 도전하는 세력을 엄단하겠다고 했는데, 주권자인 국민을 짓밟는 것이 국가정체성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묵과하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호 목사(광우병 기독교대책위원회)도 "간디와 마틴루터의 비폭력 운동도 우리의 촛불처럼 장기간 평화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신부님·스님도 모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광우병 기독교대책위 소속 YMCA 회원들이 지난 토요일 집회에서 전경의 방패에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면서 "국민들이 너무 불쌍해서 목회자인 우리도 나올수 밖에 없었다, 촛불을 계속 들자"고 외쳤다.
한편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은 밤 9시께부터 시청앞 광장을 떠나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숭례문과 명동-을지로입구를 거쳐 다시 서울광장을 돌아오는 행진이다.
김인국 천주교청의구현사제단 신부는 행진대열을 향해 "오늘도 침묵시위를 하자"며 "잘 다녀오시라"고 말하자,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2신 : 2일 저녁 8시 30분]
오늘도 시국미사 "주여, 지금 이 곳으로"
민주노총 2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끝난 저녁 6시 50분 조합원들은 깃발을 내리고 미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위해 광장 뒤쪽으로 물러섰다. 그 자리를 미사포를 쓴 신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채웠다.
신자들은 10분 가량 함께 묵주기도를 하며 미사를 준비했고, 저녁 7시께부터 세번째 '국민존엄을 선언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시국 미사'가 시작됐다. 가늘던 빗줄기는 좀더 굵어졌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오늘의 성경구절은 이사야서 11장 1~10절.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묘사한 부분이다. 또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다'는 대목이 있는 루카복음 1장 46~55절도 이날의 성경구절이었다.
이날 강론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단식에 참가하고 있는 전주교구의 송연홍 신부가 맡았다. 송 신부는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에 지난 5월 7일부터 참석하고 있는데 그 때마다 부러운 것이 있었다"며 "신부이기 때문에 내 아이들이나 애인 혹은 아내의 손을 잡고 함께 나올 수가 없는 것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우리 모두 촛불을 들자,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함께 나오자"며 "위성사진을 찍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환하게 나올 정도로 전국에서 촛불을 들자"고 당부했고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과 시민들은 박수로 이에 화답했다.
이날 미사에는 신부들 뿐 아니라 나이가 많은 여성 신자 3명이 마이크를 잡고 기도를 올렸다. 이 중 한 신자는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가장 낮은 자들을 돕는 주님, 50일이 넘도록 촛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민중들은 창조질서에 어긋나게 키워져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들이지 말자고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전경들을 앞세워 국민들을 위협하고 검찰을 앞세워 대책위를 압수수색합니다. 이미 9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연행되었습니다.
이런 정부의 탄압에 촛불이 꺼지는가 싶었지만 다시 거세게 타오릅니다. 민중은 잡초를 닮았습니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살아납니다. 주님, 이런 민중들과 함께 하시어 더욱 풍성한 민주주의가 타오르게 하여주소서."
진중권, "촛불이 꺼질때까지 생중계는 계속된다" |
지난 1일 밤 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들에게 폭행당한 진중권 교수(중앙대 겸임교수)가 2일 밤 시청앞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진 교수는 진보신당 천막 안에서 밝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이를 발견한 시민들은 진 교수의 안부를 묻거나, 악수를 청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폭행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진 교수는 웃으며 "크게 폭행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지난 밤에 서울 여의도 진보신당에 난입했던 특수임무수행자 회원들은 경찰에 연행된 후, 경찰차에 타고 있었다.
이들은 이후 당사를 찾은 진 교수를 발견하고, 경찰차에서 뛰쳐나와 얼굴을 때렸다는 것. 진 교수는 "맞긴 했지만, 그렇게 센 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당원들이 심하게 다쳐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수행자회가 당사에 난입하자마자 '진중권 어딨냐'고 소리쳤다는데 굳이 당사를 찾아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나를 찾는다길래 갔다"며 "취재할 거리가 있는 곳엔 어디든 간다"며 진 교수는 특유의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옆에 앉아있던 심상정 전 의원은 "프로 정신이 발휘된 것이지"라며 웃으며 덧붙였다.
진 교수는 이어 "칼라TV 생중계는 촛불이 꺼질때까지 계속된다"며 여유있는 웃음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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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일 오후 6시 45분]
민주노총 노동자들, 촛불 들고 서울광장으로
"촛불노동자의 힘으로 7월을 휩쓸어 반드시 이명박 독재정권을 심판합시다."
2일 오후 6시 비가 흩뿌리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로 시작됐다. 광장엔 민주노총 조합원 5000명이 자리잡았고, 그 위로 노조 깃발이 휘날렸다.
이들은 "국민의 절절한 요구인 광우병 쇠고기 고시철회와 전면재협상을 쟁취하고 촛불의 힘으로 국민생명권을 사수해 내겠다"고 외쳤다.
이들은 또한 "국민들의 확고한 불매결의를 이끌어낸 운송저지 투쟁에 이어 조직적인 광우병 쇠고기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단 한 점의 광우병 쇠고기도 시민의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100% 불매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아이들이 촛불을 밝히고 어른들이 일어서고 십자가가 일어서고 청명한 목탁이 독재를 꾸짖고 있다, 이제 마지막은 우리 80만 조합원 동지와 1500만 노동자가 책임져야 한다"며 "이명박 독재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광장엔 뒤늦게 도착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참석자들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단식 농성장과 '백색테러'를 당한 진보신당 천막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서울광장엔 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조선일보 계열사인 코리아나 호텔 빌딩 경비를 서고 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 이후 오후 6시 30분에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 미사가 이어지고, 촛불문화제는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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